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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써니' 속 원조 '맑눈광'? 저 세지 않아요"…'스마트폰을' 천우희, 외유내강의 인간화(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3-02-22 08:49

수정 2023-02-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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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니' 속 원조 '맑눈광'? 저 세지 않아요"…'스마트폰을' 천우희…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가녀리고 유약한 외모와 달리 누구보다 강단 있고 강렬한 연기로 매 작품 '캐아일체'의 진수를 보인 배우 천우희(36). 외유내강의 인간화 그 자체인 천우희가 이번에도 혼연일체 된 열연으로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스릴러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김태준 감독, 영화사 미지 제작)에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후 일상이 흔들리는 나미를 연기한 천우희. 그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출연 과정부터 악역으로 변신한 임시완과 호흡까지 모두 털어놨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천우희는 극 중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가 운 좋게 되찾게 되지만 이후 정체를 알 수 없는 준영(임시완)과 잦은 만남, 그리고 하룻밤새 비밀리에 운영 중이던 SNS 계정과 메신저까지 모두 해킹당하면서 일상이 파괴되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양극단에 놓인 나미의 감정을 세밀하고 촘촘하게 쌓아 표현한 현실 연기로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천우희의 열연이 통했을까. 지난 17일 전 세계 공개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21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 전 세계 2위를 지키고 있다. 공개 이틀만인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 연속 2위 자리를 지키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입증했다.

천우희는 "이 작품은 모두가 공감하고 본인에게 대립할 수 있는 상황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아마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이 있을 법한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 물론 영화 속 이야기처럼 휴대전화에 극한의 불안감을 느끼지는 않지만 내 정보가 공개된다는 상상을 가끔 하지 않나?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과 나를 동일화되고 있기도 하다. 기계일 뿐인데 이걸로 모든 걸 소통하고 모든 신용정보가 담겨있으니까 자신과 정체성이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작품이 공개됐을 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한국 정서가 많이 녹아있는 작품이지만 분명 전 세계 시청자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자부심을 전했다.

기존의 강렬한 캐릭터와 또 다른 결을 보인 평범하지만 강인한 인물을 소화한 천우희는 "나를 아는 대중은 내가 워낙 센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초반부터 강력한 인물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그런데 이번에 맡은 캐릭터 나미는 평범한 인물이고 인생이 뒤흔들린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 그걸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유약하지만 강단 있어 좋았다. 물론 다들 '천우희는 뭘 해도 세서 다 이길 것 같다'라는 반응이어서 연기할 때 힘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영화가 공개된 이후 주변의 반응도 특별했다. 천우희는 "엄마는 이 작품을 보고 '너무 좋은 작품인데 이번에도 묶이고 잡혀 가더러' '물에 빠져 고생 많이 했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어쩌면 나에게 고생이라는 서사가 있어야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정말 신기한 게 대중이 나를 어떻게 처음 접하느냐에 따라 나를 보는 이미지가 다르다는 걸 굉장히 느끼고 있다. 예를 들어 '써니'(11, 강형철 감독)나 '곡성'(16, 나홍진 감독)을 먼저 접하면 나를 마주할 때 굉장히 어려워하고 또 '한공주'(14, 이수진 감독)를 본 대중은 연민을 갖더라. 또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본 사람들은 친근하게 생각하더라"고 웃었다.

떠오르는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으로 호평받은 임시완과 호흡도 특별했다. 천우희는 "임시완은 정말 잘해줬고 현장에서도 가만히 안 있을 정도로 계속 돌아다니며 노력을 많이 하더라. 성격적으로도 똑똑하고 전략적이고 계획적인데 평소 성격이 이 작품 속 캐릭터와도 잘 묻어난 것 같다. 그래서 임시완이 연기한 준영이라는 인물이 매력적이고 구체적으로 나온 게 아닌가 싶다"며 "임시완을 지켜보니 평소에도 '맑눈광'인 것 같더라. 임시완과 이야기를 할 때 보면서 너무 예쁘장하게 생긴 친구가 똑똑하게 이야기를 잘하더라. 또 이따금 정말 독특한 포인트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천우희는 영화 '써니'에서 본드를 흡입하고 유리병 조각으로 위협을 가하는 학생 이상미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바, '원조 맑눈광'으로서 임시완과 비교에 "임시완이 연기한 '맑눈광'과 내가 '써니' 때 연기한 캐릭터가 조금 다른 것 같다. 나는 '써니' 때 사랑받지 못해 생긴 광인이었고 또 아픔이 있는 처절한 광인이었다. 게다가 '써니' 캐릭터는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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