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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1000만 인터뷰]이순신 부관 나대용은 누구? 장준녕을 아시나요

고재완 기자

입력 2014-08-11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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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부관 나대용은 누구? 장준녕을 아시나요
장준녕.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단숨에 1000만 배우가 됐다. 영화 '명량'에서 임팩트 있는 연기로 각인된 배우 장준녕이다. 그는 '명량'에서 나대용 장군 역을 맡았다. 하지만 캐스팅될 때만 해도 연극과 영화를 돌던 무명 배우가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바다를 버리는 것은 조선을 버리는 것"

극중 나대용 장군(장준녕)은 늘 이순신 장군 옆에서 장군을 보위한다. 게다가 선조가 이순신에게 "12척을 버리고 도원수 권율에게 합류하라"는 교지를 내렸을 때 권율에게 직접 찾아가 "수군을 도와달라"고 이순신의 뜻을 전한 것이 바로 나대용 장군이었다. 그 신은 장준녕에게 인생 최고의 신으로 남아있다. "김한민 감독님이 기회를 잘 만들어주신거죠. 꿈 만 같았어요. 권율 장군(남경읍) 앞에서 읍소를 하다 '바다를 버리는 것은 조선을 버리는 것이다'라고 외치며 끌려나가는 신이었죠. 요즘으로 치면 대위 정도가 참모총장에게 찾아가 항명을 하는거예요.(웃음) 목이 잘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어요. 굉장히 추울 때 촬영을 했는데 감독님이 워낙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힘있게 촬영한 것 같아요."

사실 장준녕은 갑자기 캐스팅이 확정됐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덩치가 커서 투구나 갑옷이 제 몸에 잘 안맞는 거에요. 첫 촬영할 때는 결국 투구를 못쓰고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촬영을 했어요.(웃음)

▶최민식, 정말 이순신 장군 같았다

"사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짐벌 위에 배에서 흔들거리며 촬영을 계속 했거든요. 한여름 뙤약볕에 25kg정도 되는 갑옷을 입고 그렇게 서있으면 왠만한 장정들도 다 쓰러져요. 많은 배우들이 쓰러졌고 저도 한번 미끄러져서 뇌진탕에 걸렸는데 이 정도는 촬영장에서 말할 수준도 못됐어요. 최민식 선배님은 그런 햇볕 아래서 감정 연기를 해야하니 굉장히 힘들었겠죠. 저에게 '된다고 말하게'라고 하는 장면이었는데 촬영중에 그대로 쓰러지셨어요. 조금만 옆으로 갔어도 나무상자에 머리를 부딪힐 뻔한 위험한 순간이었죠. 저희들이 주물러드리고 그래서 겨우 정신을 차렸어요." 그날 김한민 감독은 "오늘은 촬영을 접자"고 말했다. "그런데 최민식 선배님이 '계속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선배님은 아신거예요. 촬영하면서 그 당시 감정이 올라와있을 때 연기를 해야 된다는 걸 말이죠."

그의 최민식 예찬론은 계속됐다. "저는 살다살다 그렇게 좋은 분은 처음 봐요. 존경스럽다니까요. 단역까지 일일이 신경을 써주시죠. 사실 '컷' 소리가 들리면 다들 턱끈 풀고 물 찾기 바빴거든요. 그런데 최민식 선배님은 항상 '애들 다 먹고 마시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배우들이 힘들어하면 어깨를 두드려주시면서 '조금만 참아'라고 해주셨고 시간만 나면 '그늘에 와서 쉬어'라고 말씀하셨는데 정작 본인은 앉아서 쉬신 적도 없어요. 의자는 다 후배들에게 양보하고 서계셨죠. 진짜 갑옷입고 서계시는 뒷모습을 보면 이순신 장군과 오버랩되더라고요."

▶이제 '나대용'이 내 이름 같다

사실 장준녕이 대중에게 각인된 것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영화 '아저씨'에서 '오백명'이 별명인 불법 장기적출의 오상만으로 등장해 임팩트 있는 연기를 펼쳤다. "'아저씨'에 캐스팅됐다고 해서 너무 좋았는데 막상 가보니 '오백명' 역할이더라고요.(웃음) 그래도 많이 알아봐주셨는데 이번에 '명량'에서도 이런 역할을 맡으니 운이 좋은 것 같아요."

그는 연기가 하고 싶어 무작전 대구에서 올라와 연극활동을 시작했고 혼자 영화사를 찾아다니며 오디션을 봤다. "대구에서 처음 올라와서는 영화사가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르잖아요. 무작정 강남 거리를 걷다가 간판이 보이면 들어가고, 잘 보이지도 않으면 그 동네 중국집 배달부에게 물어봐서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해서 그는 영화배우가 됐고 왠만한 흥행작들에는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다. '타짜' '전우치' '이끼' '아저씨'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도둑들'에 모습을 드러냈고 올해만 해도 '끝까지 간다' '표적'에 등장하고 '악의 연대기' 촬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운명처럼 만난 '명량'으로 1000만 배우가 됐다.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부터 최민식 선배님 등 배우나 스태프들이 모두 '대용이'라고 불렀어요. '끝까지 간다'를 할 때는 조진웅 씨가 '명량' 촬영장 버릇 때문에 계속 '대용이'라고 부르니까 김성훈 감독님이 '대용이가 누구야. 여기가 '명량' 촬영장이냐'고 하시더니 나중에는 감독님도 '대용이'라고 부르시더라고요.(웃음) 이제는 제 이름 같아요. 이 참에 이름을 아예 나대용으로 바꿀까요.(웃음)"

하지만 아직은 배고픈 배우다. "지금도 잘 곳이 없어서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어요. 돈을 많이 벌지 못하니 어쩔 수 없죠. 더 열심히 해서 방 한 칸 구해서 연기해야죠.(웃음) 그래도 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있으니 행복합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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