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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의 수다톡톡]'효심이네' 엄마들, 왜 이래? '훈훈' 가족애는 사라졌고 '엄마 빌런'들만 넘쳐나

이정혁 기자

입력 2023-12-11 08:47

수정 2023-12-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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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심이네' 엄마들, 왜 이래? '훈훈' 가족애는 사라졌고 '엄마 빌런'…
윤미라, 임지은, 이휘향(왼쪽부터). 사진 출처=KBS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엄마들이 왜 이래?'



유이 등골 빼먹는 분리불안 윤미라, 아들 행복보다 돈이 먼저인 이휘향, 명문대-의사 중독에 빠진 임지은. 온가족이 지켜보는 주말 드라마인데, 훈훈한 가족애는 간데 없고 짜증나는 '엄마 빌런'들만 넘쳐난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눈물 강요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싶은건 아니나, 이 또한 가도 너무 갔다. 이후 '각자도생'의 개연성을 위해 심하게 빌드업을 하는 듯한데, '욕하면서 보게 하는' 전략이 아니라면 이제 좀 캐릭터 보편성과 개연성을 챙겼으면 하는 지점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연출 김형일, 극본 조정선, 제작 아크미디어) 23회에서는 백만년만에 놀러간 딸을 들들볶는, 거의 분리불안 수준의 효심의 엄마 선순(윤미라)의 모습이 그려졌다. 쉴새 없이 전화를 해서 몸이 아프다고 하소연을 하거나 물건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는 등 효심의 빈자리에 짜증을 내는 엄마 선순. 놀러와서도 쉬지 못하고 자신보단 가족을 생각하는 효심을 태호는 안스러워했다. "본인에게 집중하고 본인을 좀 쉬게 해주라"는 진심 어린 조언과 함께, "다음엔 아는 사람 아무도 없고, 핸드폰도 안 터지는 조용한 데 데리고 가서 하루 종일 잠만 자게 해주고 싶다"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평생 본인을 돌보지 못한 채 가족만을 위해 희생했던 효심은 처음으로 자신만을 바라봐주고, 보살펴주는 태호의 마음이 고마웠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이 맞닿으면서 첫 키스가 성사되려는 순간, 선순이 찬물을 끼얹었다. 전화로 담양에 간 김에 대나무 소쿠리를 사오라고 주문한 것.

분리불안에 가까운 증상을 보인 순간은 이뿐이 아니었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면서도 딸이 없다고 원망을 했고, 2박3일의 짧은 기간 내내 "불쌍한 엄마는 인형 눈이나 붙이게 하고 자기 혼자 놀러다닌다"며 효심을 경쟁상대인양 질투했다.

평범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캐릭터는 선순의 며느리 양희주(임지은)도 만만치 않았다. 첫째딸 루비를 의대에 보내 의사 시키는게 자신의 목표가 되어버린 양희주는 효심을 베이비시터 부리듯 했고, 루비의 공부를 위해 일가족의 삶을 희생시킬 정도로 극성엄마. 학원을 위해 형편에도 안맞는 강남의 구축 아파트에서 고생을 하면서 딸을 여왕님 모시듯 하는데, 루비가 성인 남성과 연애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심하게 좌절했다. 그러나 절망하던 양희주가 내린 결론은 또 다시 시청자 뒷목을 잡게 했다. "기말고사에서 답 하나씩 밀려쓰겠다"는 루비의 개념상실 협박에 넘어가 내내 눈물을 흘리던 희주는 적반하장, 기고만장한 루비에게 손을 싹싹 빌면서 공부에 전념해 달라고 했다.

한편, 빌런 강도로는 숙향(이휘향)이 베스트 오브 베스트.

태민(고주원)이 효심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숙향은 태민에게 "정신 차리라"고 매섭게 경고했다. 또한, "엄마가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냐"는 은근한 압력도 가했다.

하지만 태민도 지지 않았다. 자신을 장손이라고 끔찍하게 위해줬던 할머니 명희를 숙향이 3년이나 별장에 감금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드러내며, "하지만 내 어머니이기 때문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며 맞선 것. "내가 어머니를 이해했듯이, 날 이해해달라"는 부탁도 함께였다.

그러나 아들을 감옥에 보내면서까지 지켰던 태산그룹을 더 키우기 위해 혈안이 된 숙향이 태민의 정략결혼을 포기할 리가 없을 터. 다음회 예고편에선 돈으로 효심을 사겠다며, "우리 아들이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여자"가 되어달라는 모욕적인 언행으로 악행의 정점을 향해 달려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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