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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남우주연상 송강호, 실존 인물도 완벽재현해내는 천상배우

고재완 기자

입력 2014-12-17 21:34

남우주연상 송강호, 실존 인물도 완벽재현해내는 천상배우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올해도 작품성과 대중성으로 무장한 쟁쟁한 작품들과 명배우들이 최고의 영광을 놓고 피할 수 없는 경쟁을 벌인다. 1963년 제정된 청룡영화상은 그동안 무수한 은막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이번 시상식은 여느때보다 쟁쟁한 후보가 노미네이트됐다. 네티즌 투표 결과는 전문 심사위원의 1표와 똑같이 수상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표 결과에 따라 수상자가 달라질 수도 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가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4.12.17

배우 송강호가 두번째 청룡을 거머쥐며 2014년 한해를 마무리했다. 이미 '우아한 세계'로 지난 2007년 한차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송강호는 올해 1100만 관객을 넘게 모은 '변호인'을 통해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대표배우임을 팬들에게 인식시켰다.



▶연기에 자신의 혼을 담는 배우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송강호"가 호명되는 순간 누구 하나 의심하지 않았다. 그의 '변호인' 속 연기는 흠잡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1991년 연극 '동승'으로 데뷔한 송강호는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단역을 맞으며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듬해인 97년 '넘버3'에서 조연 조필 역을 맡아 한국 영화에서 유례없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그 해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배신이야, 배신" 등 그가 만들어낸 유행어가 한 해를 휩쓸었을 정도이니 그의 연기가 얼마나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는지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송강호의 연기는 코믹에서 그치지 않았다. '쉬리'에서는 한석규와 호흡을 맞춰 진지한 비밀요원 역을 연기하며 연기의 폭이 넓혔다. 이어 '조용한 가족' '복수는 나의 것' '박쥐' 등의 작품을 통해 '팔색조' 연기가 어떤 모습인지를 선보였고 '공동경비구역 JSA' '반칙왕'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밀양'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관상'까지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영화에 출연하며 충무로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팔색조 연기, 그가 아니면 안돼

'변호인'은 그가 왜 한국 대표 배우인지를 가늠케 하는 작품이다. 송우석 변호사 역을 맡은 송강호는 돈을 밝히는 세금 전문 변호사에서 인권 변호사로 변화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내 극찬을 받았다. 특히 "변호인 하겠습니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등의 명대사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만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는 영화의 장르나 캐릭터의 성격에 상관없이 인물을 소화해내기 때문에 더 인정받는다. 어느 작품에서는 푸근한 동네 아저씨가 되고 또 어느 작품에서는 광기어린 인물로 변신한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코믹한 회사원이 되기도 하고 무식한 형사가 되기도 한다. '넘버3'나 '반칙왕'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괴물'의 코믹한 모습도, '살인의 추억'이나 '밀양' '설국열차'의 진지한 캐릭터도 모두 송강호가 맡았기에 완성된 그것들이다. 그만큼 연기 스펙트럼의 폭이 광활한 배우가 바로 송강호다.

게다가 송강호는 함께하는 배우들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배우로도 꼽힌다. '쉬리'부터 시작해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이병헌 정우성, '살인의 추억' '괴물' 박해일, '관상' 이정재 조정석, '설국열차' 크리스 에반스까지 파트너와의 완벽한 호흡으로 작품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때문에 송강호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함께 하고픈 남자 배우'로 꼽히고 있다.

'변호인'에서도 송강호는 캐릭터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게 만드는 매력으로 작품을 살려냈다. 박동호 역의 오달수부터 막내 진우 역의 임시완까지 동료들과 호흡하며 이야기를 의미있게 만들어나갔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송강호는 수상이 결정된 후 는 "감사하다.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님, 최민식 선배님, 정우성 이선균 박해일.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과 같은 자리 하게 돼 너무나 영광스럽고 가슴 벅차고 송구스럽기도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12월 18일에 이 영화가 개봉했다. 오늘이 딱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이렇게 멋지게 대미를 장식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내년, 조금 있으며 48세가 된다. 47~8년을 살면서 내 주변에 이웃이나 내가 속해있는 이 사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나 생각을 해본 적 있나 생각해봤다. 부끄럽게도 드물었다. 지난 1년 동안 이 '변호인'이란 작품이 나에겐 크나큰 영광과 분에 넘치는 감동도 안겨줬지만 이렇게 자괴감도 들게 했다. 굳이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권력이든 뭐든 모든 것들은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나오듯, 배우 송강호의 존재 자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 결코 잊지 않겠다. 다시한 번 여러분들의 사랑과 성원에 존경과 감사를 전하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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