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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20대 원톱' 김유정, 더이상 밟지 못할 무대가 없다

문지연 기자

입력 2023-02-1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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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원톱' 김유정, 더이상 밟지 못할 무대가 없다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브라운관에 스크린에 심지어는 무대까지. '배우' 김유정이 밟지 못하는 무대는 더 이상 없다.



스크린과 안방을 돌아 이번에는 무대다. 2003년 아역배우로 데뷔해 현재 20년차를 맞이한 김유정은 내실을 탄탄히 하며 자신만의 무대를 완벽하게 채워가고 있는 배우다. 매 작품마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다지고, 심지어는 '편성 배우'로까지 불리는 김유정은 현재 막을 올리고 있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통해 관객과의 직접 소통까지 이어가는 중이다.

김유정이 오르고 있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사랑에서 탄생했다는 유쾌한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 김유정은 셰익스피어의 사랑이자 부유한 상인의 딸 비올라 드 레셉스로 변신해 무대 위에서 숨쉬고 있다. 김유정이 연기하는 비올라는 당시 여성에게 금기시됐던 연극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당찬 여성이자, 셰익스피어와의 뜨거운 사랑을 간직한 인물로 그려지는 등 그동안 김유정이 그려왔던 당당한 여성 캐릭터와 맞닿은 부분이 많다.

김유정은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남장 내관 홍라온으로, 또 '홍천기'에서는 신령한 힘을 가진 화공 홍천기로, 영화 '20세기 소녀'를 통해서는 사랑보다는 우정이 먼저인 당찬 소녀 나보라를 연기하며 폭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 바 있다. 그런 그가 표현하는 비올라 역시 김유정이 가진 매력을 200% 발휘할 수 있는 장이었다. 특히 연극 무대가 펼쳐지는 내내 김유정의 등장 장면을 기다리게 되는 것도 관전 포인트. 김유정은 2시간 반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며 확실한 베테랑 배우임을 증명했다.

연극 무대 중에서는 극히 드물다는 대형 연극에 관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 앞에서 쩌렁쩌렁한 발성과 확실한 발음으로 대사를 전달했고, 그 상황에서도 감정선까지도 확실히 전달했다. 눈물을 짓게 만든 장면들이나, 웃음을 유발하는 것 역시 수준급. 데뷔 이래 연극 경험이 예고 시절의 그것밖에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능숙한 완급조절을 해내는 김유정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감탄을 자아낼 정도. 심지어는 드라마와 영화 등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유정이 선택한 무대는 그의 용기를 확신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심지어 김유정은 이번 공연을 통해 1인 3역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비올라이자 켄트, 그리고 무대 위의 줄리엣으로 분하는 김유정의 3색 열연은 연극 단 한 편에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진귀한 경험. 특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섬세하게 표현됐던 김유정의 열연들을 관객들이 함께 호흡하며 즐길 수 있다는 것 역시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장점 중 장점이다.

이날 공연의 경우 셰익스피어 캐스팅 중 가장 몸집이 큰 배우인 이상이와의 호흡으로 완성됐던 바. 섬세하게 움직이는 김유정의 표정을 하나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오페라 글라스가 필수 준비물이다.

이제 김유정이 밟지 못할 무대는 없다. 이미 스물 넷의 나이로 커리어에서 정점을 찍어가고 있는 김유정의 앞으로 행보 역시 기대를 모으는 바. 현재 논의 중인 '마이데몬' 등으로도 이어질 한계 없는 무대 장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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