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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20년 만에 母산소 찾아 "큰 아들서 딸 됐다, 자랑스러울 때 오고파" ('전참시')[종합]

이지현 기자

입력 2024-05-2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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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20년 만에 母산소 찾아 "큰 아들서 딸 됐다, 자랑스러울 때 오…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방송인 풍자가 20년 만에 어머니를 만나 가슴속에 담긴 진심을 전했다.



25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300회에서는 풍자가 대영 부원장과 함께 20년 만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산소를 찾았다.

이날 풍자는 아침부터 바지런하게 씻고 오늘 하루 일정을 함께 하기로 한 대영 부원장과 직접 요리에 나섰다. 특별한 분을 만나러 가기 위해 각종 전 등 정성껏 음식을 준비한 풍자는 평소 즐겨 입던 화려한 스타일이 아닌 단정한 검정 원피스에 수수한 느낌의 메이크업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풍자가 20년 만에 어머니의 산소를 찾는 날이다. 여기에 함께 한 대영 부원장은 "풍자가 성공하면 꼭 뵙고 싶어하는 분이 어머니였다"면서 "어린시절 돌아가셔서 20년 동안 한 번도 찾아뵙지 못했다고 했다. 평소에 저희 부모님에게 살뜰히 챙겨줘서, 저도 이번 기회에 함께 인사 드리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풍자는 20년 만에 어머니 산소를 찾게 된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는 "나는 내 인생을 선택했다"면서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와 지금의 모습이 다르니까 망설여 졌다. 30년이든 50년이든 찾아갔을 때 떳떳하게 인사할 수 있을때 가야겠다 생각했다. 자식인데 기다리지 않을까 생각에 매년 고민했다"고.

이어 "자식이 부모 찾아가는 일인데, 마음이 쉽게 정해지지 않더라. 그러다 보니 더 성공하자, 그러다 보면 내 발로 가는 날이 생기겠지 했다"면서 "신인상 받고 내려오는데 문뜩 '갈 수 있겠다'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 놓았다.

또한 풍자는 "떳떳할 때 가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내가 선택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면서 "한번은 친구가 말도 안하고 엄마 산소 100m 앞까지 갔다. 그런데도 못 가겠더라. 2년 전이었다. 그 마음 잡기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침착하려고 하는데 초조해진다"는 풍자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엄마가 식당을 하셔서 음식을 진짜 잘하신다"면서 "나이 들고 새롭게 안 사실은 나 어렸을 때 동네에 피자집이 있는데, 가족 외식날이면 항상 피자를 시켰다. 다 같이 피자를 먹는데, 항상 엄마는 피자 꽁다리만 드셨다. '엄마는 꽁다리가 제일 맛있다'고 하셨는데, 최근에 아빠가 '너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게 피자야'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눈물이 펑펑났다. 아직도 부모님의 사랑을 모르는구나 싶다"고.

풍자는 어머니의 묘에 도착하자마자 벅차오른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대영 부원장과 직접 만든 음식으로 제사상을 차린 풍자는 '202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받은 신인상 트로피를 어머니 앞에서 처음으로 보였다.

"엄마라는 사람이 흙덩이인게 싫었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보인 풍자는 "나 어렸을 ?? 우리집이 잘 살았다. 그런데 엄마가 사기를 당했다. 그걸 아빠한테도 1년 동안 말을 못하고 죄책감에 앓았다. 갑자기 사기를 당하니 부모님이 많이 싸웠다. 어느날 부부싸움을 하다가 아빠가 집을 나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때 엄마가 농약을 먹었다. 근데 엄마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잠이 깼다. 열다섯 무렵이었다"고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내가 그때 잠만 안 잤더라면, 말리기라도 했다면 이라는 죄책감이 생겼다"면서 "병원에서 어린 아이들 피부에 옮는다고 해서 동생들은 동네 교회에 맡기고 엄마를 간호했다. 집에서 일주일만에 돌아가셨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생긴 불면증이 20대 중후반까지 갔다는 풍자는 "엄마 돌아가신 나이가 딱 이때쯤이었다"고. "20여년이 흐르니까 엄마의 목소리랑 얼굴, 습관, 향기가 기억이 안나다. 너무 희미해져가니까 무섭더라"면서 "엄마 사진 한 장이 없다. 아빠가 엄마가 원망스러워서 다 태웠다. 동생들은 엄마 얼굴을 전혀 기억을 못한다. 동생들이 엄마에 대해 물을 때 마다 가슴이 너무 찢어진다. 그럴 때 같이 오는 감정이 원망이다. 그래서 처음엔 좀 많이 미워했다"꼬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런가 하면, 대영 부원장은 직접 쓴 손편지를 풍자의 어머니 앞에서 낭독했다. "보미를 만난건 항상 고마운 친구다. 보미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풍자 역시 20년 동안 가슴에 묵혀뒀던 어머니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편지로 고백했다. 그는 "엄마가 살아있어도 반대했을 내가 선택했을 내 인생에 떳떳하고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딸일 ?? 찾고 싶었다"는 진심을 전하며 "엄마 지켜보고 있지? 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어. 내 걱정은 하지마 우리 모두 잘 지내고 있어 보고싶다. 그리워"라고 이야기하며 오열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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