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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강태오 "'녹두전' 능양군 악역 아닌데..악플도 받았죠"

문지연 기자

입력 2019-12-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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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태오 "'녹두전' 능양군 악역 아닌데..악플도 받았죠"
'조선로코-녹두전'으로 첫 사극 연기를 선보인 배우 강태오가 3일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강태오는 극중에서 광해군에 대한 반정을 도모해 인조가 되는 능양군 차율무 역을 맡았다. 논현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2.0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강태오(25)가 '녹두전'을 완전히 떠나보냈다.



강태오는 2013년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의 멤버로 데뷔한 이후 MBC '미스코리아'(2013), tvN '스무살'(2014), 한국·베트남 합작 드라마 '오늘도 청춘 시즌1,2'(2014, 2016), MBC '여왕의 꽃', MBC '최고의 연인'(2015) 등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에도 MBC '당신은 너무합니다'(2017), OCN '쇼트'(2018), '그 남자 오수'(2018) 등에서 주연급 배우로 활약했고, 올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에서도 청춘의 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받았다.

최근 종영한 KBS2 '조선로코-녹두전'(임예진 백소연 극본, 김동휘 강수연 연출)에서는 훗날 능양군 인조가 되는 차율무 역을 맡아 훈훈한 짝사랑남에서부터 흑화된 능양군의 모습까지 다채롭게 보여주며 극에 긴장감을 선사했다. 강태오가 출연했던 '녹두전'은 미스터리한 과부촌에 여장을 하고 잠입한 전녹두(장동윤)와 기생이 되기 싫은 반전 있는 처자 동동주(김소현)의 발칙하고 유쾌한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를 그려낸 작품으로, 최고 시청률 8.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강태오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녹두전'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강태오는 2019년을 "녹두전의 한 해"라고 표현했다. 그는 "'녹두전'으로 6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길게도, 짧게도 느껴지는 시간이었는데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종방연까지도 끝난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마지막회를 다같이 보고 나니 그때야 실감이 나더라. 그러나 후련하고 속이 시원한 것보다도 아쉬웠고 서운한 감정이 컸다. '어디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었고, 또 율무와 완전한 이별을 해야 하니 서운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강태오는 '녹두전'을 통해 강렬한 반전 연기를 선보였다. 6회(중간광고 기준 12회)부터 친절했던 차율무가 사실은 왕좌를 노리는 능양군(인조)임이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당시 '능양군'과 '인조'가 각각 포털사이트 검색어 1, 2위에 오르기도 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증명했다. 강태오는 "1부부터 8부까지 대본을 미리 봐서 흑화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일차원적인 계산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1막과 2막의 인물이 같은 인물인 것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어쩌다가 이 인물이 변하고, 동주에게 집착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서사를 가지고 잘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로 하여금 공감과 이해, 납득할 수 있는 표현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악역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강태오는 "능양군을 완전한 악역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떤 실수를 하든, 자기가 생각하기에 누가 자신을 악당이라고 생각하겠나. 사람들이 옆에서 봤을 때 도덕적으로 그릇된 행동을 하니까 악당이고 나쁜 사람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단면적으로 봤을 때 율무가 사람을 죽이는 것들이 나쁜 행동이지만, 자신의 이유가 있었으니 '율무에게 어떤 서사가 있고 과정이 있었다'고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로 하여금 이해가 가고 납득을 시키려고 노력했지만, 대실패였다. 그래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니 다음 작품에서 더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태오에 앞서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김소현은 "태오 오빠는 '능양군'이라고 부르면 싫어했다. 율무로 불러달라고 하더라"고 깜짝 폭로한 바 있다. 이에 강태오는 "처음에는 율무로 나오다가, 흑화로 인해 능양군이 됐었는데 스태프들이 처음에는 '율무 해보자' '율무야 이리와'라고 하시다가 어느 순간부터 '능양군 오세요'라고 하더라. 그 모습이 장난으로 서운했다. 나는 율무인데, 능양군이라는 것이 뭔가 싶었다. 그냥 율무라는 이름이 귀엽지 않나. 그렇게 귀여운 이미지로 남고 싶었던 욕심이었다"고 밝혔다.

율무로 불리고 싶었다던 그이지만, 야심이 있는 눈빛으로 인해 능양군 캐릭터에 욕심이 나기도 했단다. 강태오는 "야심이 있는 눈빛에 매력을 느꼈다. 율무를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1막의 율무 이미지는 그동안 많이 해왔던 배역이었고, 2막부터는 새로운 색의 율무가 등장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매력이 있었고 다채로운 색을 가진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하고 싶었다'던 배역인 율무를 표현하기 위해 강태오는 살까지 뺐다. 약 7kg을 감량했다는 그는 자신이 TV 화면에 부어서 나온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태오는 "실제로 보면은 날씬하다는 말씀도 많이 하시지만, 화면 상에서는 아무래도 부어서 보이기 때문에 아쉽다. 그래서 이번 율무의 이미지를 위해서는 날카롭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6~7kg을 뺐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그의 어깨선에 한복이 딱 들어맞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강태오는 이에 대해서도 "한복을 입으면 옷이 날개라고, 비단옷을 입는 인물이 된 것처럼 자세가 달라지더라. 그래서 캐릭터에 빠지기도 더 수월했던 것 같다. 한복과 한옥 세계 덕분에 사극에 대한 매력을 더 많이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율무로 기억되고 싶다"던 강태오의 말과는 반대로, 드라마에 과몰입한 시청자들로 인해 악플도 생겨났다. 강태오는 "'저 XX죽으면 좋겠다'는 댓글도 달리더라. 그런 걸 보면서 '드라마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예전에는 저한테 말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과물입을 했겠구나 싶기도 하다. 저는 좋게 말하면 낙천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단순해서 정화작용이 빠른 편이다. 악플을 보든 친구와 싸우든 실연을 당하든 갈등이 생기면 다음날 바로 괜찮아진다. 낙천적이라고 하는 게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뒤흔들 정도로 파격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터라, 연말 시상식 수상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강태오는 "솔직히 상에 대해서는, 만약 주신다면 기분 좋게 받고 싶은 마음이다. 6개월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상을 주신다면 정말 기분 좋게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저도 물론 열심히 했지만, 동전커플(동주 녹두)이 너무 잘해줘서 '베스트커플' 상을 꼭 받으면 좋겠다"고 수상에 대한 기대감과 동전커플에 대한 마음을 동시에 표현했다.

강태오는 '녹두전'을 마친 뒤 MBC '하자있는 인간들'에 특별출연 중이다. 이후 차기작을 검토하며 휴식기를 가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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