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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 이유는 오로지 '연애'?

고재완 기자

입력 2011-11-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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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 이유는 오로지 '연애'?
사진제공=SBS

흔한 연예인 출연자 한명 없다. 하지만 매주 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시청률은 10% 안팎이지만 체감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SBS '짝' 말이다.



지난 23일 방송한 '짝' 역시 방송 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의자왕'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던 '자수성가형' 남자 5호에 대해 여자들의 실망감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남자 5호는 여자 3명에게 돌아가며 '나는 진심이다'라고 호소하며 대시했지만 여자 1호와 3호는 그의 본심이 아님을 눈치챘다. 여자 3호는 "'올인한다'고 하지만 곧바로 다른 여자 탐색에 들어간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심지어 여자 1호는 남자 5호가 선물한 캐릭터 방석과 담요를 개집에 넣어버리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이날은 또 일본 국적의 남자 1호와 호주 국적의 여자 4호가 서로에게 호감은 있지만 미래의 불안감으로 인해 결국 서로를 선택하지 않는 모습이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짝'은 '돌싱', 재벌가 자녀, 연예인 닮은꼴 등 수많은 환경의 다양한 인물들을 출연시키며 그들의 관계를 확인해왔고 몇번의 시행착오도 거치며 이제 궤도에 오른 것처럼 보인다.

올 초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전파를 탔던 '짝'은 큰 화제를 모았고 곧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올 초 SBS 예능국과 교양국이 통합되며 선보인 작품 중 가장 성공작으로 꼽히는 '짝'은 남녀 모두 익명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모든 것을 노출해야한다. 또 출연자들은 촬영을 하는 일주일 안에 오직 연애만 생각하며 상대방의 배경 성격 재력 등 여러가지 면에서 상대를 선택한다. 한 제작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만 봐도 현실에서 결혼에 골인하는 이들이 실제로 만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이들이 '짝'에서 일주일 내내 붙어 있는 시간과 비슷할 것"이라며 "때문에 '짝'에서의 연애는 현실 연애의 적나라한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내숭'이나 '자존심'은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일주일 내에 자신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호감을 얻어내야 하기 때문에 오로지 '무차별적 대시'만 존재할 뿐이다.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였다가는 남자 5호처럼 '의자왕'에서 순식간에 '낙동강 오리알'로 변할 수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짝'을 보는 젊은 시청자들은 자신을 출연자에 대입시켜 상황을 판단하고 이해한다. 속마음을 고스란히 털어놓기 때문에 남녀의 심리를 파악하게 되고 연애 교과서 역할까지 해주는 것 같다"며 "젊은 이들에게는 이같은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면서 중년층에게는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드라마를 제시하기 때문에 식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짝'이 수요일 밤 시청자들을 유혹하는 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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