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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골폭탄 맞았다, 공격축구가 대세

김성원 기자

입력 2011-06-19 14:57

K-리그 골폭탄 맞았다, 공격축구가 대세
현영민이 끝냈다. 8일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상주 상무와 서울 FC의 경기에서 서울 현영민이 3-3으로 팽팽한 접전을 이루던 후반 상무 문전에서 얻은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켜 결승골을 만들었다. 최용수 감독이 현영민 등 선수들을 얼싸안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상주=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K-리그가 골폭탄을 맞았다.



18일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4라운드 8경기에서 29골이 터졌다. 경기당 평균 3.63골. 1983년 K-리그가 태동한 이후 역대 하루 최다골 신기록을 경신했다. 1999년 8월 25일 5경기에서 나온 28골이 하루 최다 득점이었다. 올시즌 한 라운드 최다골이었다. 이날 포항-상주전(4대3 포항 승)에서 7골, 경남-부산(3대2 경남 승), 전북-제주(3대2 승), 수원-대구(4대1 승)전에서 각각 5골이 터졌다. 초여름 무더위가 시원하게 날아갔다.

시즌 초반 K-리그는 수비축구가 대세를 이뤘다. 5라운드에서는 8경기 중 절반인 4경기가 0대0으로 막을 내렸다. 4월 10일 5경기에선 단 3골에 그쳤다. 성적지상주의에 함몰됐다. 승점 3점을 위해 앞다투어 스리백 전쟁을 펼쳤다. 스리백은 수비축구의 전형이다. 측면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가담하면 5백을 형성하게 된다. 두 명의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내려서면 7명이 수비에 매진한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리그 반환점을 목전에 두고 있는 수비축구는 한계에 다다랐다. 밀집수비에 대한 면역도 생겼다. 빈틈을 파고드는 맞춤형 전략이 꽃을 피웠다.

공격축구가 만개했다. FC서울과 전북, 포항, 제주, 대구 등이 선봉에 섰다. 실리축구를 앞세워 반짝 재미를 본 대전도 최근 포백으로 전환했다.

박진감이 넘쳤다. 포항은 두 골을 먼저 내주고도 후반에만 4골을 몰아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상주는 경기 막판 한 골을 따라붙는 뒷심을 발휘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후반은 '모 아니면 도'였다"고 했다.

전북도 마찬가지다. 제주는 산토스가 두 골을 몰아쳤지만 전북은 행운의 자책골과 에닝요, 루이스의 연속골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오늘 경기는 0대4로도 질 수 있는 경기였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최 감독은 최근 슬로건으로 '닥공(닥치고 공격)'을 내세워 화제의 중심에 섰다. 공격축구로 내용(재미)과 결과(성적)를 모두 얻겠다는 것이다. 현실이다. 승점 31(10승1무3패)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그 뒤를 포항(승점 27·7승6무1패)이 쫓고 있다.

공격축구의 대명사 서울은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을 사슬을 끊었다. 강원 원정에서 하대성, 몰리나의 골로 2대0으로 승리했다. 몰리나는 4월 2일 전북전에서 정규리그 마수걸이 골을 신고한 이후 77일 만에 골맛을 봤다. 그동안 데얀(7골)에게 골이 집중됐지만 이날 몰리나가 살아나며 공격에 숨통이 트였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은 5월 28일 10위권 밖으로 떨어진 후 이날 다시 재진입했다. 승점 19로(5승4무5패)로 9위에 랭크됐다. 3위 제주(승점 22·6승4무4패)와의 승점 차가 단 3점이어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남-부산전에서는 후반에만 5골이 쏟아졌다. 경남은 두 차례나 동점에 성공한 후 결국 역전승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K-리그는 승부조작 파문으로 눈물을 흘렸다. 10명이 영구 제명돼 퇴출됐다. 팬심을 잡기 위한 탈출구는 공격축구 뿐이다.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 골이 터져야 팬들은 다시 주목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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