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득이'에서 담임 '똥주'가 '완득이'를 줄기차게 불러대는 이유와 목적은 이 '얌마'에 모두 담겼다. 늘어지는 얌마~, 우렁찬 얌마! 툭 내던지는 얌!마!… 뉘앙스에 따라 쓰임새가 확연히 달라진다. 학교에서도 모자라 동네 이웃으로까지 만나는 '오지랖' 똥주의 '괴롭힘'에 완득이가 하는 반항이라곤 고작 교회에 가서 "나중에 헌금 많이 할 테니, 똥주 좀 죽여달라"는 기도가 전부. 그렇게 시작된 완득이(유아인)와 담임교사 동주(김윤석)의 유쾌한 멘토링은 벌써 400만에 가까운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웠다.
이 영화에서 '완득이' 유아인은 지체장애인 아빠와 필리핀인 엄마, 지적장애인 삼촌, 달동네 옥탑방까지 불우한 요소는 모두 갖춘 '완벽하게 불쌍한 놈'이다. 하지만 환경 때문에 불쌍하다는 건 아니다. "완득이는 '완전체'예요. 어른스러운 아이죠. 힘든 현실에서 어긋나 있지 않고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고 기꺼이 짐을 짊어졌잖아요. 열여덟살 아이가 그걸 받아들이기까지 설명되지 않은 시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를 상상하면서 연기했어요. 나이답지 않게 조숙한 건, 불쌍한 거예요. 그런 완득이를 아이답게 끌어내리는 게 바로 담임 동주죠."
캐스팅이 탁월하다는 말에 유아인도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라며 웃음 지었지만, 이내 진지하게 돌아앉았다. "캐스팅이란 어떻게 연기하고 어떻게 영상으로 옮겨지느냐에 따라 결과론적으로 판단되는 것 같아요. '성균관 스캔들' 당시에는 '반올림'의 유약한 이미지 때문에 짐승남 캐릭터에는 안 어울린다며 99퍼센트의 사람들이 반대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에서 벗어나자마자 다시 '교복'을 입었다. 유아인의 선택에는 항상 예측 불가능한 지점이 있다. "이유는 단순해요. 그게 재밌으니까. 남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가려고 노력해요. 배우로서 필모그라피의 흐름이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노안 배우의 과욕으로 비춰지지 않는 한 언제든 교복을 입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