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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조연후보] 주연보다 뜨거운 감초 전쟁

이예은 기자

입력 2011-11-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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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연보다 뜨거운 감초 전쟁
'고지전'의 고창석.

'주연상보다 더 받기 힘든 게 조연상'이라는 말은 매년 시상식 때마다 나온다. 올해 한국영화에도 수많은 조연들이 있었다. 이들 중 남다른 면모를 보이지 않으면 후보에 오르는 것조차 힘든 일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남녀 조연상 후보 각 5명 중 한 명씩만이 그 어렵다는 조연상을 받게 된다. 연기력이라면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 명품 조연들이 후보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센 배우' 다 모였네…남자 부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자 조연상 후보 간의 경쟁은 전 부문을 통틀어 가장 치열해 보인다. '연기의 신'들이 전부 여기에 모였다. 본인들은 이같은 표현에 지나친 표현이라며 고개를 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타가 공인하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올해도 저마다 몸에 맞춘 듯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나 영화 속에서 '물 만난 고기'같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남우조연상 후보 중 3인이 올해도 똑같이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의형제'로 조연상에 올랐던 고창석은 이번에는 같은 장훈 감독의 '고지전'으로 다시 노미네이트됐다. 고창석은 이 작품에서 만주 독립군 출신의 양효삼 역을 맡아 실감나는 만주 사투리를 선보이며 극에 웃음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시크릿'으로 조연상 후보였던 류승룡은 이번에는 비중이 대폭 늘어난 '최종병기 활'로 다시 수상에 도전한다. 청나라 최고의 명궁 역할을 특유의 카리스마와 무게감으로 완벽히 소화했다. 지난해 '이끼'로 조연상을 받은 유해진 또한 건재하다. '부당거래'로 2년 연속 노미네이트됐다. 서민적인 배역도 많이 했지만, '부당거래'에선 반짝이는 명품 정장을 고집하는 속물 스폰서 역할을 기막히게 해냈다. 여기에 '도가니'로 국민 악역에 등극한 장광, '황해'로 올해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조성하가 새롭게 도전한다. 장광은 '도가니'에서 청각장애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성폭행하는 쌍둥이 형제의 극악무도함을 생생하게 살렸고, 조성하 역시 쟁쟁한 연기파 배우 김윤석-하정우와 삼각 구도를 이루는 중요한 역할로 드라마에서의 부드러움을 벗고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 있다, 여자 부문

지난해에는 나문희 윤여정 등 중견 배우들과 상대적으로 젊은 강예원 유선 류현경이 '신구 대결'을 벌였다. 결국 트로피는 '하녀'의 윤여정에게 돌아갔다. 올해도 '신구 대결'이지만, 선배들의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올해는 60세의 중견 스타 김수미와 까마득한 후배 류현경 유선 장영남 천우희가 경쟁한다. 모두 적재적소에서 영화에 꼭 필요한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최고참 선배인 김수미는 그 명성대로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도 신들린 듯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60대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깜찍 발랄한 모습으로 일편단심 남편 역할의 송재호와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방자전'의 도발적인 향단이 역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류현경은 이번에는 '쩨쩨한 로맨스'로 다시 조연상에 도전한다. 주인공 최강희 옆에서 섹시함을 과시하는 친구 역할을 맡았다. 실제로 최강희와 절친한 사이인 만큼 극의 몰입도가 더 컸다는 평가다. '이끼'로 지난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유선도 같은 강우석 감독의 작품 '글러브'로 다시 한 번 후보가 되어 청룡과 인연을 이어간다. '글러브'에서는 청각장애인 학교 학생들을 누구보다 아끼는 선생님으로 변신, 리얼한 수화 연기까지 해냈다.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 장영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7급 공무원'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뒤 2년 만의 재도전이다. '헬로우 고스트'에서 영화 내내 울기만 하는 '눈물 귀신' 역으로, 웃음과 감동을 모두 뽑아냈다. 여우조연상 후보 중 막내는 '써니'의 천우희다. '마더'에서 진구와 강렬한 베드신을 선보여 영화팬들에게 인상을 남긴 천우희는 '써니'에서는 주인공 7공주의 헤어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상미 역을 맡아 광기어린 연기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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