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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송윤아-장준환 감사♥"…설경구X문소리, 19년만 남녀주연상

백지은 기자

입력 2021-11-2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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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윤아-장준환 감사♥"…설경구X문소리, 19년만 남녀주연상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대배우들이 19년만에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26일 오후 8시 30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배우들의 연기 열정만은 식지 않았기에 시상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남녀주연상은 누가 받게될 것인지 초유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합 속에서 영광의 트로피는 설경구와 문소리에게 돌아갔다.

설경구는 '자산어보'에서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 역을 맡았다. 그는 첫 사극영화임에도 천하제일의 인재로 불리던 명망 높은 학자 정약전이 창대를 통해 새로운 것에 눈을 뜨고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입체감 있는 연기로 막강한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문소리는 공동 프로듀서를 맡은 '세자매'에서 타인의 아픔을 보고도 묵살한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려는 문제적 둘째 미연 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를 펼쳐 또 하나의 벽을 깨고 새로운 연기의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청룡은 '모가디슈' 김윤석 조인성, '자산어보' 변요한, '승리호' 송중기, '내가 죽던 날' 김혜수, '기적' 임윤아, '낙원의 밤' 전여빈, '콜' 전종서 등 막강한 후보들 중에서도 설경구와 문소리의 손을 들어줬다. 재미있는 것은 설경구와 문소리가 2002년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었다는 것. 2000년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박하사탕'으로 첫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설경구는 2002년 '공공의 적'으로 두 번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문소리 또한 같은 해 '오아시스'로 한국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키며 신인여우상의 주인공이 됐었다. 그런 두 사람이 19년 만에 남녀주연상 수상자로 다시 만나며 의미를 더했다.

설경구는 "수상소감을 준비 못했다. 혹시 주신다면 생각나는대로 얘기하자고 했다. 그 생각은 했다. '자산어보'로 배우상을 주신다면 (변)요한이에게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왔었다. 변요한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촬영현장을 힐링 현장으로 만들어주신 이준익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많은 배우들이 자신을 희생하며 이 보물같은 영화를 만드는데 힘을 보탰다. 사극인데도 예산이 작은 영화였지만 그런 배우들 덕분에 큰 영화를 만들었다. 올한해 고생많은 소속사 식구들께 감사드린다. 내 동지 송윤아에게 감사드린다. 항상 나를 걱정해주고 염려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자산어보' 대사처럼 구정물 흙탕물 다 묻어도 마다않는 자산같은 배우 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문소리는 "자매님들(김선영 장윤주) 덕분이다. 감사하다.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 다 감사드린다. 우리 자매들에게 딸들이 있다. 그 딸들이 폭력과 혐오의시대를 넘어 당당하고 행복하게 웃으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영화다. 이 땅의 모든 딸들에게 그 마음이 전해졌으면 했다. 코로나19 시국으로 많은 분들께 전해지진 못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 더 많이 전해졌으면 한다. 윤여정 선생님, 홀리뱅 언니들, 멋진 언니들이 있어 우리 딸들의 미래가 더 밝지 않을까 한다"며 감격했다.

이어 "이런 자리에 종종 서봤는데 한번도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얘기를 못해봤다. 나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해주시던 엄마가 70세에 배우에 도전을 해서 최근 단편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 됐다. 오늘도 연습실에서 대본 연습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촬영을 며칠 앞두고 있는데 아버지가 몸이 아프신데도 가신다고 하더라. 엄마의 촬영을 응원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니 순조로운 촬영을 기원한다. 엄마의 열정이 언제나 큰 가르침이다. 우리 집에 있는 장 모 감독이 시나리오가 잘 안풀려서 요즘 굉장히 힘들어한다. 본인은 감독으로서 재능이 없다고 괴로워한다. 그 창작의 고통에 빠진 모습이 예전엔 멋있었는데 요즘은 짠하다. 장준환 씨 머릿속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울지 나는 확신한다. 기운냈으면 좋겠다. 더 멋진 여자들 영화로 찾아뵙겠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국영화의 질적향상과 국내산업의 진흥발전을 돕기 위해 1963년 제정된 청룡영화상은 대한민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42회 시상식은 '안방마님' 김혜수와 유연석이 진행을 맡았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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