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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데뷔작→오스카行, 父송능한도 자랑스러워해"…셀린 송 감독, 괴물 신예 탄생(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4-02-06 09:52

수정 2024-02-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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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작→오스카行, 父송능한도 자랑스러워해"…셀린 송 감독, 괴물 신예…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예 감독으로 떠오른 셀린 송(36) 감독. 첫 연출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점령한 당찬 포부를 전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연출한 셀린 송 감독이 6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 '패스트 라이브즈'의 연출 계기부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로 지명된 소감을 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에서 만나 어린 시절을 보낸 두 남녀가 20여년이 흐른 후 뉴욕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CJ ENM과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가 공동으로 투자·배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그레타 리, 유태오가 출연했고 한국계 캐나다 감독이자 '넘버3'(97)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 셀린 송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특히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39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후 동시에 전 세계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세계 각국의 영화제에서 64관왕 18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주목받고 있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10일(현지 시각)에 열리는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두 부문 후보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역대 아카데미 노미네이션 중 감독 및 작가로서 장편 데뷔 작품이 작품상과 각본상에 동시에 노미네이트 된 건 셀린 송 감독이 네 번째이며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 첫 번째 기록이다. 한국계 감독의 작품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로 선정된 사례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이후 세 번째이고 한국계 여성 감독으로는 첫 번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돼 의미를 남겼다.

이날 셀린 송 감독은 "대학에서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는데 결국 끝까지 마치지 못해 심리학자가 되지 못 했다. 이후 대학원을 갔는데 대학원에서 연극 공부를 했고 10년간 연극을 배우고 극작가로 활동을 했다. 영화를 하게 된 계기는 '패스트 라이브즈' 때문이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영화로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 영화 연출을 하게 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두 대륙을 가로지르고 수 십년을 지나가는 이야기다. 비주얼하게 보여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한국도 느끼고 미국도 느껴야 하고 서울도, 뉴욕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패스트 라이브즈'는 굉장히 개인적인 영화다. 나는 12살 때까지 한국에서 자랐고 이후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그래서 한국적인 부분도 있고 캐나다적인 부분도, 또 미국 뉴욕적인 부분도 있다. 이 영화는 내 안에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며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국이라는 배경과 한국어 대사 등 굉장히 한국적인 부분이 많이 담긴 영화를 만들게 됐다. 또 영화 콘셉트가 인연인데 실제로 영화 속에서도 인연이라는 것을 모르는 미국 남자에게 한국계 미국인이 설명해주는 신이 있다. 그래서 인연을 모르는 관객도 인연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다. 영화를 본 관객 중 한국 사람은 아니지만 인연이라는 단어를 많이 생각하게 됐고 실제로 사용한다는 반응도 얻었다.뉴욕에 있는 세트장에서 우리 영화를 촬영하는 스태프 대부분은 한국 사람이 아닌데도 인연에 대한 단어를 다 알게 됐다. 이 영화는 겉으로만 한국적인 것이 아닌 철학이나 이데올로기도 한국적으로 깊이 드러난 영화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덴스영화제 공개 이후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2의 '기생충' '미나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 이와 관련해 셀린 송 감독은 "굉장히 큰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다른 영화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 영화다. 우리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 영화며 '미나리'도 한국계 미국인 영화이지만 우리 영화와 다른 메시지를 전한다"며 "비교에 대해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솔직히 크게 부담이 되는 부분은 없다. 그저 좋고 자랑스러운 부분이 크다. 다른 한국적인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게 너무 좋은 일인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이민자라는 정체성은 한국인으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다. 가볍게 우리가 이사를 가거나 새로운 곳에서 삶을 시작하는 것도 그런 부분에서 이어진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시간과 공간을 옮기는 것은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다만 '기생충'이라는 위대하고 너무 좋은 영화가 좀 더 쉽게 길을 연 부분은 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어가 많이 들어있는 영화인데 미국에서는 자막을 봐야 한다. '기생충'이 자막이 있는 영화를 대중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다. 해외에서 한국적인 요소가 많다는 리스크를 거부감 혹은 저항을 갖지 않고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확실히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그 길을 열어준 것 같고 이후 K-팝과 K-드라마도 많이 열어주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한국 문화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자부심을 전했다..

첫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및 각본상 후보로 선정된 셀린 송 감독은 "믿기 어려운 영광이다. 우리 영화가 지난해 선덴스영화제에서 첫 공개됐는데 1년 후까지 관심을 가져주고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까지 선정돼서 굉장히 영광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데뷔작임에도 작품상과 각본상으로 선정됐다는 지점이 너무 기쁘다. 영광이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영화 콘셉트인 인연은 한국에서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그 외의 나라에서는 이 단어를 잘 모른다. 전 세계 관객이 인연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행복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더불어 아버지 송능한 감독에 대해서도 "아버지도 너무 자랑스럽고 너무 좋다고 했다. 온 가족 너무 좋아했고 신나게 이 일을 받아들이고 있다. 솔직히 굉장히 단순한 반응이다. 아버지는 내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것을 두고 좋아했고 행복했고 자랑스러워 하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그레타 리, 유태오가 출연했고 '넘버3'의 송능한 감독의 딸이자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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