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주역들은 20일 낮 12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초대한 청와대 오찬 자리에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최우식,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등 주요 취재진들과 제작자인 ㈜바른손이엔에이 곽신애 대표를 비롯해 주요 스태프들이 참석했다. 극중 박사장 부부(이선균, 조여정)의 자녀로 출연한 두 배우, 정지소와 아역 정현준도 참석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오찬에 앞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청와대 충무전실에서 밝은 표정으로 '기생충' 팀을 반겼다. 봉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에 일일이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기생충' 팀은 오찬장인 인왕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 오찬 음식에는 '기생충'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메뉴인 '짜파구리'도 등장했다.
식사에 앞서 문 대통령은 "우리 영화 100년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 것도 아주 자랑스럽고, 오스카 역사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쓰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아주 자랑스럽다. 봉 감독이 워낙 탁월해 비영어권 영화라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최고의 영화,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특별히 자랑스럽다"라며 "그 자랑스러움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우리 국민에게 큰 자부심이 됐고, 아주 많은 용기를 줬다. 그점을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영화 뿐 아니라 한국 문화예술의 우수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기생충'뿐 아니라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케이팝, 한국 드라마, 주요 국제 음악콩쿠르에서의 한국인 수상 등을 거론하며 "한국은 문화 전반에서 변방이 아닌 세계 중심부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문화예술 산업 분야의 저변이 풍부하다거나 두텁다고 말할 수는 없을 거다. 문화예술계도 영화 '기생충'이 보여준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 영화 제작 현장이나 배급·상영 유통구조에서 불평등이 있다"며 "'기생충'이 보여준 사회의식에 깊이 공감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불평등이 견고하다. 그런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최고의 국정목표로 삼는데, 반대도 많이 있고 속 시원하게 금방금방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매우 애가 탄다"고 덧붙였다.이어서 문 대통령은 영화 제작 현장에서의 표준 근로시간제와 주 52시간 등을 준수한 봉준호 감독과 제작사에게 경의를 표했다. "일없는 기간에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복지가 잘되도록 노력하고, 영화 유통구조에서도 독과점을 막을 스크린 상한제가 빨리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거다. 한마디로 영화 산업 융성을 위해 영화 아카데미 지원을 늘리고, 확실히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간섭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문 대통령 내외에게 적접 '기생충'의 각본집과 스토리북을 선물하며 오찬 초대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주연 배우들의 눈을 가린 독특한 포스터 속 모습을 재현하는 눈가리개 소품도 함께 전하자 김정숙 여사는 직접 눈가리개를 써보며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한 '기생충' 배우들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으며 오찬을 즐겼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대학동기이기도 한 육성철 청와대 행정관, 그리고 배우들과 함께 자신의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