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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악재', 또 다시 LCK를 흔들다

남정석 기자

입력 2024-04-07 13:44

수정 2024-04-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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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악재', 또 다시 LCK를 흔들다


국내를 대표하는 e스포츠 리그인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이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은 가운데,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경기력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위기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T1이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개인(솔로 랭크)과 팀 연습(스크림)에 상당한 지장을 받으면서 지난 4일 열린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0대3으로 완패를 당한 것이다. 물론 한화생명의 현재 기세가 워낙 좋기도 한데다, 지난달 열린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T1을 2대1로 물리치는 등 전체적으로 우세한 전력으로 맞섰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처럼 일방적인 스코어가 난 것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당황할 수 밖에 없는 T1의 분위기와 저하된 경기력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스포츠의 근간이자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공정한 룰'이 담보되지 않으면서, 정식 스포츠를 지향하고 있는 e스포츠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근간을 뒤흔든 '디도스 악령'

지난 2월 디도스 공격을 받은 LCK는 경기장인 롤파크에 외부 네트워크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오프라인 게임 서버를 도입하고, 무관중 경기에서 차차 라이브로 전환하면서 일단 큰 무리없이 정규리그를 끝마칠 수 있었다.

그러자 디도스 공격은 팀으로 향한 상황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상징적인 팀인 T1의 연습실과 선수들의 계정으로 파고 들었다. 이로 인해 T1의 개인과 팀 연습, 개인 방송 등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일단 T1은 LCK로부터 선수들의 티어를 맞춘 슈퍼 계정을 제공받아 팀 연습은 진행하고 있지만, 개인 연습의 경우 MMR(매치 메이킹 레이트·비슷한 실력의 상대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의 차이로 인해 한계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경우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인해 챔피언의 능력치가 향상 혹은 저하되는데, 일반 유저와 달리 선수들로선 이런 미묘한 변화를 완벽하게 습득해야 경기에서 문제 없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연습은 팀 훈련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실력이 떨어진 것을 디도스 공격으로 핑계 댄다고 결코 말할 수 없는 영역이다.

문제는 T1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머지 팀들에게도 T1과 같은 디도스 공격이 가해질 가능성도 얼마든 있다. 이럴 경우 또 다시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제기될 수 밖에 없고 이는 LCK 리그뿐 아니라 5월에 개최될 국제대회 MSI 그리고 LCK 서머 시즌 등 향후 대회에도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해결책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LCK 관계자는 "T1과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향후에 다른 팀이나 대회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며 "디도스 공격 세력을 밝혀내 '발본색원'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조사와 수사에도 최선을 다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도 강한 T1, 최종 결승 진출전에 올라

비록 한화생명에 완패했지만 T1은 역시 강했다. 7일 디플러스 기아와의 2라운드 패자전에서 어려움을 딛고 3대0의 완승을 거두며 3라운드 최종 결승 진출전에 올라 한화생명과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나서는 T1을 상대로 한화생명이 또 다시 완승을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앞서 정규리그 1위인 젠지는 지난 3일 디플러스전에서 고전을 했지만 3대2로 승리, 3라운드에 오른데 이어 6일 한화생명전에서 1세트 패배에도 불구하고 '쵸비' 정지훈의 슈퍼 플레이를 앞세워 2~4세트를 연달아 잡아내며 지난 2022년 스프링 시즌부터 시작해 5개 시즌 연속으로 결승전에 올랐고, 4시즌 연속 우승에도 도전하게 됐다. 또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결승 진출 2개팀에 주어지는 MSI 진출권도 따냈다.

한화생명과 T1의 결승 진출전은 13일, 그리고 젠지가 선착한 결승전은 14일 모두 KSPO돔에서 펼쳐진다. 최종 결승 진출전 티켓은 8일, 결승전 티켓은 9일부터 각각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KSPO돔의 전체 좌석 규모는 1만 2000석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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