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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휩쓴 '더글로리'…유독 북미·유럽에서 힘못쓰는 이유[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고재완 기자

입력 2023-03-15 13:23

수정 2023-03-1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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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휩쓴 '더글로리'…유독 북미·유럽에서 힘못쓰는 이유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이하 더글로리2)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15일 '넷플릭스 TOP 10'에 따르면 '더 글로리2'는 공개 후 단 3일 만에 1억 2446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 뿐만 아니라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 부문을 통틀어 전체 1위에 올라섰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23개 국가에서 1위를, 도합 79개 국가의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날카로운 필력, 설득력 있는 서사, 인상적인 열연으로 기대를 뛰어넘는다"(The Hindu), "1초도 놓칠 수 없는 플롯, 한순간도 눈 뗄 수 없는 장면들"(AV Club), "여전히 강력한 복수. 전 파트의 폭발적인 인기를 넘어설 것"(Ready Steady Cut) 등 해외 매체들의 찬사도 이어지는 상황.

하지만 '더글로리2'가 예상만큼 힘을 못쓰는 지역도 있다. 북미와 유럽 지역이 그렇다. OTT 통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2'는 미국와 캐나다에서 1위를 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3위로 데뷔해 14일 4위로 내려앉았고 캐나다에서는 13일 잠깐 2위로 올라섰다가 14일 다시 3위가 됐다. 유럽 지역에선 폴란드와 튀르키예에서만 '더글로리2'가 1위를 기록중이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남미에서도 열광하고 있는 '더글로리2'. 왜 유독 북미와 유럽에서는 크게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까. 이는 '학교 폭력'과 관련된 문화의 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계 어디서나 학교 폭력은 없는 곳이 없지만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가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은 '왕따' 문제가 심각하기도 하지만 과격한 폭력으로 변화되지 못한다. 바로 '총기 자유화' 지역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교 총기 난사가 더 심각한 사회문제다. 총기에 대한 두려움은 역설적이게도 학교내 힘의 균형을 불러오고 있다.

이로 인해 북미 시청자들은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이 몇십년의 세월을 두고 복수를 준비하고 가해자들을 파멸 시키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나마 상위권을 유지하는 이유는 김은숙 작가 대사의 맛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유럽은 가장 적극적으로 학폭 문제에 대응하는 지역이다. 학폭 신고 어플이 활성화돼 있고 문제가 발생하면 작은 피해라도 적극적으로 해결해 학폭이 큰 사회문제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다. '더 글로리'를 보더라도 왜 교사들이나 공권력이 이를 방지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더 글로리' 속 대사들처럼 학교 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서 교육계나 공권력이 이를 외면해 사적 복수를 꿈꾸는 드라마가 등장할 정도로 큰 사회 문제가 됐다.

전세계에 자랑할만한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했지만 어느 한 편으로는 너무 여실히 드러난 국내 학교 폭력의 현실이 민망할 따름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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