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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영민 "'부부의 세계'=김희애 그 자체..함께 호흡 영광"

문지연 기자

입력 2020-05-2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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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민 "'부부의 세계'=김희애 그 자체..함께 호흡 영광"
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영민(49)이 김희애와의 호흡에 감사를 표했다.



김영민은 2001년 영화 '수취인불명'으로 데뷔한 후 2018년 tvN '나의 아저씨'를 만나기 전까지 주로 연극 무대와 스크린에서 활약했던 배우다.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2013)와 '협녀, 칼의 기억'(2015), '대립군'(2017)에서도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고, '돈키호테'(2010)와 '혈우'(2017)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무대에 올랐다. 브라운관에서는 MBC '천하일색 박정금'과 '베토벤 바이러스'(2008)로 시청자들을 처음 만난 뒤 10여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나의 아저씨'를 시작으로 MBC '숨바꼭질', OCN '구해줘'를 거치며 쉼 없는 연기를 펼쳤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주현 극본, 모완일 연출)에서는 이태오(박해준)의 친구이자 고예림(박선영)의 남편, 그리고 지선우(김희애)를 흠모하는 남자 손제혁으로 분해 열연했다. 그가 출연한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로, 28.4%라는 역대급 기록을 남기며 종영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김영민은 최근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부부의 세계'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부부의 세게'는 마지막 촬영 후 메이킹 영상을 공개, 김희애와 배우들이 포옹으로 여운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영민도 메이킹 영상에서 김희애의 품에 적극적으로 안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화기애애한 촬영장의 분위기를 엿보게 했다.

김영민은 촬영을 마친 뒤 김희애와의 호흡에 대해 "선배님은 지선우를 유지하고 있어야 할까. 평소에는 소녀 같은 면도 있으시고 여리여리하신데, 현장에만 가면 지선우가 된 모습들이 보였다. '지선우를 연기한다'가 아니라, 이미 체화된 모습이 보였고, 현장에서 그렇게 느꼈다. 작품을 보니 숨을 쉬며 상대를 보시는데 이미 그 호흡만으로도 지선우가 된 모습이 보일 때 소름이 끼치더라. '유지를 위해 노력을 하셨겠구나'가 느껴지니 배우로서 존경스러웠고, 현장에서 편하게 계실 수도 있을 텐데,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셨고, 또 그런 부분들 때문에 배우들에게 살갑게 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을 텐데,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태오를 안아주시는 모습이 예쁘더라. 그런데 (이)무생이가 '저도요'하고 안기기에 그래서 '그럼 저도요'라면서 안겼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은 진중하고 무거웠지만,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고 시청자 분들이 시청률을 좋게 해주신 것도 좋았다. 현장 자체는 무거울 수도 있었지만, 응원 덕분에 계속 파이팅하고 기운을 차렸다"고 덧붙였다.

김영민은 첫 대본리딩 당시를 회상하며 "차분하게 리딩을 시작했는데, 희애 선배님 입장에선 모르는 얼굴들이 많았을 거다. 그래서 걱정도 됐을 텐데 '어떻게 모르는 배우들과 풀어갈까' 하셨을 거 같다.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다들 너무 좋아서 걱정이 사라지더라'고 말해주시는 걸 보고 정말 감사했다. 후배 배우 입장에서 감사했고, 그런 걱정을 표현하지 않으시다가 연기를 하면서 상대의 장점을 보시고 하나 하나씩 풀어가셨구나가 느껴지니 감사했다"고 말했다.

'디테일'을 맞춰간 덕분이 지선우와 손제혁이 함께했던 베드신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영민은 "걱정을 많이 했던 장면"이라며 "지선우가 목적을 가지고 만났지만, 한국 드라마에서는 없는 스타일의 장면이었다. 남편의 친구와, 또 친구의 아내와 육체적 관계가 아닌 이유가 있던 베드신을 찍게 된 거다. 제혁의 입장에서는 욕망이었지만, 지선우는 어쩔 수 없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런 거였다. 시나리오상 재미 있던 것은 지선우의 리드였다. 서로 이기려고 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본능적인 면을 통해 인간을 표현하는 것 같았고, 여성 주도적인 면과 지지 않으려는 남성의 치졸함이 담긴 장면이었다고 생각했다. 많이 걱정했던 장면이었는데, 의외로 잘 풀렸다. 감독님과 (김희애) 선배님이 이 장면을 어떻게 만들지 얘기를 하는데 쉽게 풀렸고, 선배님이 워낙 잘 하셔서 신이 한번에 풀린 느낌이었다. 전체적인 동선을 짜면서도 놀랄 정도로 '이렇게 해도 돼?'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원한 그림으로 잘 나오게 됐다고 판단했다. 쉽게 풀려서 덜 민망한 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본에는 '밀친다 일어난다' 등의 지문이 친절하게 표현돼있지는 않았다고. 간단한 설명만 있던 대본의 디테일을 살린 이는 바로 김희애였다. 김영민은 "실제 연기를 하다 보면, 지선우의 마음도 보여야 했고 인간의 욕구도 보이면서도 슬프고 어쩔 수 없음도 보여야 했는데 이걸 잘 표현하셨다. 저는 손제혁의 입장에서 욕망도 있지만, 지선우에게 영향을 끼치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저도 그러려고 노력했다. 그런 것들이 호흡이 잘 맞았다. 그런 면에서는 감독님이 원하던 색을 잘 말씀을 해주셨고 무리하지 않고 나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선우와의 모든 장면 덕분에 '눈에서 욕망이 흐른다'는 호평까지 받은 김영민이다. 그는"내면과 외면을 모두 잘 표현하려고 노력해서 그런 것 같다'며 "내면만 있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외면만 있어도 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두 가지를 잘 조율하려고 하는 펴이었고, '사랑의 불시착'과 촬영 기간이 겹친 부분도 있었는데, 그곳에선 착하고 귀엽게 했다면 '부부의 세계'에서는 색이 달라서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미리 했었다. 베테랑 선배인 김희애 선배와의 작품이었고, 작품에도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대본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려고 했던 부분들이 눈빛에 반영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김영민은 '부부의 세계'의 성공을 지선우를 연기한 김희애와 모완일 감독의 디테일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김희애 선배가 워낙 디테일하게 잘 하니까 배우들도 따라갔고 끌어갔다. 선배님이 표현한 지선우, 감독님이 표현한 '부부의 세계'의 톤이 전체 배우에게 영향을 끼쳤다. 저도 많이 배웠고, 후배 배우들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그 영향이 아니었나 싶다. 준영이(전진서)도 그렇고, 초반에 '어떡해요'라고 했던 후배들도 '어떡해요가 뭐야 잘 하면서'라고 할 정도로 스스로 발전한 모습들을 보여줬다. 그 가장 큰 영향력은 김희애 선배와 감독님이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영민은 '부부의 세계'를 마친 후 JTBC '사생활'에 곧바로 합류해 하반기 시청자들을 만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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