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연출 도전이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올해 정진영이 '사라진 시간'으로 메가폰을 잡았고, 하정우, 김윤석, 유지태, 박중훈, 문소리 역시 이미 첫 연출작을 선보였다. 정우성과 이정재 역시 감독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편이 아닌, 단편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배우들도 눈에 띈다. 단편 영화는 장편 영화보다 훨씬 적은 예산, 스태프들로 완성되는 작품이지만 규모가 작은 만큼 연출자가 각본과 기획에도 중심이 돼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영화의 짧은 러닝타임에서 연출자의 개성과 매력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연출력을 더욱 강조되는 통로다. 2017년 개봉한 문소리의 첫 장편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역시 그가 연출했던 세 개의 단편 영화를 하나로 묶은 작품으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문소리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줬다는 평을 받으며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매력과 개성을 모두 겸비한 안재홍 역시 러닝타임 30분의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로 단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장거리 연애를 하던 울릉도 남자와 육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안재홍이 연출과 각본, 주연까지 1인 3역을 맡았고 영화 '소공녀'로 연기 호흡을 맞춘 적 있는 이솜이 출연한다.
유튜브에 공개된 지 3주만에 5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네티즌으로부터 자타공인 최고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역량을 과도한 과장 없이도 인상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