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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딸들이 해냈다…K팝 걸그룹, 믿고 듣는 음원퀸? 믿고 사는 음반퀸까지!

정빛 기자

입력 2023-05-23 12:45

수정 2023-05-2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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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이 해냈다…K팝 걸그룹, 믿고 듣는 음원퀸? 믿고 사는 음반퀸까지!
최근 한달간 음원 및 음반 시장을 장악한 걸그룹 아이브, 르세라핌, 에스파, (여자)아이들(위부터). 사진 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SM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이제 각 가요 기획사들을 대표하는 얼굴은 '보이그룹'이 아닌 '걸그룹'인 분위기다. 대중적인 인지도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수익성이 뛰어나 '진정한 간판'으로 통하는 것이다.



최근 한달간 걸그룹들이 돌아가면서 음반 및 음원 차트 기록을 휩쓸고 있다. 아이브(4월 10일 컴백), 르세라핌(5월 1일 컴백), 에스파(5월 8일 컴백), (여자)아이들(5월 15일 컴백)이 줄줄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는가 하면, 초동 판매량(음반 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량)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등 '걸그룹 천하'를 누리는 중이다.

사실 인기 걸그룹들의 막강한 음원 영향력은 두말할 나위 없다. 특히 지난해 4세대 걸그룹의 눈부신 활약이 본격 시작되면서, 올해 상반기 내내까지도 걸그룹들이 음원차트 정상 자리를 꽉 잡고 있다. 최근 컴백팀으로 보자면, 아이브의 '키치', '아이엠', 르세라핌 '언포기븐', 에스파 '스파이시' 등이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톱100, 실시간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바다. (여자)아이들의 '퀸카'도 톱100과 실시간차트에서 2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이하 23일 오전 11시 기준).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걸그룹의 음반 파워가 커졌다는 점이다. 최근 컴백한 걸그룹 네 팀이 모두 초동 밀리언셀러를 기록, 놀라움을 샀기 때문이다. 컴백순으로 보자면, 아이브는 첫 번째 정규 앨범 'I've IVE'로 초동 110만 장, 르세라핌은 첫 번째 정규 앨범 '언포기븐'으로 초동 125만 장, 에스파는 세 번째 미니앨범 '마이월드'로 초동 169만 장, (여자)아이들은 여섯 번째 미니앨범 '아이 필'로 초동 116만 장을 돌파(이하 한터차트 기준)했다.

특히 전작 '걸스'로 초동 112만 장을 넘기며 걸그룹의 밀리언셀러 시대를 연 에스파는 이번 신보 발매 2주 만에 201만 장을 판매, 더블 밀리언셀러가 됐다. 지난해 9월 정규 2집 '본 핑크'로 앨범 판매량 200만 장을 넘긴 블랙핑크에 이어 에스파까지, 걸그룹도 이제 밀리언셀러를 넘어 더블 밀리언셀러를 넘보는 앨범 판매력을 갖춘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음원 시장에서는 걸그룹이, 음반 시장에서는 보이그룹이 강세였다. 이에 걸그룹은 대중성, 보이그룹은 팬덤이라는 공식도 뒤따른 바다. 무엇보다 음원보다는 음반이 수익성이 높아, 업계에서는 '걸그룹은 돈이 안 된다'는 말이 있었다. 일각에서 웬만한 2군 보이그룹이 1군 걸그룹보다 매출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그러나 최근 걸그룹들이 기존 대중성에 팬덤까지 잡으면서, 매출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걸그룹이 이제는 '믿고 듣는 음원퀸'뿐만 아니라, '믿고 사는 음반퀸'으로도 등극한 셈이다.

더불어 인기 보이그룹 못지않게, 콘서트 투어 규모도 확장해 소속사 '효녀'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블랙핑크는 약 150만 명을 동원하는 K팝 걸그룹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 '본 핑크'를 진행 중으로, 이 투어를 통해 단 두 달 만에 7848만 달러(한화 1048억) 수익을 거뒀다는 외신의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트와이스는 K팝 걸그룹 최초로 7만 관객 규모의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을 매진시켰고, 에스파도 오는 8월 해외 아티스트 사상 데뷔 이후 최단기간으로 일본 도쿄돔에 입성한다.

업계에서는 가요 기획사의 매출 및 영업 이익에 소속 걸그룹의 지분이 상당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에 14회의 월드투어를 진행한 블랙핑크의 활약으로 YG엔터테인먼트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상승한 1575억원, 영업이익은 497% 뛴 365억 원으로 집계된 바다. JYP엔터테인먼트도 1분기 앨범 누적 판매량 178만 장으로, 소속 아티스트 중 가장 많은 앨범을 판 트와이스를 업고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무엇보다 미국 스타디움을 포함한 트와이스의 월드투어 진행으로, 콘서트 매출이 67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105.7% 성장을 보였다.

한 가요 관계자는 "대부분 회사에서 걸그룹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보이그룹 경우는 소위 대박이 날 때까지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 편인데, 인기 걸그룹을 보면 자리 잡는데 시간이 금방이다. 요즘에는 대부분 유튜브 콘텐츠로 글로벌 팬들이나 대중에게 어필하는데, 걸그룹은 이러한 콘텐츠로 대중성 보장이 용이하다. 음원의 경우에도 보이그룹은 퍼포먼스형이라면 걸그룹은 이지리스닝 곡이 많아, 음악을 알리는 데 수월한 편이다. 그런데 지금 인기 걸그룹은 대중성에서 그치지 않고 코어 팬덤까지 확보한다. 예전에는 걸그룹은 높은 인지도로 광고 수익이 제일 높게 잡혔지만, 이제는 광고에 플러스로 음반, 콘서트, MD 등 수익성도 확인됐다. 아무래도 대중성을 잡으면 잠재적 코어 팬덤에 대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요즘은 구매력이 뛰어난 '여덕(걸그룹을 좋아하는 여자 팬들)'이 많아, 대중성부터 시작해 이들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음반 판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들도 '여덕'이 많은 걸그룹이다"고 분석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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