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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럭키→청년경찰→범죄도시' 충무로 미들급 영화의 반격

조지영 기자

입력 2017-10-18 09:19

 '럭키→청년경찰→범죄도시' 충무로 미들급 영화의 반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극장가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독과점을 무기 삼아 흥행을 주도했던 100억대 블록버스터가 저마다 주춤하고 예상치 못한 미들급 영화가 반격에 나선 것. 충무로를 이끌 미들급 영화가 부활했다.



미들급 영화의 부활은 지난해 10월 개봉한 코미디 영화 '럭키'(이계벽 감독, 용필름 제작)가 단초가 됐다. '럭키'는 성공률 100%, 완벽한 카리스마의 킬러가 목욕탕 키(Key) 때문에 무명배우로 운명이 바뀌면서 펼쳐지는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유해진, 이준, 조윤희, 임지연, 전혜빈 등이 가세했고 '야수와 미녀'를 연출한 이계벽 감독의 11년 만의 복귀작이다.

그동안 '신 스틸러'로 활약했던 유해진이 주연으로 전면에 나서 관심을 끈 '럭키'는 총제작비 60억원(순제작비 40억원)의 중형급 영화로 비수기로 통하는 10월 극장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메가 히트를 터트려 화제를 모았다. 당시 '럭키'의 경쟁작으로는 '아수라'(김성수 감독, 사나이픽처스 제작) '닥터 스트레인지'(스콧 데릭슨 감독) 등이 라인업에 올랐는데, '럭키'는 두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누적 관객수 697만5290명을 끌어모으는 저력을 과시했다.

'럭키'에 이어 반전 흥행을 터트린 미들급 영화는 올여름 블록버스터 대전에서 작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청춘 수사 액션 영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 무비락 제작)이다.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곤 전공 서적과 젊음 뿐인 두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수사 액션이다. 박서준, 강하늘이 가세했고 '안내견' '코알라'를 연출한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20억원의 '군함도'(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 150억원의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 사이에 호기롭게 극장가 출사표를 던진 '청년경찰'은 총제작비 70억원(순제작비 40억원)으로 만들어진 중형급 영화. 비극의 역사를 다룬 묵직한 두 작품과 달리 유쾌한 청춘물로 빈틈을 노린 '청년경찰'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름 스크린 누적 관객수 509만1521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100억대 블록버스터만 선호하던 충무로에 일침을 가한 사례다.

마지막으로 최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형사 액션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 또한 흥행 균형을 맞춘 일등공신으로 빠질 수 없다. '범죄도시'는 수년 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마동석, 윤계상, 조재윤, 최귀화 등이 가세했고 '영어 완전 정복' 연출부 출신 강윤성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무려 열흘, 건국 이래 최장 연휴라 불렸던 올 추석 극장가에 안착한 70억원 버젯의 '범죄도시'는 150억원의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 1176억원(1억400만 달러)의 '킹스맨: 골든 서클'(이하 '킹스맨2', 매튜 본 감독)과 경쟁을 펼쳤는데, 개봉 6일 만에 '킹스맨2' '남한산성'을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꿰차며 극장가 파란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범죄도시'의 선전이 더욱 놀라운 대목은 앞서 언급한 15세 관람가 등급의 '럭키' '청년경찰'과 달리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이라는 것. 청불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까지 누적 관객수 393만3810명을 끌어모으며 미들급 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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