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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밤피꽃' 감독-작가가 밝힌 시즌2…"목표 시청률 농담이 진담으로"(종합)

정빛 기자

입력 2024-02-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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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피꽃' 감독-작가가 밝힌 시즌2…"목표 시청률 농담이 진담으로"(종합…
'밤에 피는 꽃' 포스터. 사진 제공=MBC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최근 '도파민 중독', '매운 맛', '마라맛' 등이 강조된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가운데, 따뜻하고 착한 이야기도 이토록 환영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드라마 '밤에 피는 꽃'이 의로운 이야기는 물론, 스펙터클한 액션과 배꼽 잡는 코믹으로 '중독자'들을 여럿 만들어낸 것.



지난 17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 분)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 분)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시청률 18.4%(전국 가구 기준, 닐슨 코리아 제공)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여기에 MBC 금토극 시청률 1위라는 영광까지 안아, 유종의 미를 거둔 바다.

이와 관련, '밤에 피는 꽃' 장태유 감독, 이샘 작가, 정명인 작가가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가지고,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먼저 장 감독은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제작발표회 때 짓궂은 질문이라 생각하고 한번 웃고 넘어가자는 마음으로 '목표 시청률'을 15%라고 질렀었다. 근데 농담이 진담이 되고 나니, 얼떨떨하고 좀 믿어지지 않는다.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 작가 역시 "너무 꿈 같아서 그런지 현실감이 없다. 믿고 보는 장태유 감독님과 이하늬 배우님, 그리고 쟁쟁한 여러 선배님이 함께해 주셨기에 그분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게 잘됐으면 했지만, 너무 큰 사랑을 신인 작가가 받은 것 같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시청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정 작가는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좋은 결과를 간절히 소망했지만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줄은 꿈에도 예상 못 했다. 이 드라마를 시청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모든 시청자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하늬, 이종원, 김상중, 이기우 등 주연배우들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어떤 점을 기대했고, 어떤 조언과 코칭을 ?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줬다. 장 감독은 먼저 '밤에 피는 꽃' 주역 이하늬에 대해 "15년차 망문과부로서의 처연함과 의협심 넘치는 화끈한 협객의 모습. 그리고 웃음을 부르는 진지한 코미디. 배우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극한 직업'에서 보여준 리듬감 있고 절제된 코믹연기를 뽑아내려고 노력했다"고 흡족함을 나타냈다.

종사관 박수호 역할의 이종원에 대해서는 "주변의 베테랑 연기자들에게 밀리지 않는 기운. 느리지만 늘어지지 않는 딕션. 차분한 눈빛. 천연덕스러움과 순박하고 단단한 눈빛. 각진 복근. 몸에 붙는 액션. 질주가 가능한 승마 실력. 숙제를 많이 주었고, 이 배우는 항상 성실히 준비된 자세로 현장에 임했다"고 칭찬했다.

빌런 좌의정 역할의 김상중에게 "초반에는 따뜻한 시아버지"로 디렉팅했다는 장 감독은 "사대부의 중심에 있는 최고권력의 철혈재상이며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선왕독살도 불사하며 왕권을 교체하는 냉혈한. '밤에 피는 꽃' 최고의 빌런으로서 초반과 후반 연기변신을 부탁했고, 김 배우님은 억양을 새롭게 하며 연기변신을 보여주셨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부드러운 훈남,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지닌 이기우"라고 박윤학 역할의 이기우를 표현한 장 감독은 "왕의 비서실장 역할에 어울리는 명문가 엘리트 선비의 분위기를 기대했다. 처음 출연하는 사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을 수 있게 사전 리딩을 많이 하고, 배우들끼리 편안한 호흡을 맞춰갈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장점이 많은 분인데 스스로가 그걸 느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기억 남는 시청자 반응으로는 "이하늬가 이하늬했다. 안 어울리는 거 아닌가 우려하던 시청자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수호가 멋지게 어울린다고 했을 때, 그래서 엔딩신의 왈츠가 너무 좋은 엔딩이었다고 말해주는 시청자 소감이 기억 남는다. 그리고 1000만회를 돌파한 오픈톡방의 '하트'도 기억난다"며 떠올렸다.

이 작가는 "한 커뮤니티에서 '여화가 피워낸 '밤에 피는 꽃'은 더 이상 혼자만의 꽃이 아니다'라는 리뷰를 읽었다. 그 리뷰를 읽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 외에 우리 드라마, 우리 작가라는 표현이 참 따뜻하고 좋았다"라며 "코믹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코믹 타율이 좋다는 말도 행복했다"고 했고, 정 작가는 "서사와 멜로와 코믹의 밸런스가 잘 맞았다는 감상평과 모든 등장인물들이 잘 보인다는 감상평에 큰 감동을 받은 기억이 난다. 이 모든 것이 감독님과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덕분이다"고 했다.

제작진이 짚은 인기 요인도 들어봤다. 이 작가는 "감독님들과 배우, 스태프, 작가 모두가 시청자들이 위로받고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방향이 같았다. 조선시대 '열녀'의 삶은 무겁지만 그 삶을 살아내는 여화는 유쾌하고 코믹하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였기 때문에 많은 분이 '밤에 피는 꽃'을 사랑해 주신 것 같다"고 봤다.

이어 정 작가는 "감독님, 배우분들, 스태프분들이 너무 잘 만들어 주셔서 큰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스토리적으로 보면 시청하기에 마음이 힘들 수도 있는 무거운 주제인데, 풀어내는 방식이 통쾌 유쾌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좀 더 편하고 즐겁게 보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고 진단했다.

장 감독은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하게 상상력으로 채워진 사극이다. 조선사회를 시공간으로 가져왔지만, 그 상상력은 현대적이고, 수절과부가 밤마다 담을 넘어 '전설의 미담'으로 활약한다는 과감한 이야기를 펼쳤다. 역사를 벗어나 마음껏 상상력을 피워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래서 그만큼 가벼워질 수 있는 부분들을 어떻게 눌러서 무게감을 갖게 하는가가 관건이었다"라고 먼저 짚었다.

그러면서 "'밤에 피는 꽃'은 다소 무거운 선왕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들(조여화와 박수호의 가족도 연관된)을 밑그림으로 깔고, 매회 '활극'의 경쾌함과 유쾌함으로 톤을 잡으면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코믹한 연기들을 채워 넣어 상상만으로 구축된 가상의 사극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라며 "이하늬 씨는 바로 이 코믹하면서도 시원시원한 활극, 또 달달한 멜로와 진실에 다가가는 무게감을 균형 있게 연기해 냈다.이 모든 조화로움이 인기를 견인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연출에 가장 신경 쓴 점으로는 "코미디와 액션, 그리고 선을 넘지 않는 멜로"라며 "기획에서는 드라마의 정체성은 과연 무엇인가, 웃길 것인가, 울릴 것인가, 홍길동인가, 의협심 넘치는 과부인가"라는 고민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촬영 및 편집과 관련 구체적으로 "52시간 노동 시간과의 전쟁이었다. 뒤가 막혀 있는 배우 스케줄이나 끊임없이 내리는 장맛비나 장마가 촬영 당시 어려운 점이었다. 편집에서도 더 쫀쫀해지는 영상이나 시그니처곡을 만들어 힙하게 하자는 고민이 있었다. 색보정으로 마술을 주고, 효과음과 더빙으로 귀를 사로잡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들 또한 역사 고증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작가는 "사극을 쓰는 작가로서 역사 고증은 피해 갈 수 없는 부분이고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하는 지점이었다. 창작과 고증 사이에서 꽤 많은 시간을 고민했고, 여화가 처한 열녀의 삶은 역사 그대로 가져가려고 노력하되 캐릭터들을 답답하지 않게 변주를 주었다. 그 시대의 모든 역사적인 고증을 촘촘하게 하기보다는 '열녀'로서 강요받는 삶이 어떠했는지에 조금 더 중점을 두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퓨전 사극과 고증 문제는 작가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안고 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고 끄덕였다.

정 작가 역시 "아무래도 퓨전이기에 정통 사극과는 다르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주인공들의 움직임을 쓰는데 조금 편한 부분도 있긴 했지만, 저희가 이 이야기의 배경으로 생각한 1850-60년대 시대상을 그래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거들었다.

큰 인기를 끈 만큼,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소망도 상당하다. 장 감독은 "솔직히 계획은 없다. 기획 단계에서 만약 시즌2가 있다면 조선시대 과부의 액션히어로물일 수 있겠다 싶었다"라며 "2대 여화, 3대 여화, 이런 식으로 가면 어떨까하는 말이었다. 1대 여화는 이제 더 이상 과부가 아니니까 물려주는 것이다"라며 웃었다. 포상 휴가에 대해서는 "물론 얘기는 나왔는데, 불경기라 그런지 실현될 지는 모르겠다"라며 재차 웃었다.

이 작가는 "시즌2를 염두에 두고 집필을 하진 않았지만 막상 떠나보내는 게 작가로서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한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못다한 이야기를 꽉꽉 채우고 싶은 욕심은 나지만 시청자분들을 위해 여백의 미로 남겨두는 것도 나름 의미 있다 여겨진다"라면서도 "하지만 다시 '밤에 피는 꽃 시즌2'가 만들어지는 현실 조건이라면 기꺼이겠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정 작가는 "'그 후로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글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시즌2 가능성은 집필 당시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저도 시청자의 입장으로 드라마 마지막회를 보니, 이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는지 그 이후의 모습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러나 시즌2는 막연한 소망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는 거라서 현실적인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주변 인물들의 서사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큰 상황이었다. 방송 분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략됐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작가는 "모든 캐릭터의 인물 이력서를 꽤 촘촘하게 써두었기 때문에 다루고 싶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중 석정(오의식)과 앤마린의 서사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 처음엔 앤마린과 사별한 석정 서사를 주었다가 그렇게 되면 아버지에게도 죽은 자식으로 취급받는 석정이 삶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겠다 싶었다. 그래서 불같은 사랑을 했지만 문화적인 차이를 넘지 못한 앤마린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이후에 석정이 조선으로 오는 설정으로 잡았다. 대본에 많이 담지 못했음에도 오의식 배우님께서 행간을 읽어주시고 연기해주셔서 이 이야기가 더 깊어 보이지 않았나 싶다"고 귀띔했다.

"그 부분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정 작가는 "각 스토리 라인마다 자세한 서사를 모두 만들어 놓고 집필을 시작했었는데, 아무래도 메인 사건과 주인공의 멜로라인 외에 모든 인물의 서사를 자세히 다루기엔 시간적인 제약이 있었고, 무엇보다 저희의 능력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더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든다. 아쉬운 마음에 드라마 말미에 시대적 제약을 넘어선 모든 인물이 행복해진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 생각하고 12회차 마지막 뒷부분의 1년 후의 모습을 정성껏 썼다"고 첨언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장 감독은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 착한 드라마, 좋은 이야기가 아직도 사랑받는 시대라는 믿음을 주셨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여러분 곁을 찾아가겠다"고 했고, 정 작가는 "이렇게 큰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너무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6주간의 꿈같은 시간을 지나 작가는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해 책상 앞으로 돌아가 열심히 노력하겠다. 시청자분들 모두가 '밤에 피는 꽃'처럼 활짝 웃으셨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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