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분석] 믿었던 '원티드'-'뷰마'의 부진...역시 '로코'가 답일까

백지은 기자

입력 2016-06-30 09:54

more
 믿었던 '원티드'-'뷰마'의 부진...역시 '로코'가 답일까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한국 드라마는 역시 멜로가 답일까.



장르물이 안방극장 시청률 전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KBS는 월화극에 장혁 박소담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 메디컬 '뷰티풀 마인드'를 편성했고, SBS는 수목극에 김아중을 내세운 '원티드'를 내보냈다. 시청자들도 지상파의 색다른 시도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현실은 냉담했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률 순위에서 최하위에 그치며 시청자들과 관계자들을 모두 의아하게 만들었다. 대체 이유가 뭘까.

정말 아이러니한 점은 온-오프라인상의 반응이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시청률 면에서는 '원티드'와 '뷰티플마인드' 모두 굴욕을 겪었지만 온라인상의 반응은 후끈하다.

'원티드'는 납치된 아들을 살리기 위해 생방송 리얼리티쇼에서 범인의 미션을 수행하는 여배우의 고군분투를 그린 리얼리티 스릴러다. 29일 방송된 3회는 6.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3일 방송된 2회(7.8%)보다 1.1%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운빨로맨스'는 지난회(8%)보다 0.4% 포인트 상승한 8.4%, KBS2 '마스터-국수의 신'은 지난회(7.2%)보다 0.3% 포인트 오른 7.5%의 시청률을 보였다. '원티드' 혼자 유일하게 하락 곡선을 그린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반응은 달랐다. 이날 방송된 '원티드'에서는 정혜인(김아중)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수상한 행동을 했다. 정혜인은 BJ 이지은과 아들 현우가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또 두번째 미션 영상에서는 BJ 이지은의 목소리가 흘러나와 긴장을 높였다. 다른 이들도 수상했다. 전남편 정호(박해준)는 아들이 실종됐는데도 너무나 태연했다. 더욱이 그가 다녀간 현우의 방에서 카메라가 발견돼 의심을 더했다. 매니저 경훈(배유람) 역시 수상하긴 마찬가지. 회마다 등장인물들의 수상한 행동과 범인에 대한 단서가 조금씩 제공되며 추리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김아중에 대한 믿음도 확고해지는 분위기다. 아직도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갈리지만 시청자들은 '싸인', '펀치' 등 장르물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온 그의 내공을 믿고 있다.

'뷰티풀 마인드'도 마찬가지다. '뷰티풀마인드'는 시청률 4%대로 고전하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닥터스'가 수목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2막을 맞은 MBC '몬스터'마저 시청률이 소폭 상승, 오직 '뷰티풀마인드'만 힘겨운 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런데 '뷰티풀마인드'는 역대 최고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현재까지 '뷰티풀마인드'에서는 교통사고 사망 사건과 현성병원 병원장 신동재(김종수)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그런 가운데 두 명이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한 명은 타인의 감정에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소시오패스 이영오(장혁)이고, 다른 한명은 이상적인 의사상을 표방하고 있는 현석주(윤현민)다. 하지만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다. 이영오는 "신동재 원장은 살해당했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고 폭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현석주는 착한 얼굴 뒤에 무언가 비밀을 숨기고 있어 의심을 품게 만들지만 아직까지 공개된 것은 그가 시신 안치실에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뿐이다. 누가 진짜 범인인지 추적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욱이 장혁의 연기가 빛났다. 장혁은 그동안 '추노', '빛나거나 미치거나', '객주-장사의신' 등에서 이미지 소비가 심했던 탓에 "'추노'의 대길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쓴소리를 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엔 이제까지 보여줬던 것과 차원이 달느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무표정한 캐릭터로 섬뜩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아버지 이건명 역을 맡은 허준호와는 공기마저 얼어붙을 정도로 날선 대립각을 세우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하고 있다. '인생 연기'라는 호평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두 드라마 모두 네티즌들에게 전폭적인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은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인 '운빨로맨스'와 휴먼 멜로물인 '닥터스'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 드라마 홍보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드라마는 30대 이상 여성 시청층을 주 소비계층으로 본다. 이들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실도피다. 일과 가정에 치인 이들이 도피처로 드라마를 선택하는 거다. 그래서 비현실적이지만 머리 아프지 않고 가볍게 볼 수 있는 멜로물이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더 인기가 있는 것일수도 있다. 반면 장르물은 다르다. 1020 젊은 시청자가 좋아한다. 이들은 본방 사수 타입은 아니다. TV 대신 다른 플랫폼으로 드라마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인터넷 주 소비계층이 이들이기 때문에 온 오프라인상의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방송사 드라마국 PD는 "드라마를 제작하다 보면 시청률은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사는 주시청층 연령대가 다르고 컨텐츠 소비 성향도 다르기 때문에 지상파에서는 러브라인을 뺄 수가 없다. 다만 로맨틱 코미디, 혹은 멜로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한계점에 닿았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뭔가 색다른 코드를 접목시키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고 무엇보다 남녀주인공 캐스팅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