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살인' 논란 속에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살인자 미화 논란은 영화 '살인자'로 인해 촉발됐다. 정체를 숨기고 아들을 키우며 조용히 살아가던 살인마 앞에 자신의 정체를 아는 유일한 소녀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살인 본능이 깨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충격 스릴러.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살인자가 자신의 아들에게만은 아버지로 남고 싶어하는 모순적인 부성애를 모티프로 했다는 사실로 인해 논란이 점화됐다.
논란은 그동안 주로 사이코 패스로 그려졌던 기존의 살인마와 다른 이중적 모습으로 인해 촉발됐다. 영화를 연출한 이기욱 감독은 독특한 연쇄 살인마 캐릭터를 창조해낸 배경에 대해 "연쇄 살인마 강호순이 자기 아들만은 끔찍이 아끼며 아들에겐 평범한 아버지로 보이고 싶어했다는 기사를 봤다"며 "한없이 잔혹하지만 아들에게만은 아버지이고 싶어하는 연쇄 살인마라는 모순적인 캐릭터를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잔인한 살인마 강호순에 대한 반감이 겹쳐 논란이 번지자 제작진과 주연 배우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기욱 감독은 최근 시사회 자리에서 "영화를 통해 나쁜 어른들 아래서 자라는 순수한 아이들을 묘사하고자 했다. 이 나쁜 어른들의 가장 극단적인 비유가 살인자였다. 이 영화는 살인자를 미화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살인자의 비참한 최후를 그리며 그를 응징하는 영화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살인자를 미화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응징하는 영화라는 요지. 주인공 마동석은 "영화를 보시고 나면 공감하시겠지만, 절대 그런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악인을 옹호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이 캐릭터는 굉장히 비참하게 살다가 처참하게 죽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이 살인자를 처벌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가 좋아서 참여한 것이고, 개인적으로 다시는 저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미화 논란을 일축했다.
알래스카의 연쇄살인범 로버트 한센은 1970년대부터 1980년 대 초까지 약 13년에 걸쳐 20명 이상의 여성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 살인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만 골라 살해하며 '여자 사냥꾼', '트로피 헌터'라는 별명으로 불린 실존 인물이다. 거리를 떠도는 여자들을 비행기에 태워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깊은 숲으로 데려가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면 알몸으로 내쫓은 뒤 짐승을 잡듯 사냥총으로 사냥을 한 뒤 얼음 땅 속에 묻었다. '프로즌 그라운드'는 땅이 녹기 전까지 시체를 발견할 수 없는 알래스카의 특성 상 한센의 완전범죄 의도를 암시한 제목. 존 쿠삭이 한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