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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중년멜로女神부터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까지"…김희애→정유미, 女주연 불꽃 경쟁

고재완 기자

입력 2020-11-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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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멜로女神부터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까지"…김희애→정유미, 女주연 불…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충무로 최고의 여우들이 '청룡의 여신' 자리를 놓고 소리없는 전쟁을 벌인다.



제41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은 그 어느 때보다 불꽃튀는 격돌이 전망된다. '윤희에게'의 김희애(53), '정직한 후보'의 라미란(45), '디바'의 신민아(36),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전도연(47) 그리고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37)까지,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수작들 속 명배우들이 모두 집결, 수상자를 전혀 예상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제41회 청룡영화상은 12월 11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다. 여우주연상 네티즌 투표는 글로벌 숏폼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에서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된다.

▶중년 멜로의 독보적 여신, 김희애

김희애는 중년 멜로로 이미 안방극장을 평정했다. '밀회'와 '부부의 세계' 단 두작품 만으로도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이제 스크린 평정까지 꿈꾸고 있다. '우아한 거짓말'과 '허스토리'로 이미 두 차례 청룡 여우주연상을 노린 바 있는 김희애가 이제 결실을 준비한다. 특히 '윤희에게'는 그의 주종목인 멜로라 더욱 눈길이 간다.

그는 이 작품에서 타이틀롤 윤희 역을 맡아 한 통의 편지를 받고 비밀스런 첫 사랑의 기억을 찾아 딸과 여행을 떠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잔잔하지만 잔잔하지 않은 인물의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내 '역시 김희애'라는 감탄사를 자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노미네이트조차 너무 늦었다, 라미란

라미란의 노미네이트는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만큼 충무로에서의 존재감은 예사롭지 않다. 그는 드물게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쉽지 않은 후보 선정인 만큼 이 작품에서 보여준 연기의 수준도 가늠해볼 수 있다.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감초 연기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라미란은 2018년 '걸캅스'를 통해 주연으로서도 한 작품을 충분히 이끌 수 있는 배우임을 과시했다. 그리고 '정직한 후보'에서는 단독 주연을 맡아 거짓말을 못하게된 국회의원 주상숙 캐릭터를 그의 색깔로 그려내며 코미디 장인으로서의 명성을 입증했다.

▶로코여신에서 연기파 배우로, 신민아

모델 출신 배우 그리고 '로코여신', 그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우리는 현재 연기로 승부하는 진정한 배우의 탄생을 보고 있다. 신민아는 '디바'에서 '인생 연기'라고 일컬어질만큼 돋보이는 활약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라는 평을 받았다. 실제 수영 선수처럼 근육량을 늘렸고, 직접 다이빙대에 올라 고소공포증을 극복했다.

하지만 재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겉으로 보이는 노력보다는 스크린 속에 그대로 드러나는 디테일한 표정연기 때문이다. 관객들에게 이영의 감정 하나하나를 고스란히 스며들게한 연기는 진정한 배우로 한걸음 더 내디뎠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다.

▶이제 이름이 없으면 아쉬운, 전도연

청룡 여우주연상 후보리스트에 그의 이름이 없다면 아쉬울 정도다. 그만큼 거의 매년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고 있는 배우가 바로 전도연이다. 지난해까지 13회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고, 1999년 '내마음에 풍금'으로, 2007년 '밀양'으로 2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면 윤정희, 김혜수와 함께 최다 수상자(3회)에 등극하게 된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역을 맡아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를 뽐냈다. 등장하는 신만으로도 작품의 온도를 바꿔버리는 존재감은 전도연만이 할 수 있는 파격아닌 파격이다.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 정유미

정유미는 2011년 '도가니' 이후 9년 만에 '82년생 김지영'으로 여우주연상에 재도전한다. 그는 이 작품에서 타이틀롤이자 대한민국 평범한 30대 여성 지영 역을 맡아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연기를 펼쳤다. 특유의 현실 연기가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다. 이미 이 작품으로 정유미는 부일영화상과 영평상 등 각종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휩쓸만큼 인정받았다.

정유미의 가장 큰 매력은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만의 독특한 연기스타일로 몰입시킨다는 것이다. '82년생 김지영'에서도 그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유미는 없고, 김지영만 존재했고, 또 하나의 수작을 탄생시켰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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