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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전]차두리, 외할아버지의 이름으로

하성룡 기자

입력 2011-06-03 15:41

수정 2011-06-03 16:05

차두리, 외할아버지의 이름으로
세르비아와 가나전을 앞두고 31일 파주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차두리. 스포츠조선DB

'국민 건강남' 차두리(31·셀틱)의 국내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올해 초 간장약 광고에서 멋진 노래와 춤, 그리고 하얀 치아가 훤히 드러나는 미소를 선보이며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차두리의 싱글벙글 미소는 그의 이미지로 굳었다. 그런데 지난 31일 A대표팀 친선경기를 위해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그의 얼굴에서는 미소를 찾을 수 없었다. 슬픔이 가득했다.



지난 5월은 그에게 기쁨과 슬픔이 함께한 달이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8일 차두리는 득남했다. 그러나 아들이 태어나고도 차두리는 보름 가까이 상봉을 하지 못했다. 출산을 위해 한국에 간 아내를 뒤로 하고 셀틱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우승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었다. 그는 득남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드디어 한국 축구의 새로운 구세주가 태어 났습니다. 제 둘째가 건강하게 무사히 세상 빛을 봤습니다. 아들이구요 키는 52 센치 몸무게는 3600 그람 입니다. 병원에서는 크다고 계속 이야기를 한걸 보니 앞으로 한국 중앙수비를 책임질 한국 형 존 테리가 나온 것 같습니다. 하하하'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결국 차두리는 리그 우승은 못했지만 스코티시컵 우승의 기쁨을 안고 귀국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픔도 공존했다. 그를 가장 아껴주던 외조부가 위독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병마와 싸우고 있던 외조부는 차두리가 귀국한다는 소식을 듣고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지난달 31일 외조부는 운명을 달리했다. 공교롭게도 차두리가 파주NFC에 소집되는 날이었다. 차두리는 오전에 외조부의 빈소를 지키다 소집시간에 맞춰 파주로 향했다. 외조부의 장례 일정도 함께 하지 못했다. 지난 1월 카타르아시안컵 이후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웃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두리는 3일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다. 수비수지만 공격본능을 앞세워 활발하게 오버래핑에 나설 예정이다. 공격포인트까지 내심 노리고 있다. 외조부의 이름으로….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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