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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스엠라이팅→엑소 컴백+디오 솔로 미지수"…첸백시 vs SM, 분쟁 미스터리

백지은 기자

입력 2023-06-08 13:54

수정 2023-06-09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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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엠라이팅→엑소 컴백+디오 솔로 미지수"…첸백시 vs SM, 분쟁 미…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엑소 첸백시는 정말 '스엠라이팅'을 당했을까.



첸백시(백현 시우민 첸)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상대로 전쟁을 선언한지 일주일째다. 첸백시는 1일 SM에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하고 4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SM을 제소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SM이 부당한 노예계약을 맺도록 강요하고, 정산마저 제대로 해주지 않아 신뢰관계가 깨졌다는 것이다. 일명 '스엠라이팅'을 당했다는 입장인데 정말 그럴까.

첸백시가 가장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전속계약 '기간'이다.

첸백시는 표준전속계약서에는 전속계약 기간을 7년으로 정하고 있는데 SM이 12~13년의 장기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후속 계약을 통해 최소 17년 또는 18년 이상의 노예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SM이 해외 진출을 이유로 전속계약 3년을 연장하는 부속합의서를 쓰도록 하고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연습생 계약이나 부속합의서는 절대 불법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관계자는 "연습생 시스템은 투자의 개념이다. 회사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연습생을 트레이닝한다. 그런데 회사의 노하우를 교육받고 다른 회사로 가버리거나, 학폭 미성년자 음주 등 무분별한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행동을 하거나 했을 때 회사는 그 손해를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생 때 전속계약을 체결해 무단 이탈로 인한 리스크를 막는 것이다. 만약 이런 것이 불법이라고 한다면 역차별이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

전속계약 기간도 마찬가지. 또 다른 관계자는 "정산은 '연예 활동이 가능한 시점부터' 진행된다. 연습생 때는 회사에서 투자만 할 뿐 연습생이 연예활동을 하거나 그로 인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지 않나. 그러니 당연히 전속계약의 효력은 연예활동을 할 수 있는 데뷔 이후부터 발생하는 것이 합당하다. 특히 남자 연예인의 경우엔 군 복무 기간도 있다. 군 복무 기간을 전속계약 기간에 포함시키는 회사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속합의서도 일반적인 계약 형태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정위 표준전속계약서는 포괄적인 내용만을 다루고 있다. 전속계약의 개괄적인 권리 정도나 기재돼 있다. 그래서 부속합의서에 구체적인 정산요율, 비용을 어느 쪽에서 감당할지, 광고 수익은 어떻게 나눌지 등 세부사항을 모두 기재한다. 이는 아이돌 기획사 뿐 아니라 배우 기획사에서도 모두 쓰고 있는 것으로 전혀 문제가 될 부분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두 번째 미스터리는 첸백시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스엠라이팅'이다. SM에서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팀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분위기를 조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직접 고용한 대형 로펌 변호인단과 동석한 상태에서 SM이 가스라이팅을 했다면 문제가 됐을 터다. 또 정산자료를 제공받는 것은 아티스트의 당연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전속계약 문제에 한해서는 SM의 가스라이팅에 당했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무엇보다 엑소는 톱스타다. 데뷔 이래 '으르렁' '중독'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아온 K팝 3세대 대표주자이고, 첸백시의 핵심인 백현은 솔로로도 초동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슈퍼 IP다. 관계자들은 "갓 데뷔한 신인은 데뷔가 목표이기 때문에 소속사의 부당한 요구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아티스트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 갑을 관계는 당연히 역전된다. 소속사 입장에서는 아티스트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이 막대하기 때문에 정산요율을 유리하게 변경해주고, 계약금을 올려주고, 전속계약 기간을 줄여서라도 아티스트를 잡고자 한다. 더욱이 최근엔 아티스트가 원하는 활동을 강제할 수 없고, 아무리 신인이라도 아티스트 동의를 받아야 모든 스케줄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계약서를 쓰게 돼있다. 이런 상황에서 엑소 정도 되는 톱스타라면 SM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텐데 멤버들 입장에서 아쉬움과 서운함, 부족한 부분이 보일 수는 있어도 아티스트 자유 의지에 반하는 가스라이팅을 했다는 건 믿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 미스터리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것이다. 엑소는 7월 컴백을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상황. 그러나 컴백을 불과 한달 앞두고 이번 사태가 벌어지면서 엑소 컴백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첸백시 측은 "어떤 상황에서도 멤버들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며 엑소 활동은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SM을 공정위에 제소까지 한 만큼 원만한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엑소 완전체 활동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또한 첸백시와 SM의 분쟁이 장기화 되어 엑소 컴백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3분기로 예정됐던 디오의 솔로 활동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결론적으로 첸백시 사태가 엑소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어쨌든 SM은 첸백시 측이 요구한 정산자료 사본을 제공하고, 공정위에서도 최대한 사실관계를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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