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태 작곡가는 가수의 표면적인 모습 뒤에 숨겨져있던 새로운 매력을 찾아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힙합 그룹 업타운 출신의 윤미래에게는 '시간이 흐른뒤'를 선사, R&B 소울 가수 이미지를 만들어줬다. 섹시 댄스 가수였던 백지영에게는 전설의 발라드곡 '사랑안해'를 안겨 백지영을 인생 암흑기에서 구출해줬다. 이렇게 의외의 조합을 찾아냈던 박근태 작가의 선구안은 최근 들어 더욱 날카롭게 가동되고 있다. 바로 박근태가 이끄는 콜라보 프로젝트와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가장 먼저 터진 건 바로 콜라보 프로젝트였다. 미쓰에이 수지와 엑소 백현이 함께 부른 '드림(DREAM)'이 제목 그대로 꿈과 같은 성적을 낸 것이다. '드림'은 재즈와 네오 소울 기반으로 이뤄진 팝 R&B곡으로 사랑에 빠진 풋풋한 남녀 이야기를 담은 러브송이다. 백현의 달달한 보이스와 수지의 청아한 보컬이 만나 색다른 자극을 준다. 덕분에 '드림'은 음원 공개 이후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 차트 1위를 석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쓰에이와 엑소 모두 국내 굴지의 아이돌 그룹이고, 수지와 백현은 그중에서도 대표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인기는 예상한 일이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캐릭터적으로 봤을 때 그룹 내 톱 이미지이고 노래도 잘하는 친구들이라 섭외하게 됐어요. 예전에 OST 활동 했던 걸 듣고 목소리를 알게 됐어요. 둘의 목소리가 모티브가 됐죠. 목소리를 극대화 하려면 장르를 정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체적으로 재즈에서 쓰는 기법들을 많이 써서 톤앤매너가 고급스럽게 잡힌 것 같아요. 한명은 코어, 한명은 대중 팬덤이라 어느 정도 인기는 예상했어요. 좋은 가사도 한몫 했고요."
작업 결과는 100% 만족이었다. 재녹음도 없었고 일말의 미련도 남지 않았다. 박근태 작곡가의 기대치를 수지와 백현이란 젊은 가수들이 만족시킨 것이다. "상상했던 기대치에 딱 맞아서 깔끔하게 끝났어요. 둘 다 기본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스스로의 음악성을 증명한 거죠. 그 판을 짠건 나였지만 스스로 해석하는 건 그 친구들의 몫이잖아요. 준비를 참 잘 해왔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