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백선우 극본, 오현종 연출)를 향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의 첫 페이지를 연 1, 2회 방송 직후 새로운 인생 로코의 탄생을 예견하는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번아웃에 걸린 마취과 의사 남하늘(박신혜 분)과 슬럼프에 빠진 성형외과 의사 여정우(박형식 분)의 인생 암흑기 속, 서로의 빛이 되어줄 이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 힐링을 선사하며 진심 어린 응원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방영 첫 주부터 뜨거운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시리즈'에서 1위를 기록,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에서 9위를 차지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스리랑카 등 11개 국가 TOP10에도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인기에 시동을 걸었다. (넷플릭스, 1월 22일~1월 28일 기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우울증, 번아웃, 슬럼프 등 '마음의 병'을 다룬 점도 특별했다. 오늘을 혹사해 미래를 꿈꾸고, 오늘의 행복도 내일도 미룬 채 살았던 남하늘에게 남은 건 고작 무기력한 일상과 정서적 탈진뿐이었다. 하지만 "너무 애써서 힘든데 쉬지 못해서 온 마음의 병"이라는 진단에도, 이를 외면하고 부정하며 괜찮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그의 모습은 안타까운 현실 공감을 유발했다. 그런가 하면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여정우의 곁에는 더 이상 가족도 친구도 남아있지 않았다. 누가 봐도 성공한 인생이었던 그가 자신의 현실을 마주하고 '나는 참패했다'라고 되뇌는 모습 역시 짠하고 안쓰러운 감정을 느끼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하늘은 여정우에게, 여정우는 남하늘에게, 두 사람은 시청자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