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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넷플릭스 '코미디로얄' 침체된 韓코미디..끌어올릴 동아줄 될까[SC초점]

고재완 기자

입력 2023-12-07 14:57

수정 2023-12-08 09:06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S2 '개그콘서트'가 부활했지만 예전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도 한국 코미디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수근, 박나래 등을 통해 단편적인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였던 넷플릭스가 이번에는 서바이벌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로얄'을 내세워 한국 시청자들의 주위를 끌었다.

지난 달 28일 처음 공개된 6부작 '코미디로얄'은 관객들 앞에서 콩트를 선보이는 본격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tvN '코미디 빅리그'처럼 서바이벌 형식을 도입한 것이나 '개그콘서트'처럼 팀 형식으로 운영되는 것을 보면 한국 공개코미디의 룰을 따른 것처럼 보인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카카오TV '찐경규'를 연출했던 권해봄 PD가 만들어낸 '코미디로얄'은 이경규, 탁재훈, 문세윤, 이용진, 정영준 5인의 마스터를 비롯해 레거시, 뉴미디어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약하며 K-코미디를 대표하는 20명이 출연, 다양한 형식과 소재의 코미디를 만들어 선보이고 이를 거침없이 평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코미디로얄'의 최강점은 역시 가차없이 냉정한 평가다. 출연자들이 재미있는 장면에서는 아낌없이 웃고 리액션하면서도 아쉬운 무대에는 냉정한 평가를 전하며, 서로의 웃음 철학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멤버들도 대세와 실력파를 아울렀다. 입담으로 공개코미디 계를 휩쓴 이승준과 이용진, 슬랩스틱 코미디에 강점이 있는 황제성과 김두영 등에 예능으로 인기를 얻은 엄지윤과 이은지, 유튜브를 통해 대세로 떠오른 나선욱, 조훈, 곽범 등을 골고루 섞어 정통 콩트와 최근 트렌드 코미디를 적절히 섞어냈다. 특히 신구 코미디언들이 팀을 이뤄, 한층 확장된 소재의 코미디부터 폭넓은 시청자층이 함께 공감할 만한 코미디까지 다양한 시도들을 어우른 것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하지만 한 사람의 개인기를 통해 승패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공개코미디의 고질적인 약점은 그대로 노출됐다. 1라운드에서 탈락 위기에 놓였던 문세윤 팀은 문세윤이 '조커'로 긴급하게 투입돼 주현 성대모사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2라운드 로스팅 개그에서도 엄지윤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웃음을 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3라운드에서 눈에 띄는 캐릭터는 황제성의 '동은 엄마' 뿐이었다. "홍박사님을 아세요"라는 유행어를 남발하는 조훈, 이경영 성대모사를 해대는 곽범, 대사를 알아듣기도 힘든 '찌드래곤' 최지용 등은 색다른 아이디어 없이 기존 캐릭터에만 기대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샀다.

얕은 선수층도 걱정거리다. 메타코미디클럽(이하 메코클)소속 멤버들로 구성된 정영준 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경규 팀 역시 이창호 조훈 엄지윤 등 영건 멤버들은 모두 메코클 출신으로 꾸려졌다. 그만큼 투입할만한 신선한 얼굴들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형식과 내용을 조금 더 다듬는다면 웰메이드 코미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반면 코미디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웃음'의 포인트를 잡지 못했다는 혹평. '코미디로얄'은 이 두 지점 사이에 놓여 있다. 어느 정도의 가능성과 약점을 동시에 노출한 '코미디 로얄'. 우리가 시즌2를 볼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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