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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지창욱 "송윤아 선배님과 호흡, 기 빨리는 기분"

백지은 기자

입력 2016-11-14 11:21

수정 2016-11-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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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욱 "송윤아 선배님과 호흡, 기 빨리는 기분"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더 케이투'의 주인공 지창욱이 14일 이태원의 한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지창욱은 'The K2' (더 케이투)에서 특수 경호원 김제하 역으로 출연해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태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1.14/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지창욱과 송윤아의 호흡이 좀더 길었다면 어땠을까.



tvN 금토극 '더 케이투(THE K2)'를 통해 열연한 지창욱을 만났다. '더 케이투'는 전쟁 용병 출신 보디가드 케이투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의 과계를 그린 보디가드 액션 드라마다. 지창욱은 케이투, 김제하 역을 맡았다.

김제하라는 인물 자체가 베일에 싸여있는데다 복잡한 관계의 중심에 섰던 만큼 지창욱의 어깨는 무거웠다. 캐릭터 성격 상 적은 대사로 드라마틱한 감정선과 인물간의 관계를 모두 묘사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창욱은 명품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화려한 보디가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한편 고안나(윤아)와의 치명 멜로로 설렘을 더했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최유진(송유진)과의 관계다. 대치 관계에서 시작됐던 두 사람이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관계로 변하고, 최유진이 김제하를 이성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등 관계 변화가 드라마틱하게 그려졌다.

지창욱은 "내가 사실 가장 재밌게 봤던 부분 중 하나다. 제하와 유진, 그리고 안나. 이 세명의 관계가 너무나 재밌었다. 어떻게 보면 제하 입장에서 최유진은 고용주이기 때문에 지켜주야 하는 사람이고, 안나는 지켜주는 사람이다. 유진은 제하를 갖고 싶어하고 안나와 제하는 사랑하는 사이다. 이 관계가 너무 재밌었다. 두 여자 사이에서 밀고 당기기를 더 잘했다면 더 재밌는 드라마가 됐을 것 같다. 이 부분도 아쉽다. 유진과의 관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제하가 유진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어서는 안되고 그렇다고 적대적인 관계로만 봐서도 안된다. 연민과 동정 사이에서 시청자들이 봤을 땐 사랑일까 연민일까 애증일까를 궁금하게 만들어줘야 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제하 입장에서 명확하게 얘기하자면 사랑은 아니었다. 처음엔 적대감을 갖고 봤던 인물이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고, 그 안에서 이 여자를 보다보니 동정과 연민을 느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유진은 제하를 갖고 싶어하고 그랬던 것 같다"고 밝혔다.

송윤아와 지창욱 모두 연기 잘하는 배우로 정평이 났기 때문인지 두 사람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는 굉장했다. 이에 어떤 이들은 김제하와 최유진의 러브라인이 이어지길 응원하기도 했고, 두 사람이 더 많이 만나야 시청률이 오를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지창욱은 "송윤아는 워낙 연기 잘하시는 선배다. 최유진 역으로 내심 송윤아 선배 같은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 정말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캐스팅이 마침 돼셨다. 너무 재밌었다. 나는 선배님들과 연기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선배님이라고 하면 사실 상하관계가 생긴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 혹은 무대 위에서 배우 대 배우로 만났을 때는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가 서로를 느끼고 바라본다. 선배님도 나를 동등한 파트너 이장에서 바라보는 걸 느낄 때 굉장히 짜릿하고 흥분되고 재밌다. 그래서 송윤아 선배님이랑 호흡 맞출 때 재밌었다. 워낙 잘하시니까. 송윤아 선배님과 연기하면 되게 힘들다. 기 빠지는 느낌이다. 되게 집중의 밀도가 굉장히 높으시다 보니까 어떤 순간도 내가 놓칠 수 없다, 어느 순간이라도 집중의 끈을 놓치면 따라가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계속 집중하다 보니까 한신 한신 촬영이 끝나면 다른 신에 비해 상당히 지치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쉽지 않은데 재밌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러브라인을 형성한 고안나 역의 윤아와 카리스마의 송윤아 중 지창욱의 이상형은 누구일까. 그는 "둘다 뭔가 매력은 있는 것 같다. 카리스마 있는 여자도, 여리여리하고 보호본능 느껴지는 여자도 매력이 있다. 가장 좋은 건 사실 둘다 갖고 있는 사람이긴 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사실 때에 따라선 여자친구에게 애교를 많이 부리기도 하고 때에 따라선 남자답게 행동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애교만 부리면 재미없지 않나. 그래서 둘다 갖고 있으면 참 좋겠다. 욕심 참 많죠"라며 웃었다.

'더 케이투'에는 송윤아 뿐 아니라 조성하 김갑수 등 선배 배우들도 많았다. 그래서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지창욱은 "이제는 연기 조언을 해주시는 분이 많이 없다. 어릴 땐 선배님들이 많이 말씀해주셨다. 그런데 어느덧 나도 서른이 되고 이러다 보니까 선배님들이 말씀하시기가 그런가보다. 아무리 후배라도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 얘기하는 건 민감한 부분이라 불편해하시는건지 아쉽다. 조금더 시간이 있었다면 연기적으로 좀더 의견을 나눴으면 어땠을까 싶다. 사실 김갑수 선배님 팬이었다. 많이 물어보고 싶었는데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제는 지창욱도 30세 배우가 됐다. 남자 나이는 서른부터라는 말도 있는데 20대 때와 달라진 점이 있을까.

그는 "연기적으로는 잘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느끼는 감정이 20대 때와는 다르다. 어릴 때부터 서른 살에 대한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서른이라는 숫자 자체가 남자한테는 의미가 있는 나이인 것 같다. 그래서 조금더 많은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내 스스로 남자가 되어야 할 것만 같고 뭔가 달라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조금더 남자가 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한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이 드니까 연기적으로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사실 이 작품은 조금더 남자다움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전작과는 다르게 비주얼적인 측면이나 캐릭터의 톤이나 성격에서도 남자다움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더 케이투'는 12일 장세준(조성하)-최유진(송윤아) 부부와 최성원(이정진) 박관수가 죽고, 고안나와 김제하는 해피엔딩을 맞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마지막회는 평균 시청률 6.2%, 최고 시청률 7.3%(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통합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더 케이투' 후속으로는 '도깨비'가 12월 2일부터 전파를 탄다. '도깨비'는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으로 공유 이동욱 김고은 유인나 육성재(비투비) 등이 출연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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