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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논하다①] '태후' 제작자가 설명하는 中성공 이유

김겨울 기자

입력 2016-07-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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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후' 제작자가 설명하는 中성공 이유


문화산업 비즈니스가 국가 경쟁력을 이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거론된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한류 콘텐츠는 일본, 중국 등 동북아를 넘어 미주, 유럽,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스타와 K팝으로 시작된 한류는 이제 K무비, 드라마, 예능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명실공히 글로벌 문화 강국으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스포츠조선에서는 한류 콘텐츠의 중심에서 직접 발로 뛰는 숨은 실력자들을 직접 만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세번째 주인공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에서 6개월 만에 30억뷰를 넘은 '태양의 후예'를 만든 컨텐츠 W의 서우식 대표다.



[스포츠조선 김겨울 기자 최보란 기자] 만나는 사람들마다 궁금해한다.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성공한 이유가 뭘까요?" 서우식 대표가 요즘 매일같이 듣는 질문이다.

서 대표는 한 마디로 정의한다. "중국 인터넷과 동시방송이죠. 중국은 젊은 친구들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는데 익숙해요. 국내와 중국에서 동시 방송을 한다는 것은 이 친구들한테는 신상 아이템을 함께 보는 것과 마찬가지죠. 아이폰이 미국에서 출시되고, 우리나라에 동시 판매된다고 하면 국내 소비자들도 선점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게 시너지가 됐다. 한중 동시방송은 아시아 전체에서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그 결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리포트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의 매출액은 국내외 합쳐 3000억원 이상으로 예상, 예상 수익만 500~10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물론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각국으로 판권 계약이 진행 중이다.

▶ "제작비의 1/3이 아이치이 인터넷 선전송으로 이뤄졌죠. "

톱스타 송혜교, 송중기, 톱작가인 김은숙 작가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제작비가 가늠된다. 여기에 의학 드라마를 위한 소품들과 전쟁영화를 보는 듯한 버라이어티한 장면들, 미지의 공간 우르크 등 결코 적지않은 규모다.

"영화를 해서 그런지 저는 복불복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는 잘된다고 해도, 안되는 경우도 많고, 안된다고 해도 대박이 터지는 경우도 많죠. 처음에 이 대본을 들고, 결정권자들이 토론을 했는데, 누가봐도 회당 10억짜리였죠. 말도 안된다고 했죠. 돈 문제에서 막히더라고요."

결국 제작비 조달을 위해 '태양의 후예'의 제작을 위한 '태양의 후예 문화산업 전문 회사(이하 문전사)'를 설립, 영화 투자 배급사인 뉴(NEW)의 참여와 KBS가 공동 투자하는 형식으로 참여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 아이치이에 인터넷 전송만 회당 약 3억, 16회 기준 총 48억원으로 선판매된 것. 이는 '별그대'에서 중국 아이치이에 인터넷 전송권 판매 시 전 회차 방영권과 기타 저작권, 판권을 포함해 26만 위안(약 4,000만원)의 헐값에 올린 것에 비하면 쾌거다.

"'별그대'에 비해 매우 유리한 조건이었죠. '태양의 후예'의 시놉시스를 끝내고 있을 때였죠. 아이치이 부사장이 우리에게 제안했어요. 그가 15분동안 아이치이가 '별그대'의 마케팅을 어떻게 성공시켰는지를 들려주는데, 그 사람이라면 같이 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시 12만 불 계약이 최고가였는데, 25만불을 불렀다. 2배 이상이니, 그 쪽에서도 당황하는 눈빛이었죠. 하지만 결국 계약이 이뤄졌죠. 그렇게 제작비의 1/3이 안정적으로 조달됐죠."

▶"영화계에서 경험덕분에 사전제작 어렵게 느끼지 않았다."

'태양의 후예'는 어찌보면 드라마와 영화 산업의 컬래버레이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양의 후예'의 제작에 '7번방의 선물', '신세계' 등을 투자배급한 '뉴(NEW)'가 참여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프로듀서 역할을 도맡아 온 서우식 대표 역시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중국에서 방영하기 전에 사전심의가 있다고 했죠. 이 과정에서 드라마를 하던 분들과 함께 고민이 많았어요. 12부까지 찍어놓고 하면 안될까란 이야기도 논의가 오갔는데, 중국에서는 16회까지 완본 심의가 들어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헌데, 전 이 과정이 익숙하더라고요. 영화는 늘 이렇거든요. 완전하게 제작된다는 것은 전체 공간과 예산을 한꺼번에 통제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요."

그렇다. 완전한 스토리로 선보여져야 하는 영화계에서 늘임과 줄임의 규모를 측정해 온 서대표에게 사전제작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장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회 정도까지 나오면 드라마가 나오고 피드백이 진행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없다는 것은 드라마 쪽에서는 눈 뜬 장님처럼 일 하는 격인거죠. 영화는 120분인데, 드라마는 1200분이더라고요. 그건 김원석 작가가 영화계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김 작가는 16회 대본의 줄기를 꼬박 그려냈다. 서 대표는 뚝심있게 완결한 김 작가를 칭찬했다. 거기에 김은숙 작가는 심장이 녹아내릴 만큼 알싸한 양념을 첨가했다. 그리고 그게 대박 드라마를 만들었다. (2편에 계속)

winter@sportschosun.com, ran613@, 사진=이정열 뉴미디어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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