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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역주행 성공한 '1987', 단지 대통령 효과 때문일까

조지영 기자

입력 2018-01-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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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주행 성공한 '1987', 단지 대통령 효과 때문일까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 주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문재인 대통령과 강동원의 무대인사로 화제를 모은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이 이틀 연속 흥행 1위를 차지하며 스크린 정상 굳히기에 돌입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상망 집계에 따르면 '1987'은 지난 9일 17만5799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1987'의 누적 관객수는 444만5246명으로 집계됐다.

1987년 1월부터 6월까지 펼쳐진 대한민국 비극의 역사를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포문을 열고 이한열 사망 사건으로 마무리 지은 '1987'. 첩보 액션 영화 '강철비'(양우석 감독,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제작), 판타지 액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1', 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과 함께 올겨울 빅3 기대작으로 꼽힌 '1987'은 한국영화 최초 '6월 민주항쟁'을 사실적으로 또 진중하게 담아 호평받았다.

특히 '1987'은 '강철비' '신과함께1'에 이어 지난해 12월 27일 개봉, 4일 만에 100만 돌파, 6일 만에 200만 돌파, 9일 만에 300만 돌파, 12일 만에 4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우며 순항 중이다. 파죽지세였던 '신과함께1'이 순식간에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극장가 신드롬을 일으킨 가운데 '1987'은 '신과함께1'만큼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2위를 수성했다.

이렇듯 작품성, 메시지, 배우들의 열연 등 3박자 고루 갖춘 '1987'이었지만 좀처럼 열기가 식지 않는 '신과함께1'의 기세로 늘 흥행 정상의 문턱에서 아쉬움을 남기던 찰나, 반전의 역주행이 펼쳐졌다. 개봉 13일 만인 지난 8일 '신과함께1'을 꺾고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던 '1987'은 마침내 이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서며 설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1987'은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과 강동원의 특별 무대인사를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1987'을 관람 후 관객을 향해 "재미, 감동, 메시지 어느 하나만 이뤄도 참으로 대단한 영화인데 3가지를 모두 겸비한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영화를 볼 때 1000만 기록을 넘길지 아닐지 알 수 있는데, '1987'은 확실히 1000만 관객을 돌파하겠다는 확실한 예감이 든다. 많이 봐주시길 바란다"며 "이 영화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였다. '6월 민주항쟁' 등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 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다. 촛불집회에 참석할 때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분이 많을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1987'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또한 그동안 이한열 역을 숨기기 위해 베일에 싸였던 강동원은 이날 무대인사를 통해 처음으로 전면에 나섰고 "영화를 준비하면서 '내가 이렇게 잘살고 있는 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앞으로 열심히 좋은 영화 찍으면서 보답하려고 한다"고 작품에 임하는 소감과 함께 많은 눈물을 쏟아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강동원의 특별 무대인사는 실로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별 무대인사 이후 이틀간 각종 포털사이트는 ''1987' 문재인 대통령' '강동원 눈물'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것.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본 '1987'은 이 특별 무대인사가 흥행의 기폭제가 돼 역주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힘을 받은 '1987'은 이틀째 흥행 정상을 꿰차며 역주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1987' 내부에서는 이런 역주행 움직임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1987'의 흥행 성공이 단지 특별 무대인사 때문만이 아니라고. '1987'의 흥행 원동력은 개봉 초반부터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 '높았던 좌석 점유율'이라는 것. 실제로 '1987'의 좌석 점유율은 9일 기준 22.3%로, 1위 기록 중이다.

'1987'의 투자·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의 홍보 관계자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1987'의 역주행 비결은 문재인 대통령과 강동원의 특별 무대인사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1987'은 다른 경쟁작들과 비교했을 때 좌석 점유율이 상당히 높았다. '1987'은 꾸준하게 관객을 동원하는 힘이 있는 영화였고 그 결과 지난 8일 박스오피스 1위를 할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강동원의 무대인사 효과로 역주행에 성공했다는 시선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강동원, 설경구, 여진구가 가세했고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카멜리아'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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