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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승부' 북한전, 목표는 '승점 3', 전략은 '하던대로' 관건은 '평정심'

박찬준 기자

입력 2019-10-15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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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승부' 북한전, 목표는 '승점 3', 전략은 '하던대로' 관건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승점 3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30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한국 남자축구가 평양 원정에 나서는 건 1990년 10월 11일 남북 통일축구 1차전 이후 29년 만이다. 평양에서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수 투성이', '깜깜이' 원정이다. 방북 규모부터 일정까지 모든 것이 경기 3~4일전에야 결정이 됐다. 13일 출국한 벤투호는 중국 베이징에서 1박하며 북한 입국 비자를 받고 14일 결전지인 평양에 입성했다. 북한 입성 후에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미지의 원정이지만, 벤투호는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 사실 경기 외적인 이야기로 시끄럽지만, 이번 원정은 2차예선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다. H조에 속한 한국은 북한과 나란히 승점 6을 기록 중이지만 득실차에서 7골 앞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경기를 승리로 이끈다면 빠르게 조 1위를 확정할 수 있다.

전력 분석을 마친 벤투호는 북한의 전력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벤투 감독은 "북한은 거칠고 과감한 팀이라고 볼 수 있다. 역습이 빠르고 날카롭다. 잘 대비하겠다"고 했다. '진격의 거인' 김신욱(상하이 선화)은 "북한은 속도가 빠른 팀이다. 공수 전환이 빠르고 홈에서도 강세를 보인다. 잘 대응하겠다"고, '부주장' 김영권(감바 오사카)도 "북한은 공격수들이 모두 빠르다. 역습이 날카롭다. 한광성이 눈에 들어왔다. 드리블도 탁월했다"고 했다.

사실 객관적 전력에서 북한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북한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13위로, 37위인 우리보다 한참 아래다. 역대 전적에서도 7승8무1패로 절대 우위에 있다. 응원단을 파견하지 못해 상대 5만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오랜 시간 경험하지 못한 인조잔디 등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정상적인 경기를 한다면 무난히 승리할 수 있다. 벤투 감독 역시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방법으로 분석했다. 특별한 것은 없다. 우리 플레이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북한전은 8대0으로 이긴 스리랑카와의 2차전과 비교해 포메이션, 선수 구성 등에서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벤투 감독은 공격적인 4-3-3, 4-1-4-1 포메이션을 앞세워 스리랑카전 대승을 이끌어 냈다. 공격 성향이 강한 이강인(발렌시아) 남태희(알 사드) 백승호(다름슈타트)를 역삼각형으로 포진시켜 재미를 봤다. 북한전은 보다 수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벤투호는 마지막 전술훈련에서도 상대 역습을 대비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때문에 기존의 4-1-3-2 혹은 4-2-3-1이 유력하다. 실제 벤투호는 12일 인터뷰에 스리랑카전에서 뛰지 않았지만 수비력이 좋은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정우영(알 사드)이 나섰다. 이 둘은 4-1-3-2, 4-2-3-1의 핵심 자원이다.

공격진은 역시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축으로 스리랑카전서 쉰 황의조(보르도)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리랑카전에서 4골을 넣은 김신욱의 활용 여부에 따라 손흥민이 2선으로 가고, 황의조-김신욱 투톱도 가능하다. 2선은 수비력과 기동력을 갖춘 이재성 황인범(밴쿠버) 나상호(FC도쿄)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의 출격을 예상할 수 있다. 스리랑카전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한 이강인(발렌시아)은 수비력 때문에 조커가 유력하다. 기존의 김진수 이 용(이상 전북)가 포백의 중심을 잡고 좌우 윙백으로 김영권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나설 것으로 보이고, 골문은 김승규(울산)가 지킬 전망이다.

북한전의 핵심은 평정심이다. 어느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경기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리하게 달려들 필요도, 상대의 도발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 여느 원정경기처럼 승점 3을 목표로 최선을 다한다면 무난히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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