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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데드풀' 택시타는 슈퍼히어로, 어느새 빠질걸

고재완 기자

입력 2016-02-1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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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 택시타는 슈퍼히어로, 어느새 빠질걸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데드풀'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팀 밀러 / 주연 라이언 레이놀즈 /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 개봉 2016년 2월 17일

우선 이것부터 말할 필요가 있겠다. 데드풀은 '어벤져스'에 포함될리가 당분간은 없다. 하지만 '엑스맨'시리즈에 나올 가능성은 있다. '데드풀'은 마블 코믹스가 직접 제작한 영화가 아니라 이십세기폭스에서 제작을 했다. 이십세기폭스는 엑스맨과 함께 데드풀의 영화 판권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엑스맨의 중요 일원인 금속인간 콜로서스와 네가소닉이 '데드풀'에 등장한다. 한마디로 영화 '데드풀'은 엑스맨이 데드풀을 자신들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려는 이야기다.

'데드풀'은 '어벤져스'시리즈나 '맨오브스틸'처럼 거창하지 않다. 주인공 '데드풀'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은 쉴새 없이 떠들어대고 메인빌런(악당)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싸움 잘하는 친구 정도다. 하지만 '데드풀'의 매력은 그리 착하지도 않은 슈퍼히어로가 쿨내 '폴폴' 풍기는데 있다. 코믹스처럼 데드풀은 자신이 영화 속 인물이라는 것을 안다. 그의 대사는 마블과 DC코믹스를 넘나든다. 슈퍼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영화팬이라면 이 맛이 또 기가 막히다.

DC의 '그린랜턴'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라이언 레이놀즈는 데드풀이 되기 위해 끌려가며 "초록색 수트와 CG는 절대 안돼"라고 외친다. '그린랜턴'의 흥행실패를 비꼰 것이다. 히어로가 된 자신의 이름을 정할 때 '캡틴 데드풀'을 외치며 '캡틴 아메리카'를 비꼬고 쿠키 영상에서도 "이건 마블 영화가 아니라 쿠키가 없다"고 말하며 다음 편에 등장할 배우들을 줄줄이 읊는다.

게다가 자신들의 것인 '엑스맨'시리즈도 마구 비꼰다. 엑스맨의 일원이 되라는 제안을 받은 데드풀은 "시대도 정해지지 않았다. 자비에 박사로 맥어보이가 나와야하는지 스튜어트가 나와야하는지도 정해야한다"고 외친다. 초반 '엑스맨'시리즈에 패트릭 스튜어트가 찰스 자비에 교수 역을 맡고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이후부터 제임스 맥어보이가 젊은 자비에 교수를 연기한 것을 말한 것이다.

이처럼 소소한 부분에서 '데드풀'은 마블팬에게 잔재미를 주지만 슈퍼히어로물에 대해 잘 모르는 영화팬이라면 대사 하나하나의 묘미를 느낄 수 없어 아쉬울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큼 '데드풀'은 경쾌하다. 데드풀 본인의 말처럼 영화는 러브스토리에 호러, 그리고 슈퍼히어로물이 뒤섞여있다. 게다가 슈퍼히어로물 답지 않은 청불 영화라 잔인하고 베드신까지 등장한다. 그동안 날아다니고 초인적인 힘을 가진 슈퍼히어로만 봐왔던 이들에게는 택시를 타고 다니고 총을 맞아 피를 흘리고 손을 잘리기도 하며 마치 '나이트메어'에 나오는 프레디 같이 얼굴이 일그러진 주인공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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