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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윤계상 "모 아니면 도였던 '굿와이프'..정말 어려웠다"

조지영 기자

입력 2016-08-3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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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계상 "모 아니면 도였던 '굿와이프'..정말 어려웠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윤계상이 '굿 와이프'에서 열연을 펼쳤던 서중원 역할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한상운 극본, 이정효 연출)에서 매력적인 싱글남이자 냉철한 로펌대표 서중원 역을 맡은 윤계상. 그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굿 와이프'의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배우로서 소신 있는 연기론에 대해 털어놨다.

지난 1991 아이돌 그룹 god로 데뷔, 이후 2004년 SBS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을 통해 배우로 전향한 윤계상은 12년간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 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그가 그동안 쌓은 필모그래피만 23편. 가수 출신 배우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열정과 노력으로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온 윤계상은 제법 배우로서 대중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게 됐다.

특히 윤계상에게 '굿 와이프'는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극 중 서중원은 휘하 변호사에게는 냉정하되 의뢰인에게는 따뜻한, 그렇다고 의뢰인의 진심을 믿어주지 않는 냉혹한 인물로 다중적인 감정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또한 냉철하기만 할 것 같은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동기였던 김혜경(전도연)에게만큼은 조력자로서, 마음을 준 정인으로서 남성적인 매력을 과시해 여성 시청자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간 생활형 연기에 집중했던 윤계상은 '굿 와이프'를 통해 캐릭터형 연기를 시도할 수 있었고 이는 곧 배우 윤계상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 '인생 캐릭터'로 남게 됐다.

'굿 와이프'를 무사히 끝낸 윤계상은 "사실 '굿 와이프' 초반에는 몰입하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었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워낙 김혜경의 이야기가 강했는데 그 와중에 서중원이 어떤 식으로 나가야 이 드라마가 세련되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거듭되는 고민 끝에 힘을 푸는 나만의 방식을 찾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서중원이란 역할을 처음 접했을 때 콘셉트를 잡는 것부터 너무 어려웠다. 처음 이정효 PD에게 '그래서 서중원은 나쁜 놈인가요?'라고 물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착하게 변해가는 남자죠'라더라. 더 혼란스러웠다. 생각을 많이 했는데 서중원은 지나가도 향기가 날 것 같은 남자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완벽해 보이면서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매력이 묻어났으면 했다. 완벽해 보이기 위해 정장도 풀 착장하고 여러 가지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또 마냥 약간은 '나쁜 남자' 매력을 더하고 싶었다. 마냥 착한 역할은 시청자도 재미없지 않나? 이런 여러 가지 계획들이 3회까지 축적됐고 4회부터 본격적으로 폭발한다. 음모론이 터지면서 시청자의 반응도 뜨겁게 올랐는데 그때 속으로 쾌재를 부렸다. '내 공략이 맞아 들었어'라며"라고 웃었다.

이어 "지금까지 맡은 역할을 살펴보면 멋진 남자 보다는 지질한 남자의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서중원을 통해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 것 같아 기쁘다. 팬들은 서중원을 보고 섹시하다고 하는데 정작 나는 쿨한 남성미를 보여주고 싶었다. 선악이 공존하는 캐릭터였고 나의 다른 매력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너무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힘을 주면 이상하더라. 굉장히 느끼하고 오글거리는, 흔히 재수 없는 남자로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담백하게 최대한 힘을 빼면서 남성미를 잃지 않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덕분에 '서직진'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고백했다.

서중원으로 살았던 지난날을 곱씹던 윤계상은 "너무 좋은 역할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렇게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덕을 본 것 같다. 정말 '굿 와이프'의 서중원은 모 아니면 도였고 정말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실수 없이 잘 끝낸 것 같아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다. 이정효 PD가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네 역할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너무 잘 안다. 그래도 잘 버텨 줘서 정말 고맙다'라는 말을 해줬는데 그게 진짜 감동이었다. 내 고민을 알아준 스태프들, 동료 배우들 덕분에 큰 산을 넘을 수 있었다. '굿 와이프'를 함께 한 모든 시간이 감사하다"고 웃었다.

한편, 미국 CBS 동명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굿 와이프'는 검사 남편이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도연, 유지태, 김서형, 나나, 이원근, 윤계상, 김태우, 태인호, 채동현, 박정수, 전석호 등이 가세했고 KBS2 '스파이'를 집필한 한상운 작가가 극본을, tvN '마녀의 연애' JTBC '무정도시'의 이정효 PD가 연출을 맡았다. 지난 27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tvN '굿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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