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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男주연]'젊은피 vs 관록' 빅뱅

김표향 기자

입력 2011-11-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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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피 vs 관록' 빅뱅


범례: ①생년월일 ②필모그래피 ③한줄 명대사 ④사심 가득 코멘트 ⑤수상 후보의 과거





고수('고지전')

①1978년 10월 4일 ②'초능력자'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썸' ③"여기보다도 지옥이 없어서, 그냥 여기 사는 게 아닐까?" ④남자들이 우글우글한 전쟁터, 꽃미모 순으로는 고수의 압승 ⑤ '초능력자'에서 강동원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인물

공유('도가니')

①1979년 7월 10일 ②'김종욱 찾기' '잠복근무' 'S 다이어리' ③"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아.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어." ④책을 읽고 영화화를 제안한 공유에게 '기획상'이라도 줘야 할 듯 ⑤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커피를 만드는 '커피 프린스' 사장님

김윤석('황해')

①1968년 1월 21일 ②'전우치' '거북이 달린다' '추격자' '즐거운 인생' ③"구남아, 너 한국 가서 사람 하나 죽이고 오라. 손가락 하나 잘라서 가지고 와." ④영국이었으면 김윤석은 연기로 기사 작위 하나 받았을지도 ⑤'추격자'에서 희대의 살인마를 뒤쫓는 보도방 주인이자 전직 형사



박해일('최종병기 활')

①1977년 1월 26일 ②'이끼' '10억' '극락도 살인사건' '괴물' '연애의 목적' ③"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④저런 오빠 있었으면 정말 좋겠네 ⑤'괴물'에서 마지막 화염병을 손에서 놓친 극렬 운동권 출신 삼촌



윤계상('풍산개')

①1978년 12월 20일 ②'조금만 더 가까이' '집행자' '비스티 보이즈' '6년째 연애중' '발레교습소' ③"으아악!" ④장대 높이뛰기 선수로도 손색 없는 점프력, 윤계상을 태릉선수촌으로! ⑤'6년째 연애중'에서 김하늘과 6년이나 연애한 복받은 남자



그동안 시상식의 꽃은 여우주연이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남우주연이 그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제32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고수(고지전), 공유(도가니), 김윤석(황해), 박해일(최종병기 활), 윤계상(풍산개). 충무로를 휘어잡은 남자배우들 때문에 심사위원들의 고뇌는 더욱 깊어지게 됐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젊은 피' 돌풍 vs '관록'의 존재감

올해 남우주연상은 신구 대결이 볼거리다. 과거엔 청춘스타로 분류됐으나 이제는 명실상부한 충무로 대표주자로 자리잡은 '젊은 피'와 연기파라는 말조차 거추장스러워진 '관록'의 배우들이 골고루 포진했다. 이 둘은 배우로서 걸어온 길도 확연히 갈라진다. '젊은 피' 고수, 공유, 윤계상은 10대~20대 소녀팬들을 몰고다니는 스타였지만, 인기에 머물지 않고 연기력을 쌓은 끝에 올해 처음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에 올랐다. 반면 김윤석과 박해일은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오랜 시간 갈고닦은 내공을 스크린으로 옮겨와 독보적인 존재감을 빛내고 있는 '관록'의 배우들이다.

지난 해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후보에 올랐던 고수는 1년만에 체급을 한 단계 올려 주연상에 도전한다. 고수는 '고지전'에서 선한 눈빛과 카리스마라는 양극단의 모습을 표현했다. 유약한 학생이었지만 전쟁터에서 보낸 2년 동안 잔인하리 만큼 차가운 결단력을 갖게 된 이수혁 중위의 변화는 고수의 밀도 있는 연기 덕에 설득력을 갖출 수 있었다.

'도가니'는 공유의 제안으로 소설에서 영화로 탄생했지만, 공유 또한 '도가니' 덕에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그간 영화와 드라마에서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여심을 흔들었다면, '도가니'에서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한국 사회를 흔들었다. 힘 주지 않은 표현은 자연스러웠고, 아역 배우들과의 섬세한 호흡도 돋보였다.

'황해'의 어둡고 섬뜩한 분위기를 지배한 건 단연 김윤석이었다.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조선족 살인청부업자로 변신해 냉혈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명불허전의 연기가 무엇인지 느끼게 했다. 2008년 '추격자'로 청룡 트로피를 품에 안은 데 이어, '황해'로 다시 주연상을 노린다.

올해 최고 흥행작 '최종병기 활'에서 청나라 군사들에게 끌려간 여동생을 구하러 적진에 뛰어든 조선의 '신궁' 박해일은 화살 끝보다 날카롭게 빛나는 눈빛으로 영화팬들의 심장을 관통했다. 첫 사극 도전임에도 활과 혼연일체가 된 박해일의 연기는 750만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독 상복이 없던 그가 청룡에선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윤계상은 '풍산개'에서 남한과 북한을 오가는 정체불명의 배달부 역을 맡아,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거칠고 야성적인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대사 한 마디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연기를 펼치며, 충무로에 '배우 윤계상'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렸다.

▶자신만의 '무기'로 승부

올해 스크린의 남자배우들은 각각 자신만의 '무기'를 들었다. 그리고 적진에 뛰어들어 생사를 건 대결을 펼쳤다.

'고지전'에서 고수의 무기는 총이다. 휴전을 앞둔 최전방 고지, 하루에도 서너번씩 주인이 바뀌는 교착전 속에, 총은 자신을 지키는 최후의 수단이자 인간성을 말살하는 존재로 전쟁의 비극성을 대변했다. 그리고 고수의 연기는 총성보다 강한 울림을 남겼다.

'도가니'의 공유는 '정의'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췄다. 장애 아이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교직원과 이들을 비호하는 권력에 맞선 공유의 연기는 갈대처럼 유연했지만 거친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단단한 힘을 느끼게 했다.

'황해'에서 김윤석은 신무기 '족발'을 들었다. 자신을 급습한 일당들을 족발로 때려눕히는 장면은 '황해'의 백미.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운 김윤석의 육중한 액션이 호쾌했다. 그는 후에 "족발의 그립감이 좋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종병기 활'의 박해일은 적을 향해 '활'을 겨누었다. '최종병기 활'은 그동안 보조적 수단에 머물렀던 활을 전면에 내세우며 액션의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했다. 숨 막히는 속도감, 힘껏 당긴 활시위의 긴장감,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의 매력은 모두 박해일의 몫이었다.

'풍산개'에서 윤계상은 '장대'를 들었다. 세 시간 거리인 평양과 서울을 오가는 동안 장대를 이용해 높이뛰기 하듯 휴전선 철조망을 넘는 색다른 비주얼을 보여줬다. 덕분에 윤계상이 연기한 '풍산' 캐릭터는 더욱 미스터리를 품은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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