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진주 중천리유적,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 등에서 사람 얼굴 모양이 장식된 토기가 출토된 적이 있지만 삼면에 얼굴 모양이 표현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화랑문화재연구원은 금호강 지류인 청통천 주변 넓은 평야를 조망하는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한 소월리 유적을 발굴조사한 결과 삼국∼통일신라 시대 고상건물지(高床建物址)와 구덩이(수혈), 토기가마, 고려∼조선 시대 무덤 등 많은 인간활동 흔적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고상건물이란 땅에 세운 기둥 위에 바닥을 만든 건물을 말한다.
유적 중심을 이루는 고상건물지는 사용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 구릉의 완만한 경사면에 밀집돼 있고, 주변으로 배수를 위한 도랑과 구덩이들, 울타리(추정) 등을 배치해 일반적인 거주보다는 특수한 목적의 건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28㎝가량인 이 토기는 윗부분 중앙에다가 원통형으로 낮게 돌출한 구멍을 뚫었다. 옆면에는 같은 간격으로 원형 구멍을 뚫어 귀를 표현했고, 각 구멍 사이 세 개의 면에 무표정한 듯, 심각한 듯, 말을 하는 듯한 표정의 얼굴 무늬를 각각 새겼다.
두 눈과 입은 기다란 타원형으로 밖에서 오려냈으며, 콧구멍에 해당하는 작은 구멍 2개는 안에서 밖으로 찔러 만들었다. 또 콧등을 중심으로 양쪽을 살짝 눌러 콧등을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토기와 함께 출토된 시루 몸통 중간 지점에는 소뿔 모양 손잡이 2개가 부착됐다. 토기와 시루는 서로 결합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