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줌人] 백일섭, 74살에야 꺼낸 진심…그렇게 '꽃할배'가 된다

최보란 기자

입력 2017-02-23 09:57

more
 백일섭, 74살에야 꺼낸 진심…그렇게 '꽃할배'가 된다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70대가 돼서야 비로소 자신의 속내를 꺼냈다. 할배 백일섭이 어디에도 없던 솔직함으로 인생 2막을 열었다.



백일섭은 앞서 나영석 PD와 손잡고 tvN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로 여행 버라이어티 예능에 모습을 드러내는가하면,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 전격 합류하는 등 이색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신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며 데뷔 50년만에 처음으로 소속사가 생겨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앞서 건강상의 문제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2년만에 전문 매니지먼트와 더불어 예능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다.

1963년 연극을 통해 배우의 길에 들어선 백일섭은 1965년 서울중앙방송(지금의 KBS 한국방송공사) 공채 5기 탤런트로 데뷔했다. 이후 다양한 드라마에서 열연하며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다. 특히 1993년 MBC '아들과 딸'에서 아버지 역을 맡은 백일섭이 취중에 옛 노래 '홍도야 우지마라'는 흥얼거리는 모습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여러 작품 속에서 아버지 역할을 소화, 조용하지만 묵직한 중견 배우로 자리잡아가는 듯 했던 백일섭이 돌연 반전을 선사한 것은 바로 '꽃보다 할배'부터였다. 백일섭은 나이를 잊은 체력의 이순재와 아기미소의 신구, 로맨티스트 박근형 사이에서 투덜쟁이 막내로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여행 초반에는 여행 일정을 잘 따라가는 형들 사이에서 도리어 짜증을 내고 힘들어하는 캐릭터로 튀는 모습이었지만,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투덜대는 대신 한 번 쉬어 가고 느린 걸음으로 다른 사람들에 피해가 갈까 한 발 앞서 출발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그렇게 진정한 '꽃할배'가 된 백일섭은 건강상의 문제로 2년간 방송에서 만나기가 힘들었다. 돌아온 백일섭은 다시 한 번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74세의 나이에 '졸혼'(황혼의 부부가 결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라는, 쉽지 않은 이야기를 꺼내 놓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살림남2'에서 "아내를 만난지 오래됐다. 1년 넘었다. 집 나온 지 16개월 됐다"라며 담담하게 밝힌 백일섭은 "같이 살아도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정답게 살면 같이 사는게 좋은데, 그런데 난 성격상으로 처음부터 그렇게 맺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라고 40년 결혼 생활 끝에 독립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백일섭은 자신을 꼭 닮은 아들과 쌍둥이 손자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평소 애정 표현에 서툴다는 백일섭은 아들과 손자들에게 "사랑한다, 눈물 겹도록 사랑한다"며 속 깊은 곳에 있는 진심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백일섭은 중년의 배우에게는 새롭고도 낯선, 어쩌면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될 삶의 한 부분까지 용기있게 전하며 인생 2막의 문을 열었다. 이에 힘입어 '살림남2'는 첫 회에서 5.3%(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앞서 시즌1 최고 시청률이 3.2%였던 것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상승이다.

황혼의 문턱에서 '꽃할배'와 '살림남'으로 시청자와 소통하고 있는 백일섭의 이야기에 관심이 모아진다.

ran613@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