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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V 아놀드 허 CGO가 밝힌 대규모 e스포츠 투자 이유는?

남정석 기자

입력 2018-02-19 08:03

KSV 아놀드 허 CGO가 밝힌 대규모 e스포츠 투자 이유는?
글로벌 e스포츠 전문사인 KSV에서 마케팅과 회사 성장 등을 담당하고 있는 아놀드 허 CGO.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칠 수 없다."



국내외 e스포츠는 최근 상당한 변혁기를 거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와 같은 게임들이 국내 혹은 글로벌 단위에서 새로운 e스포츠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고, 여기에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 e스포츠는 여러 내홍을 겪으며 어려움에 빠진 반면 글로벌 단위의 e스포츠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기를 목전에 둔 둔 대조적인 상황이다. 물론 e스포츠로 대변되는 디지털 스포츠가 기존 전통 스포츠에 버금가는 콘텐츠로 성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한국 e스포츠에서 상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7년간 e스포츠에 몸을 담았던 삼성이 글로벌 e스포츠 전문 회사인 KSV에 '리그 오브 레전드'팀을 넘기고, e스포츠에서 손을 뗀 것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떠났다는 소식은 상당한 악재임은 분명했고, 당연 화제의 초점은 삼성에 쏠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작 e스포츠계에선 명분보다는 실리를 챙겼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만큼 KSV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KSV는 앞서 참가비만 200억원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진 '오버워치 리그'에 한국을 대표하는 서울 다이너스티팀을 만들었고, 지난 1월부터 출전을 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사 카밤(Kabam)의 공동 창업주인 케빈 추가 회사를 넘긴 자금과 실리콘밸리의 투자금을 모아 KSV를 만들고, '오버워치'를 비롯해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히어로즈 오버 더 스톰' 등 4개 종목의 팀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기존 국내의 e스포츠 산업 규모에선 운영하기 힘든 구조이기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이 모델이 성공을 거둔다면 분명 e스포츠는 또 하나의 '점프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SV에서 CGO(글로벌 성장 책임자)를 맡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아놀드 허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e스포츠는 가장 중요한 변혁기를 맞고 있다. 큰 기회 요소가 있고 잠재력이 큰 분야인데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선 투자는 당연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허 CGO는 KSV에 합류하기 이전 구글 트래블과 보스턴 컨설팅 등에서 투자 매니저로 근무했고, 지난해 9월까지 3년 가까이 미미박스의 미국 지사장을 역임하며 실리콘밸리와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직접 경험했다. 그렇기에 그는 "실리콘밸리에선 좋은 애플리케이션만 만든다면, 투자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할 정도로 미래가치가 훨씬 중요하다"며 "기존의 e스포츠 투자 규모에 비춰봤을 때는 큰 액수겠지만, e스포츠의 잠재성을 고려한다면 결코 무모한 투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를 홍보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국내의 스포츠 비즈니스가 아닌 프로스포츠 시장을 주도하는 북미 모델에 훨씬 더 가까운 셈이다. 최근 KSV는 게이밍 기어 제조사인 레이저를 메인 스폰서로 영입했다. e스포츠가 글로벌 콘텐츠라는 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다.

허 CGO는 "그렇기에 최고의 선수를 모으거나 팀을 인수하고 있으며, 선수단의 복지를 위해선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원칙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상반기 내 소속 선수들을 한데 모은 e스포츠센터를 열 예정이다. 서로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자산관리나 외국어 학습 등 체계적인 매니지먼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선수들의 스트리밍 방송은 물론 자체 e스포츠 시스템과 노하우 등을 콘텐츠로 제작, 글로벌 팬들과 적극 소통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도 구상중이다.

허 CGO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평균 시청자의 연령대가 50대 중후반이지만, e스포츠는 10~20대이다. 이 트렌드가 지속된다면 e스포츠는 주류 스포츠가 될 것은 자명하다"며 "글로벌 e스포츠는 메이저 시장인 탑 티어, 그리고 여기에 선수를 수혈하는 팜 시스템 등 두가지로 크게 나눠질 것 같다. KSV는 한국을 기반으로 하는 구단이기에 당연 탑 티어를 지향하고 있다"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세계 최고의 선수와 시스템을 보유한 e스포츠 종주국이다. 최고 실력의 팀과 선수, 그리고 두터운 팬층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구단이다. 이런 선순환만 이뤄진다면 국내 e스포츠 구단도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일 충분한 기회 요소가 있다"며 "한국 e스포츠 산업이 장점을 잘 살려 거대한 변혁의 물결을 잘 타고 나갔으면 좋겠다. KSV가 앞장서겠다"고 힘줘 말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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