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인터뷰②] '드림' 박근태 작곡가 "엑소 백현, 기본기 탄탄한 친구"

백지은 기자

입력 2016-05-27 09:08

more
 '드림' 박근태 작곡가 "엑소 백현, 기본기 탄탄한 친구"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이한나 인턴 기자] 이런게 선구안이 아닌가 싶다.



박근태 작곡가는 가수의 표면적인 모습 뒤에 숨겨져있던 새로운 매력을 찾아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힙합 그룹 업타운 출신의 윤미래에게는 '시간이 흐른뒤'를 선사, R&B 소울 가수 이미지를 만들어줬다. 섹시 댄스 가수였던 백지영에게는 전설의 발라드곡 '사랑안해'를 안겨 백지영을 인생 암흑기에서 구출해줬다. 이렇게 의외의 조합을 찾아냈던 박근태 작가의 선구안은 최근 들어 더욱 날카롭게 가동되고 있다. 바로 박근태가 이끄는 콜라보 프로젝트와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가장 먼저 터진 건 바로 콜라보 프로젝트였다. 미쓰에이 수지와 엑소 백현이 함께 부른 '드림(DREAM)'이 제목 그대로 꿈과 같은 성적을 낸 것이다. '드림'은 재즈와 네오 소울 기반으로 이뤄진 팝 R&B곡으로 사랑에 빠진 풋풋한 남녀 이야기를 담은 러브송이다. 백현의 달달한 보이스와 수지의 청아한 보컬이 만나 색다른 자극을 준다. 덕분에 '드림'은 음원 공개 이후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 차트 1위를 석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쓰에이와 엑소 모두 국내 굴지의 아이돌 그룹이고, 수지와 백현은 그중에서도 대표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인기는 예상한 일이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캐릭터적으로 봤을 때 그룹 내 톱 이미지이고 노래도 잘하는 친구들이라 섭외하게 됐어요. 예전에 OST 활동 했던 걸 듣고 목소리를 알게 됐어요. 둘의 목소리가 모티브가 됐죠. 목소리를 극대화 하려면 장르를 정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체적으로 재즈에서 쓰는 기법들을 많이 써서 톤앤매너가 고급스럽게 잡힌 것 같아요. 한명은 코어, 한명은 대중 팬덤이라 어느 정도 인기는 예상했어요. 좋은 가사도 한몫 했고요."

참 쉽게 말하지만 사실 이 둘을 만나게 했다는 건 기적, 아니 '신의 한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감히 시도하리라는 생각조차 못했던 조합이기 때문이다. "수지 백현은 음악을 미리 만들어놓고 섭외를 했어요.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이 나아갈 음악적 방향성, 혹은 기대감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성사된 일이라고 봐요. 수지도 백현도 목소리 톤이 참 좋은 친구들인데 그룹 활동을 하다 보니 팬들이 아니면 알아채기 힘든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작업 결과는 100% 만족이었다. 재녹음도 없었고 일말의 미련도 남지 않았다. 박근태 작곡가의 기대치를 수지와 백현이란 젊은 가수들이 만족시킨 것이다. "상상했던 기대치에 딱 맞아서 깔끔하게 끝났어요. 둘 다 기본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스스로의 음악성을 증명한 거죠. 그 판을 짠건 나였지만 스스로 해석하는 건 그 친구들의 몫이잖아요. 준비를 참 잘 해왔더라고요."

곧이어 리메이크 프로젝트도 터졌다. 에디킴과 이성경의 듀엣곡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으로 또 한번 차트 정상을 휩쓴 것이다.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은 혼성그룹 샵이 2001년 발표했던 노래다. 15년이 지난 지금, 새롭게 편곡된 이 노래가 차트를 강타할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이에 '대세 가수' 자이언티 역시 이 노래를 재해석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2년 전부터 기획했어요. 작년에 이미 녹음부터 마스터까지 끝났고요. 특A급 스타부터 인디밴드까지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했어요. 요새 리메이크 하는 문화가 커졌잖아요. 예전 노래들을 다시 알리고 싶은거죠. 원곡을 모르는 사람들도 즐겨 듣고, 아는 사람들의 향수도 불러오게 트위스트하는 거에요. 흥행을 바라고 만들진 않아요. 다만 해석의 묘미, 그런 성취감은 있죠."

작곡가로 활동한지 벌써 20여 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신곡은 물론 예전에 발표했던 곡들까지 화제에 올려놓을 수 있는 능력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사람마다 장점이 다 있잖아요. 저는 장르가 무엇이든 음악은 역시 멜로디와 감정선이라 생각해요. 중요한 건 멜로디를 부르는 사람들의 능력치를 끌어올려서 그걸 잘 표현하게 이끌어주는 거죠. 그걸 잘 가져왔던 것이 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