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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미우새' 박수홍, 어쩌다 '국민미운오리'가 됐을까

최보란 기자

입력 2017-07-24 11:20

수정 2017-07-24 14:55

 '미우새' 박수홍, 어쩌다 '국민미운오리'가 됐을까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박수홍, '국민 미운오리'는 날 수 있을까?



지난 23일 방송된 SBS '미운우리새끼'에서는 박수홍의 어머니가 욕받이가 된 아들에 대한 속상함을 드러내 눈길을 모았다. 미운오리가 되는 것을 감수한 박수홍이지만,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복잡했다.

박수홍이 처음 '미우새'에서 '불혹의 클러버'로 반전을 보여줄 때만 해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그간 '개그계의 신사'로 스캔들 한 번 없이 바르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던 박수홍이었기에 숨겨진 취미 생활은 되려 인간적인 면모로 다가왔다. 오히려 박수홍의 색다른 변신을 응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이 거듭될수록 "너무 도가 지나치다", "누가 누가 더 기인인지 대결하는 것 같다"는 등 박수홍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늘고 있는 것은 왜일까? 친구들과 클럽에 가고 싱글만의 자유를 즐기는 것이 나쁜 일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집안을 거품바다로 만든다던가, 클럽음악으로 가수 데뷔한다던가하는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듯한 일탈에 설득력을 잃고 있는 듯하다.

사실 '미우새'는 관찰 예능이다. 박수홍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기에 '왜 그런 행동을 하느냐'라는 질문은 통용되지 않는다. 일상에는 이유가 없고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뿐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행복을 찾겠다는데 문제가 되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있는 그대로 박수홍을 보여주는게 진정성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하지만 '미우새'는 시청자들이 시청할 때 존재가치가 있는 방송용 프로그램이다. 러닝타임은 한정돼 있고 재미있는 장면 위주로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박수홍의 꿈과 인생철학, 시청자의 반응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감수하고 자신의 감행하는 이유 등이 그려진다면 어떨까 싶다. 행동만 보여줘서는 그 진심을 알 길이 없다.

박수홍은 클럽 사랑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개그맨이 되기전부터 가수를 꿈 꿨고, '미우새'에서 오래전부터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간직해 왔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내 주제에 무슨 음악'이란 생각도 있었다"라며 "지금은 혹여 실패하더라도 최소한 도전은 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죽기 전에 해 보고 싶은 것들 도전해 보고 있다"라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어쩌면 시청자들의 반응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불혹을 넘어선 그는 뒤늦게 드러낸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싶지 않을 뿐이다. 비록 조금 늦었지만, 이대로 날지 못하는 평범한 오리로 남는 대신 미운 오리가 되길 작정한 셈. 그 마음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아니며 그 용기는 인정할 만하다.

다만 꿈을 향한 노력과 열정의 조금만 시청자들과 소통에 할애한다면 어떨까. 연예인은 결국 대중의 사랑을 먹는 존재고, 응원의 소리가 클수록 더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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