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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살인자ㅇ난감' 살인자 최우식, 꼭 잡혀야 되나?

문지연 기자

입력 2024-02-0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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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자ㅇ난감' 살인자 최우식, 꼭 잡혀야 되나?
사진제공=넷플릭스

아무리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하지만, 살인범은 살인범. 그런데 그 살인범 최우식이 꼭 잡혀야 할지, 의문을 더하는 '살인자ㅇ난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김다민 극본, 이창희 연출)이 오는 9일 베일을 벗는다.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꼬마비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미 원작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는 작품인 데다가 최우식이 반전의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예고됐던 바. 대중에게 공개되기 앞서 언론에 먼저 선보여졌다.

'살인자ㅇ난감' 속 최우식은 우발적인 살인으로 인해 살인자가 되어버린 평범한 대학생 이탕을 연기한다. 학창시절 학폭 피해자였던 데다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취업이 쉽지 않다는 점이 특징. 이는 웹툰의 빈틈을 채워준 설정들로, 이탕에 대한 공감도를 높이는데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최우식인 연기한 이탕은 뭐 하나 풀리는 것 없는 청춘을 그대로 옮겨놨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삶을 이어가고, 답답한 현실을 마주하는 등의 모습으로도 서사를 완성했다.

심지어는 이탕의 우발적 살인의 피해자들은 모두 심상치않은 과거를 가진 인물들이었던 것. 과거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던 이들이 이탕의 손에 살해당하며 보는 이들도 이탕의 살인에 어느 정도의 용서를 베풀게 된다. '무해하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최우식의 모습에 살인이라는 설정을 씌우니 감독의 의도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창희 감독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아무리 우발적 살인이라도 몰입이 될 수 있을까. '최우식 같은 사람이 살인을 저질렀다면, 살인자의 이야기라도 들어봐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으로 캐스팅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던 바. 잡혀야 마땅한 살인범이지만, '잡히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동물적인 직감으로 이탕을 쫓고 있는 장난감 형사(손석구)의 사연들이나 4회까지 공개됐던 '살인자ㅇ난감'에서 가장 마지막에 등장해 극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던 송촌(이희준)의 등장은 앞으로의 전개를 더 궁금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특히나 장난감 형사의 사연이나, 그가 주장하는 "피해자와 가해자는 한글자 차이"라는 이야기들도 공감이 되는 바가 상당하다.

'살인자ㅇ난감'은 배우들의 미스터리한 연기는 물론이거니와 이야기를 전개하는 센스 역시 상당히 스타일리시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살인 장면을 일차원적으로 나열하거나 잔인한 장면을 보여줘 혐오감을 일으키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유려하게 살인 장면을 넘겨가는 연출이 감각적이다. 때문에 살인이나 스릴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시청자들이더라도 '살인자ㅇ난감'이라면, 편안한 시청이 가능한 것. 이뿐만 아니라 색감 역시 어둡고 붉기만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비비드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산뜻한 질감을 사용한 터라 보는 재미 또한 남다르다.

물론, 살인을 저지른 이들은 잡혀야 마땅하지만, '살인자ㅇ난감'을 보면 다양한 생각을 하는 시청자들이 다수 등장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살인자라고 꼭 다 같은 살인자가 아니었고, 웹툰이자 드라마였던 '비질란테'의 김지용(남주혁)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응징으로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아왔던 바. 또 '모범택시' 시리즈로 대표되는 사적 복수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도 굉장했던 상황에서, '살인자ㅇ난감'에 대한 관심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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