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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잘생긴 외모가 약점"…'좀비킹' 연상호 감독, '반도'X강동원 향한 자부심

조지영 기자

입력 2020-07-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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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생긴 외모가 약점"…'좀비킹' 연상호 감독, '반도'X강동원 향한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강동원은 너무 잘생겨서 영화 캐스팅을 할 때 약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본인이 가진 숨겨진 매력이 더 많은 배우죠!"



'부산행'(16)에 이어 4년 만에 좀비 액션 영화 '반도'(영화사레드피터 제작)로 7월 출사표를 던진 연상호(42) 감독. 그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반도'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2016년 한국 영화 최초 좀비를 소재로 좀비버스터 '부산행'을 완성,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폭발적인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 'K-좀비' 열풍의 서막을 연 연상호 감독. 그가 4년 만에 '부산행'의 시퀄인 '반도'를 공개,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를 살릴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앞서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11) '창'(12) '사이비'(13) '서울역'(16) 등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을 연출하며 이름을 알렸고 2016년 첫 실사 영화 '부산행'을 도전, 단번에 1000만 흥행 성적과 함께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으로 떠올랐다. 충무로에서 금기로 여겨지던 좀비물을 과감히 도전해 성공으로 이끈 연상호 감독은 이후 두 번째 실사 영화로 초능력 소재를 다룬 '염력'(18)을 선보였고 '부산행' 이후 4년 만인 올여름 후속편인 '반도'로 다시 한번 금기에 도전했다.

올여름 국내 텐트폴 영화 중 가장 첫 번째로 관객을 찾는 '반도'는 기대를 입증하듯 오감을 만족하는 스토리와 진화된 세계관으로 완벽한 후속편의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 9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 '반도'는 '부산행' 이후 4년 뒤, 폐허가 된 한국을 배경으로 최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담아냈다. 지옥 같은 세상에서 더 지옥 같이 변해버린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면을 깊이 있게 다뤘고 또 광활한 도심을 배경으로 더욱 공포스러운 좀비와 이에 맞서는 속도감 넘치는 카체이싱 액션 등을 담아 시원하고 짜릿한 쾌감을 안겼다. 'K-좀비'의 바이블이 된 '부산행'과 '부산행'의 프리퀄인 '서울역'을 완벽하게 이은 '반도'는 '연니버스(연상호 감독+유니버스)'의 완성판 그 자체로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코로나19 상황 속 여름 극장 대전에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연상호 감독은 "원래부터 '반도'는 7월 개봉을 목표로 뒀다. 처음부터 개봉일을 변경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반도'가 여러모로 재기의 시작인 느낌이 들었다. 어제(9일) 시사회를 통해 실감이 좀 났다. '반도'라는 영화가 극장 산업과 밀접하고 책임감 있는 작품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코로나19도 있지만 이전부터 있었던 이슈(OTT 시장 확장)에 대해 예전부터 고민이 있었는데 그런 고민의 결과가 '반도'인 것 같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영화가 더 부각된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생각을 전했다.

'좀비물 원조'로 통하는 연상호 감독은 근래에 쏟아지는 좀비물에 대한 생각 또한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부산행' 이후 국내에서 좀비물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지금은 좀비물을 대하는 관객의 평가가 더 까다로워졌다고 하는데 사실 '부산행' 때가 더 까다로웠던 것 같다. 당시 '부산행'이 잘 돼서 기준점이 돼버린 것은 있지만 '부산행'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원래 좀비물을 좋아하는 분들은 좀비의 스피드에 대해 '왜 좀비가 빠르게 움직이냐'고 불만을 품기도 했다. 그 당시에 내가 세웠던 좀비에 대한 기준이 있었고 '반도'도 그 안에서 만드는 것이었다"며 "작업적으로는 여러 가지 믹스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부산행'을 할 때도 이미 전 세계에서는 좀비물이 많이 나왔고 변종 좀비도 많았다. 그때는 '뛰는 좀비는 클래식 좀비가 아니다'라는 말이 많았다. '부산행'은 클래식을 따르려고 만들었고 '반도'는 '부산행' 이후 4년 뒤의 이야기다. 여러 가지 새롭게 하려는 노력도 많았다. 클래식 좀비에 대한 연장 선상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답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좀비물이 붐이 됐고 전 세계를 돌아 다시 한번 한국에 붐이 일어나고 있다. 나 역시 좀비물을 만들고 있지만 '좀비가 무엇인가?'란 고민을 하게 됐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좀비에 열광하게 됐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다. 대중적인 시그널을 읽으려고 노력한 결과인 것 같다. 어떤 작품이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맞아 히트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게 아닌 경우도 있다. 하지만 분명하건 어떤 메시지를 다루던 대중이 원하는 게 확실하게 있고 그걸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중 예술을 하려는 창작자로서는 그걸 읽으려고 노력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비단 이런 대중의 시그널을 읽으려는 연상호 감독의 노력은 전작인 '염력' 흥행 실패가 주요한 영향으로 작용된 것은 아니었다. 연상호 감독은 "'염력' 흥행 실패 때문에 대중의 시그널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다. '부산행' 때부터 이미 생각했던 부분이다. '부산행'을 한다고 했을 때 자본적인 것도 그렇고 어느 정도의 관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목표가 확실히 있었다. 나는 보통 아주 개인적인 취향과 가상의 관객으로 작품을 기획하는데 작품을 만들 때마다 그 두 영역의 악력 다툼이 존재한다. 사실 '염력'은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들어가기도 했다. 나의 개인적인 취향과 대중의 시그널이 적절히 조합된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반도'로 첫 호흡을 맞춘 주인공 정석 역의 강동원에 대한 자부심도 남달랐던 연상호 감독은 "강동원은 이번에 작업하면서 많이 놀랐다. 굉장히 몰입력이 좋다. 개인적으로 현장에서 배우만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배우를 어떤 각도에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여기는데 배우, 카메라, 조명, 배경 등이 각자 연기한다고 생각한다. 강동원은 그걸 정말 잘 아는 배우다.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게 나온다는 걸 알더라. 자신의 몸 사용법을 잘 아는 배우였다. 마찬가지로 감정 연기를 할 때도, 액션 연기를 할 때도 아주 명확하게 안다는 느낌이 있었다. 작업하기엔 아주 편했다"고 답했다.

잘생긴 외모의 강동원에 대해 "강동원을 오래전부터 알고 좋아했던 배우였다. 한국의 대표적인 미남 배우지 않나? 그런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동원이 작업한 작품들을 보면 아주 전형적인 외모만 드러난 작품에 갇혀있지 않았다. 얼굴에 여러 가지가 있는 배우다. 흔히 말해 얼빠진 느낌도 있고 차가운 느낌도 있다. 실제로 해왔던 연기를 보면 악역도 많이 하고 코미디도 많이 했던 배우다"며 "준(이레)이와 처음 차에서 만난 신을 촬영할 때 내가 뒷자리에서 파닥거리라고 디렉션을 줬는데 사실 이미지가 강한 배우 중 그런 연기를 불편해하는 배우도 있다. 그런데 강동원은 너무 좋아하고 과할 때까지 해보자고 하더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는 배우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앞으로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잘생겨서 영화 캐스팅을 할 때 약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가진 것이 더 많은 배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20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등이 출연했고 '부산행' '염력'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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