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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검은 태양' 유오성 "인생 3쿼터, 첫 드라마로 괜찮겠다 싶었죠"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0-27 07:58

수정 2021-10-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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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태양' 유오성 "인생 3쿼터, 첫 드라마로 괜찮겠다 싶었죠"
사진=MBC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유오성이 '검은 태양'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유오성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박석호 극본, 김성용 연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오성은 '검은 태양'에 합류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배우는 작가님과 연출자가 이용하는 공공재다. 배우가 출연할 때는 그 사회적 발언에 동의해서 출연하는 건데, 거기에 대한 일말의 선택이 없었다. 제 나름대로는 제가 나이를 먹어가며 사회생활을 해온 걸 보니 이제 3쿼터에 진입을 했더라. 나에게 운명적으로 3쿼터의 첫 번째 드라마로 괜찮겠다 싶었고, 전혀 알지도 못한 사람이 나와 작업을 하고 싶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었다. 내 역할의 이미지는 고려한 게 아니다"고 했다.

그렇게 만난 '검은 태양'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유오성은 "대본을 보고 '이거 영화로 찍었어야 하는 거 아니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차를 풀어서 만들었는데 저는 '이거 아둔한 사람은 못 보겠는데?' 싶었다. 씨줄날줄이 얽힌 게 많아서 보다가 못 알아들을 거 같은, 그런 치열하고 치밀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 더 생기가 돌았다"고 평했다.

그동안 강렬한 악역의 이미지를 쌓았던 유오성은 '검은 태양'에서도 정점을 찍었다. 유오성은 "어떻게 보실 수도 있고, '주유소 습격사건' 할 때는 '단순무식하다'고 하고, '친구'는 '살벌하다'고 하고, '챔피언'은 '순박하다'고 하지 않나"며 "빌런을 계속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냐고 하시는데,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싶다. 사람이라는 것이 쪼개보면 두 쪽이다.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듯이 제가 빌런을 한다고 하면, 반대로 보면 그만큼의 순수하고 여린 면도 갖고 있는 거다. 연기를 할 때 힘을 주고 그런 게 아니라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악역 이미지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유오성은 덤덤히 생각했다. 유오성은 "캐릭터 이미지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은 적은 없다. 방송도 영화도 고도의 거짓말을 하는 작업이다. 진실된 감정을 전하기 위한 고도의 수단으로 거짓말을 하는 거라서, 연기인 부분이다. 농담으로 그런 얘기도 한다. '너도 인간이니'도 그렇고, '장사의 신'도 그렇고, '검은 태양'도 그렇고. 드라마를 찍다 보면 내편이 거의 없다. 농담으로 '내가 가성비 좋은 배우구나' 싶다. 히어로 쪽은 사람이 많은데, 내쪽엔 사람이 없다. 혼자 다 싸우고 있으니 가성비가 좋은 배우 아니냐"며 웃었다.

유오성이 만들어낸 백모사는 외로운 인물이었다. 유오성은 "백모사는 외로움이다. 인물 자체가 갖고 있고 겪을 외로움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 드라마를 찍으며 저는 제 대사는 아니지만, 지혁이가 기억을 상실하고 원상복귀 했을 때 박사가 얘기하는 대사가 이게 아닌가 싶다. '머릿속에 기억과 감정이 존재하는데, 감정이 너무 세버리면 기억이 훼손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경험치가 있으니, 내가 어느 순간 속상했을 때를 보면 그 당시의 내 감정이 세서 눈에 익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드라마가 표면적으로는 국정원 얘기고 첩보물 같지만, 그 안에는 감정과 기억이라는 것을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검은 태양'은 1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요원 한지혁(남궁민)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내부 배신자를 찾아내기 위해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유오성은 극중 어둠의 권력을 틀어쥔 '범죄자 위의 범죄자' 백모사를 맡아 한지혁, 유제이(김지은)와 맞섰다.

'검은 태양'은 웨이브 오리지널로 제작돼 MBC에서 최고 시청률 9.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고, OTT 유입률을 높이는 등 선전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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