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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뷰마' 조기종영으로 드러난 KBS의 '공감 장애'

조지영 기자

입력 2016-07-22 13:01

수정 2016-07-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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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마' 조기종영으로 드러난 KBS의 '공감 장애'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KBS2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김태희 극본, 모완일 연출)가 16회에서 14회로 조기 종영한다. 4%의 시청률, 그리고 시청자를 저버린 극단의 조치에 많은 시청자는 분노했다. 아직도 '태양의 후예' 성공에 도취된 걸까? 시청자의 아우성은 들리지 않는 오로지 '기승전 시청률'만 목숨 거는 KBS다.



'뷰티풀 마인드' 측 관계자들은 조기 종영이 결정된 21일 늦은 밤, 본지를 통해 조기 종영에 대한 상세한 정황을 털어놨다. 누구보다 '뷰티풀 마인드'를 아꼈던 이였기에 아쉬운 마음이 크다는 관계자. 그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조기 종영 소식을 듣고는 많이 의기소침해졌다. 촬영 분위기가 급격히 다운됐고 다들 맥이 빠져있는 상태다. 쉬쉬했던 조기 종영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소식을 몰랐던 배우들도 많이 당황한 상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뷰티풀 마인드' 조기 종영은 KBS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된 사안이다. 화제성은 좋지만 좀처럼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매번 조기 종영을 꺼내 들었다. 즉 '어떤 작품'처럼 돈이 안 된다는 소리다. 그래도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드라마를 좋아해 주는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에 힘을 얻으며 나름대로 '으?X으?X' 하고 있었다. 조기 종영 이야기가 나올 때도 열심히 한 이유는 4%의 시청자들 때문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처음 조기 종영 소식이 터졌을 때 KBS는 올림픽 특별 방송 편성을 내세웠지만 배우들과 스태프는 KBS의 얄팍한 핑계라는 걸 다들 알고 있다. 먼저 수, 목요일 동 시간 방송되는 '함부로 애틋하게'가 그 증거다. 시청률이 높은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중편성이 됐음에도 축소 없이 방송되지 않나?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적인 대목은 올림픽 편성과 아무 관련 없는 12회 축소 논의다. 초반 '뷰티풀 마인드' 조기 종영을 계획할 때 14회와 12회 축소 중 고민을 하고 있었다. KBS 측은 12회에 무게를 뒀고 제작진과 김태희 작가는 '그래도 14회로 마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갑작스레 6회를 단축한다는 건 명품 드라마였던 '뷰티풀 마인드'의 작품성을 포기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많은 반대에 부딪혀 14회로 조기 종영을 결정했지만 아직도 아쉬워하는 KBS 고위 관계자들이 있다. 이 두 가지 상황만 봐도 올림픽이 아닌 시청률로 조기 종영을 결정한 모습이 드러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뷰티풀 마인드'의 조기 종영에 대해 "너무 속상하고 한편으로는 억울하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매 신 공들여 만들었고 시청자 역시 명품 드라마로 인정해주고 있는 상황에 갑작스럽게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사실이 답답하다고. 그래서 더 진실을 밝히고 싶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조기 종영 소식에도 끝까지 믿어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본지의 단독기사로 드러난 '뷰티풀 마인드'의 조기 종영. 보도 직후 KBS의 강병택 CP는 취재진에 전화를 걸어 "12회는 논의한 적이 없다. '뷰티풀 마인드'는 나를 포함해 3명의 주요 라인이 있는데 그들만 조기 종영을 알고 있었다. 왜 우리에게 확인하지 않았느냐?"며 언짢은 태도를 취했다. 강 CP의 말처럼 이들은 이미 조기 종영을 결정한 상태였다. KBS는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논의 중"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과 너무 다른 대답이다.

본지는 조기 종영 논란이 일어난 지난 21일 오전부터 '뷰티풀 마인드' 마케팅 담당자에게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는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 KBS 담당자에게 물어라"였다. 그래서 '뷰티풀 마인드'의 공식 책임 프로듀서인 지병헌 CP에게 당일 오후까지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결국 본지는 다른 '뷰티풀 마인드' 주요 관계자들을 통해 조기 종영에 대한 답을 들어야만 했다. KBS는 '뷰티풀 마인드' 조기 조영을 결정했고 12회와 14회 사이에서 고민했다. 강 CP는 3명의 주요 라인만 알고 있었다고 믿었지만 사실 조기 종영 소식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시청자는 조기 종영 논란 직후부터 '뷰티풀 마인드' 공식 게시판에 조기 종영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하지만 결국 이런 시청자의 간곡한 부탁에도 '뷰티풀 마인드'는 조기 종영을 발표했다. 시청자는 분노했다. 4%의 시청률과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것. 수신료의 가치를 안다는 공영방송 KBS가 시청자가 공공의 복지를 위하지 않고 이윤을 쫓는 모습을 보이는 점에 시청자는 분개했다. 시청자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한, KBS.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건 이영오(장혁) 선생이 아닌 시청자와 불통(不通) 노선을 택한 KBS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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