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北 억류 미국인 밀러 판결내용 공개…"美가 시비중상"

입력 2014-09-20 10:16

北 억류 미국인 밀러 판결내용 공개…"美가 시비중상"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북한 평양의 최고재판소에서 미국인 관광객 매튜 토드 밀러(오른쪽)가 재판을 받는 모습.

북한이 최근 진행된 매튜 토드 밀러의 재판 내용을 공개하며 미국인을 억류해 정치적 볼모로 삼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비판을 '법적 정당성에 대한 시비중상'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존엄높은 우리 공화국을 감히 걸고드는 자들은 그가 누구이든 징벌을 면치 못한다'라는 제목의 '상보'를 발표하고 뒤늦게 밀러의 재판 과정과 내용을 상세히 공개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상보는 "미 행정부의 위정자들은 도적이 매를 드는 격으로 우리의 법적처리의 정당성을 시비중상하면서 부당한 인권문제를 들고 미국인의 범죄를 덮어보려고 획책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사는 위임에 따라 미국인범죄사건의 진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상보를 통해 밀러의 판결 내용을 다시 상세히 공개한 것은 최근 미국 국무부가 밀러의 판결에 대해 "미국 시민권자를 볼모로 삼는 것"이라며 잇따라 강하게 비난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지난 14일 "밀러에게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짧게 보도했다. 하지만 죄목이나 선고 배경에 대해서는 일절 밝히지 않았으며 자세한 내용은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공개됐다.

상보는 밀러가 북한의 인권실태를 조사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수감되기로 마음먹고 평양항공 통행검사소의 입국수속 과정에서 관광사증을 찢으며 "정치적 망명을 요구한다"고 난동을 부렸다며 이는 '형법 제64조 간첩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몸값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에 '미국정부의 자료를 빼내려고 시도하다 적발돼 피난처를 찾고 있으며 스노우덴처럼 자료를 공개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을 쓴 수첩을 사전에 준비했다"며 망명을 원하는 사람인 것처럼 가장했다고 주장했다.

상보는 "문제는 밀러의 범죄행위가 미 국무장관 케리를 비롯한 위정자들이 우리의 로켓 발사를 거들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해 감히 '악의 나라'라며 인권문제에 대해 떠들어대는 것과 때를 같이해 감행된 것"이라며 "밀러의 범죄는 우리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고 우롱"이라고 강조했다.

밀러의 재판에 이어 북한 호텔에 성경을 둔 채 출국하려 했다가 지난 5월 억류된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에 대한 재판도 곧 열릴 예정이다.

지난 2012년 11월 방북했다가 억류된 케네스 배 씨는 지난해 4월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 중이다.

rock@yna.co.kr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