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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김해숙 된장찌개 못 잊어 韓방문"…임달화, 中 '멜로장인'의 용기와 도전

조지영 기자

입력 2019-11-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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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숙 된장찌개 못 잊어 韓방문"…임달화, 中 '멜로장인'의 용기와 …
영화 '리틀 큐'의 홍콩배우 임달화가 20일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11.2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중국의 '멜로 장인', 나야 나!"



휴먼 영화 '리틀 큐'(나영창 감독)에서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반려견 Q를 만나 점점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각 장애인 셰프 리 포팅을 연기한 중화권 스타 임달화(64). 그가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리틀 큐'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오랜만에 내한해 한국 팬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리틀 큐'는 아시아 전역에 무려 3억부 판매 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모은 베스트셀러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세심한 훈련을 거쳐 까칠한 맹인 셰프에게 매칭된 안내견 Q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갈등과 우정, 사랑을 그린 '리틀 큐'는 국내보다 앞서 지난 7월 25일 중국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는 등 흥행 역시 큰 성공을 거뒀다. 인간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은 '리틀 큐'는 연말 국내 극장가에 상륙, 중국에 이어 한국 관객을 사로잡을 준비에 나선 것.

특히 '리틀 큐'는 수백 편의 영화를 통해 국내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중화권의 대표적인 스타 임달화의 주연작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홍콩 누아르 열풍이 한창이었던 1990년, 오우삼 연출작 '첩혈가두'의 아락 역으로 국내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임달화는 그 이후에도 '살파랑'(05, 엽위신 감독) '흑사회'(11, 두기봉 감독) '엽문'(09, 엽위신 감독) 등의 작품에 출연하여 선 굵은 명품 연기를 선보인 명배우. 임달화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12)을 통해 한국 영화에 진출, 극 중 홍콩팀 보스 첸 역으로 씹던껌 역의 김해숙과 중년 로맨스를 펼쳐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후 '감시자들'(13, 조의석·김병서 감독)에서는 엔딩을 장식한 카메오로 깜짝 등장해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도둑들' '감시자들' 홍보차 내한해 한국 관객과 직접 소통한 임달화는 신작 '리틀 큐'를 들고 다시금 팬들을 찾았다. 무엇보다 이번 내한은 지난 7월 중국의 한 행사장에서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 충격적인 사건 이후 첫 내한 행사로 관심을 끌었다. 기적적으로 빠른 회복 이후 국내 팬들을 만나게 된 임달화는 지난 19일 한국에 입국해 20일 '리틀 큐' 시사회 및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 무대인사 등을 일정을 소화하며 국내 팬을 만났다.

오랜만에 한국 관객을 찾은 임달화. 시사회에 앞서 본지와 만난 임달화는 "오랜만에 한국 관객을 만나게 돼 너무 기쁘고 설렌다.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를 좋아하고 또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가족들과 한국 관광도 많이 오고 영화 촬영 및 홍보를 위해서도 종종 찾았다. 이렇게 좋은 작품으로 한국 관객을 만나고 또 관객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가 많이 된다"고 웃었다.

또한 임달화는 '리틀 큐'에 대해 "'리틀 큐'는 한 마디로 사랑 이야기다. 사랑이라는 메시지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사랑이 없다면 '리틀 큐'가 아니다. 어떤 장르의 작품이라도 사랑 메시지가 담겨있다. '도둑들'에서는 씹던껌 김해숙과 중년 로맨스를 선보였고 '리틀 큐'에서는 강아지와 우정, 사랑을 담았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또한 임달화는 "이 작품을 통해 안내견의 시스템을 알리고 또 시각장애를 가진 분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경험하고 공감해줬으면 좋겠다. '도둑들'을 통해 '달링' 김해숙과 중년 로맨스를 펼쳤는데 그때 추억도 너무 좋았다.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좋은 기운을 전해주는 것 같다. 최근에는 '기생충'(봉준호 감독)을 봤는데 정말 봉준호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했다. '기생충' 안에 그려진 독특한 가족애와 사랑 메시지가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며 "평소 멜로 연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동안 범죄, 액션 장르를 많이 출연했는데 특히 한국 관객에게 그런 이미지로 고착될까 봐 조금 우려가 되기도 한다. 중화권의 '멜로 장인'으로 보인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앞으로 어떤 형태든 사랑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무려 200편에 달하는 필모그래피를 가진 임달화. 그에게 '리틀 큐'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았고 또 동물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고. 임달화는 "처음으로 동물과 교감을 하면서 연기를 하게 됐다. 전작들에서는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데 어렵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안내견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것 자체가 내겐 도전이었다. 보통 사람과 연기를 할 때는 언어와 몸을 통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전할 수 있는데 안내견은 그렇지 못해 너무 어려웠다"고 고충을 전했다.

그는 "그런데 이번에 만난 상대 배우인 안내견 Q는 너무 완벽하게 연기를 이어가 촬영을 하면서 깜짝 놀란 순간이 많았다. 지금까지 200편 가까이 작품을 이어가면서 만난 상대 중 가장 최고의 열연을 펼친 파트너였다. Q의 연기가 좋았기 때문에 나 역시 내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고 만족스러운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상대 배우 중 사람으로는 김해숙이, 동물로는 Q가 최고였던 것 같다. 그 어떤 배우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여배우다. 실제로 Q는 홍콩에서 안내견으로 활약하고 있는 개다. 아직 안내견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제 은퇴를 준비할 나이가 됐다. Q가 은퇴한 뒤엔 내가 Q를 입양해 가족으로 함께 살아갈 계획이다"고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이어 "사실 '리틀 큐'를 하면서 겪은 고충은 안내견 Q가 아니었다. 첫 시각장애 연기였다. 특수 렌즈를 끼고 촬영에 임했는데 그 렌즈를 끼면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생활을 하는 걸 간접 경험했는데 그게 굉장히 공포스럽고 또 연기로 어떻게 표현될지 걱정됐다. 너무 작위적인 연기가 되지 않을까 계속해서 자기 검열을 해야 했다. 다행히 연기적 평가가 현실적이라는 반응이라 지금은 안심하고 있다. 첫 맹인 연기가 스스로 뿌듯하고 만족스럽다"고 자신했다.

또한 임달화는 ""'리틀 큐'는 안내견의 이야기다. 나도 이 작품을 통해 안내견에 대해 많이 배우고 또 반려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안내견을 지원하는 기부도 많이 하게 됐고 관객도 이 작품을 보고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길 바란"고 당부했다.

한국 영화에 대한 오랜 팬이기도 한 임달화는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도 언급했다. 그는 "'도둑들' '감시자들'을 통해 한국 영화를 촬영한 경험도 있고 기본적으로 한국 영화도 많이 본다. 아무래도 김해숙이 '도둑들' 촬영 당시 끓여준 된장찌개 맛을 잊지 못해 계속 한국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임달화는 '도둑들' 내한 당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해숙의 된장찌개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도둑들'로 맺어진 김해숙과 인연이 7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그뿐만 아니다. 임달화는 한국에 올 때마다 김해숙과 '도둑들' 팀이 좋아했던 마카오의 유명 쿠키를 사 오는 등 각별한 사이임을 밝혔다. 무엇보다 임달화는 김해숙과 함께 21일 진행되는 제40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발탁, 특별한 무대로 재미를 전할 계획이다. 그는 "매번 한국에 올 때마다 김해숙이 끓여준 된장찌개를 생각한다. 이번에 청룡영화상 시상을 결정한 것도 전적으로 김해숙 때문이다. 김해숙과 영화는 아니지만 특별한 무대에서 다시 재회하고 호흡을 맞추고 싶어 청룡영화상 참석을 결정했다. '달링'을 다시 만날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 지금까지 청룡영화상은 외국인 배우가 3회에 걸쳐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고 들었다. 나도 새 한국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면 청룡영화상 후보에 도전하고 싶다. 아마 곧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한국 팬들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리틀 큐'는 까칠한 시각 장애인 셰프와 그의 곁을 지키며 큰 힘을 불어넣는 반려견의 애틋한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임달화, 양영기, 나중겸, 양채니 등이 출연했고 '도묘필기' 시리즈, '금강왕' '보응'을 연출한 나영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2월 12일 국내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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