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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더 에이트 쇼', '오징어 게임'의 n가지 그림자

문지연 기자

입력 2024-05-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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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에이트 쇼', '오징어 게임'의 n가지 그림자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더 에이트 쇼', '오징어 게임'의 그림자 '얼룩 제거' 가능할까.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한재림 이현지 극본, 한재림 연출)가 17일 오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다. 글로벌 공개를 앞두고 취재진에게는 다섯 편의 '미리보기'가 공개됐던 바. 장르적 재미를 느끼는 와중에도 어딘가 모르게 느껴지는 기시감이 '더 에이트 쇼'를 감쌌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배진수 작가가 공개했던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한재림 감독은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적절히 섞어내 '더 에이트 쇼'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구조는 '돈'이 간절한 이들이 '상금'을 받기 위해서 움직인다는 이야기. 상금을 두고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기에 과거 공개됐던 수많은 작품들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가장 짙은 인상을 줬던 것은 단연 전세계적 열풍을 이끌었던 '오징어 게임'이다. '더 에이트 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참가자들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 속 456명의 참가자들의 갈등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기존 '오징어 게임'과 다른 점을 찾자면, 누군가가 죽어나가지는 않는다는 것. 원작이던 '머니게임'에서는 인물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살벌하게 그려졌지만, '파이게임'에서는 참가자가 사망하면 게임을 종료한다는 룰이 존재하는 바. 이를 적절히 섞어내며 '오징어 게임'과 결을 달리 가려 노력한 부분이 돋보인다.

이뿐만 아니다. 열심히 살았지만 빚만 쌓인 주인공 배진수(류준열)의 사연이나, 브레인으로 보여지는 7층(박정민), 주먹을 쓰는 6층(박해준) 등의 모습은 어딘가 본 듯한 클리셰적 인물들. 이 또한 '오징어 게임'의 성기훈(이정재)이나 조상우(박해수), 장덕수(허성태) 등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비주얼적인 요소에서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는 없다. 키치한 느낌을 주는 핑크빛 장난감이나 가짜 식음료, 미끄럼틀 등은 '오징어 게임'에서 보여줬던 비비드한 비주얼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함정. 첫 회부터 등장하는 배경에 어딘가 익숙한 '오징어 게임'을 떠올린다면, '오징어 게임'이 너무 유명한 탓일 테다.

두 작품의 유사성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비슷하기에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매회 유치하지만 과격한 게임을 이어나가는 참가자들의 이야기에 더해 이들이 가진 한국식 계급사회가 얼마나 큰 재미를 줄지도 관전 포인트. 지금까지 해외에서 흥행을 맞이했던 작품들의 기저에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계급사회가 존재했다는 것을 미뤄 볼 때면 '더 에이트 쇼' 역시 이 부분에서 흥행의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열연도 시선을모은다. 류준열은 마치 무성영화에 등장하는 듯한 모습으로 자신을 내보이며 코믹과 진지를 오갔고, 천우희의 변신도 볼 만하다. 천우희는 특히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섹시함'을 드러냈다는 본인의 말처럼, 지적임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의상을 입은 상태. 적절한 성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그의 모습이 '더 에이트 쇼'를 어떻게 이끌어갈지도 변수가 되고 있다.

'더 에이트 쇼'는 매회 다른 게임을 진행하던 '오징어 게임'과는 달리, 참가자들의 역량에 전적으로 의존한 작품. 이 상황에서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한재림 감독은 사람의 숨을 조여오는 긴장감을 누구보다도 잘 표현해내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 취재진에게 공개된 회차는 총 5개, 8부작인 상황에서 절반 이상을 보여준 '더 에이트 쇼'의 5회는 "어떻게 여기서 끊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긴장감이 높아지는 바. 8회까지 마무리됐을 때 어떤 감탄사가 나오게 될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지울 수 없는 '오징어 게임'의 그림자이지만, 익숙하기에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는 것 또한 다를 터. '더 에이트 쇼'가 새로운 글로벌 신드롬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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