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의 첫 번째 프로덕션 디테일은 의도적인 불편함을 유발하는 음악이다. 살인을 사고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사고를 설계하는 한편, 누군가 자신을 위협한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며 겪는 심리적 불안감은 영화 속 음악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신시사이저, 금속성 악기, 기계음 등 익숙한 악기 세팅에서 벗어난 사운드 배치로 일상을 파고드는 미세한 균열을 포착하며, 독특한 음의 높낮이를 활용해 영일의 불안과 의심을 표현한 것. 이처럼 전형적인 음악에서 벗어난 '설계자'만의 사운드 트랙은 캐릭터의 감정을 한층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릴 것이다.
두 번째 프로덕션 디테일은 극적인 순간을 포착한 섬세한 촬영이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검찰총장 후보이자 영일의 타겟인 주성직(김홍파)을 둘러싼 삼광보안의 작전이 펼쳐지는 장면은 다양한 카메라를 활용해 드라마틱하게 구현됐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수많은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슬로우 모션에서는 고속 카메라 팬텀(Phantom)을 활용했으며, 실제로 점멸하는 플래시가 화면에 담기는 순간에서는 영상이 찢어지는 효과를 방지하는 특수 셔터가 장착된 레드 코모도(Red Komodo)를 사용했다. 이처럼 영상의 톤에 맞는 촬영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만큼 조작된 사고의 순간은 관객들에게 진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이처럼 음악부터 미술까지 심혈을 기울인 프로덕션 디테일 세 가지를 공개한 '설계자'는 차별화된 긴장감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