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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태우 "코믹 연기? 이종석이 '괜찮겠느냐'고 걱정"

문지연 기자

입력 2019-03-20 14:58

수정 2019-03-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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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우 "코믹 연기? 이종석이 '괜찮겠느냐'고 걱정"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마친 배우 김태우(49)를 만났다.



김태우는 1996년 KBS 18기 슈퍼 탤런트로 데뷔해 드라마 '첫사랑'(1996)으로 얼굴을 알렸다. 영화에서의 활약도 이어졌다. 1997년 '접속'(장윤현 감독)으로 시작해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 박찬욱 감독), '리턴'(2007년, 이규만 감독), '기담'(2007년, 정식 정범식 감독),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년, 홍상수 감독), '관상'(2013년, 한재림 감독),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년, 이석훈 감독), '창궐'(2018년, 김성훈 감독)에 출연하며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김태우는 드라마로도 명품연기를 보여준 배우다. '도쿄 여우비'(2008)의 정현수, '바보 엄마'(2012)의 박정도, 그리고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의 조무철 역 등 다수 작품에서 열연을 했다. 또한 '신의 선물 - 14일'(2014)에서는 한지훈 역을, '징비록'(2015)에서는 선조 역을 맡아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굿 와이프'(2016)에서도 열연했다. '블랙'(2017)의 저승사자 역 역시 100% 소화했으며 '시크릿 마더'(2018)와 '추리의 여왕 시즌2'에서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최근 종영한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정현정 극본, 이정효 연출)에서는 도서출판 겨루의 대표 김재민 역을 맡아 '꼰대 보스' 역을 코믹하게 소화했다.

김태우가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입은 옷은 '코믹'이다. 김태우는 데뷔 후 첫 코미디 연기를 드라마로 선보이며 주변의 호평을 많이 받았단다. 그는 "원래 대학에 다닐 때부터 코미디를 너무 하고 싶었다. 제 이미지가 악역이든 아니든 진중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코미디가 하고 싶었고, 이번에 하게 됐다. 사실 시작은 코미디가 좋아서 이 작품을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코미디냐 아니냐'를 떠나서 작품 자체가 개인의 취향에도 맞았고 사람 냄새가 났다. 그런 팀원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좋았고, 대본도 정말 좋았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뚝심있게 쓰시더라. 이정효 감독도 워낙 잘 하는 감독이니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코믹한 장면들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일까. 주변에서 오히려 자신의 '이미지'를 더 걱정해줬다는 김태우다. 심지어 동료 배우인 이종석은 '괜찮겠느냐'고도 했다고. 김태우는 "'내 이미지가 어떻게 될까'에 대한 생각은 안 했는데 종석이와 농구장 장면을 찍으면서 주윤발의 버버리를 입고 농구를 했다. 의상팀이 현장에서 급히 구해온 옷이었다. 종석이가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나한테 이러더라. '괜찮으시겠어요. 이렇게 망가져도 되겠어요'라고 했다. 여태 방송에서 본 김태우의 이미지가 있다 보니 걱정이 됐나 보다. '난 아무 상관이 없고 전혀 괜찮다'고 했다. 연기인데 뭐 어떠냐"고 했다.

특히 겨루 출판사의 결성 장면은 무성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김태우는 영화 '다찌마와리'를 찍었던 임원희에게 조언까지 들었다고. "겨루 출판사의 과거 신을 무성영화 느낌으로 편집할 거라는 얘기를 듣고 임원희 형에게 전화해서 다찌마와리 톤을 물어봤었다. 그때 반응이 좋아서 마지막회에서 나영이를 데리러 갈 때 서비스 컷 느낌으로 또다시 같은 연기를 했다. (임원희)형이 '포인트는 들숨'이라고 해줘서 연습을 했다. 그리고 추임새인 '어이쿠' 같은 부분들도 알려주셔서 저의 느낌과 믹스해서 넣었다."

극중 김재민은 '눈치 없는' SNS 사용자로 지적을 받기도 하고, 젊은 감성을 유지하기도 하며 출판사 직원들의 눈초리를 받았지만, 실제로 김태우는 SNS 중 하나인 페이스북의 존재도 최근에 알 정도로 트렌드와는 먼 인물. 김태우는 "드라마에서 제가 하나 잘 했던 것이 트위터를 올리면서 의자를 밟고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 장면을 만든 거다. 원래는 '사진을 올린다'였는데 애드리브를 했다. 사실 저는 트위터를 어떻게 올리는지도 모르고, 차단이 뭔지도 몰랐다. 그래서 이런 장면을 찍을 때는 매니저에게 많이 물어봤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신이다"고 고백했다.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일까. 주변의 반응도 좋았다. 김태우는 "주변에서도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더라. 드라마가 너무 좋다고도 해줬다. 코미디를 떠나서 밝은 연기를 한 것은 정말 잘 한 일 같다. 주변에서도 '너 이런 것 좀 해라. 밝으니 좋다'는 분들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어머니가 그러셨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문자를 보내면서 '진작에 밝은 것 하지'라고도 했다. 역할이 밝으니 옷도 밝은 계열로 많이 입었다. 작품도 재밌다고 하시고, 개인적으로 들은 얘기는 '새로운 것을 하니 좋다'고 했다. 근데 이건 제가 이 작품을 하고 마음에 드니 좋았던 거다. 제가 이미 만족하고 몰입했기에 비난도 칭찬도 모두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화려한 옷도 많이 입었다. 김태우는 "종석이가 우리 스타일리스트 이름을 외울 정도로 유명했다. 다들 촬영장에서 '김태우 선배 뭐 입는지 구경하자'고 할 정도였다.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 스타일리스트가 부담을 가질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 스타일리스트는 칭찬을 많이 받아도 겸손했다. '뭘 입혀도 되는 캐릭터라 재밌었다'고 하더라. 저도 장난으로 '나이 50을 먹어도 오빠가 몸 관리를 잘 한 것'이라고 해줬는데 참 고마운 친구다. 그 친구 뿐만 아니라 헤어 스태프부터 우리 홍보팀, 매니저 등 '우리 팀'이 잘해줬기 때문에 저도 좋은 연기를 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태우는 벌써 데뷔 23년차 배우다. 그러나 자신에 대해 '연기에 끼가 없다'고 했다. 오로지 노력만으로 이뤄진 결과란 뜻이다. 김태우는 "23년이 됐는데, 사실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연기를 더 잘하는 게 아니지 않나. 지금까지의 작품들은 다 제 새끼 같다. 연기로 접근해서 어느 하나 점수를 매길 수 없는 진짜 제 새끼들이다. 오히려 안되거나 인정을 못 받은 작품들에 더 애착이 간다. 좋은 작품이었지만, 인정을 못 받았던 '도쿄 여우비' 같은 작품들이 아프게 남는다. 잘 된 자식들은 걱정이 없지만, 안 된 자식들은 신경쓰이고 안타깝다"고 연기인생 23년을 돌아봤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17일 최종회에서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6.7%,(닐슨코리아 집계) 최고 7.2%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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