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연예계 '닷컴열풍' 이대로 괜찮나?

김표향 기자

입력 2011-06-02 12:13

수정 2011-06-02 15:36

연예계 '닷컴열풍' 이대로 괜찮나?
사진캡처=강대성닷컴

연예계에 때아닌 '닷컴 열풍'이 광풍처럼 불어닥치고 있다.



가수 김진표는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무개닷컴이 자꾸 생기는 것에 불쾌감과 불안감이 들어서 어제(31일) 김진표닷컴 도메인을 사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사놓고 보니 진표김닷컴도 있다. 김진표 의원님께서 어여 구매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닷컴 열풍'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처럼 최근 연예계에 사건이 생길 때마다 당사자들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닷컴이 유행처럼 등장하자,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새벽 빅뱅의 대성이 교통사고 사망사건에 연루되어 경찰조사를 받은 사실이 전해지자 그날 바로 '강대성닷컴'이 개설됐다. 강대성닷컴은 대성의 신상과 사건 발생 경위를 비롯, 관련 뉴스와 의문거리 등을 정리해 올렸다. 이 사이트는 개설 직후부터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이 폭주했다. 강대성닷컴은 사고 후 대성의 차량이 부서진 모습을 거론하며 사고 당시 대성이 옆자리에 다른 사람을 태우고 있었고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사안 자체가 워낙 민감한 터라, 대성을 가해자처럼 몰아가는 행태는 네티즌에게조차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옥주현도 지난달 29일 MBC '나는 가수다' 방송에서 청중평가단 1위를 차지하자 다음날 곧바로 '옥주현닷컴'이 개설되는 등 마녀사냥의 표적이 됐다. 옥주현닷컴은 옥주현이 노래부를 때 화면에 잡힌 청중평가단과 임재범의 표정이 BMK의 무대 때와 똑같다는 것을 들어 제작진이 고의적으로 옥주현에게 유리하게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제작진은 31일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는 편집상의 실수였다고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3일 송지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의 자살 후에는 스캔들의 대상이었던 두산베어스 임태훈 선수를 겨냥한 '임태훈닷컴'이 개설됐다. 하지만 임태훈닷컴의 운영자는 앞서 이지아닷컴을 개설한 인물과 동일인으로 드러나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처럼 특정 연예인을 겨냥한 '닷컴' 사이트들은 대중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해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루머를 양산하면서, 결국 유명인에 대한 집단적 마녀사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서태지-이지아 소송 사건 당시 이지아의 과거 행적과 두 사람의 관계를 파헤친 자료들은 '이지아닷컴'에 모였고, 이를 바탕으로 네티즌들의 '신상털기'가 시작되면서 이지아의 개인 정보가 온라인상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거기에 구준엽과 전인화 심은경 구혜선 등이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인물로 거론되는 등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제2, 제3의 피해자까지 만들어냈다. 더구나 이지아닷컴은 배너광고를 내걸어 상업적 이용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해 온라인을 강타한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는 한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준 케이스다. 타진요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타블로의 졸업과 학위 수여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줬음에도 타블로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법정으로까지 사건이 확대됐다. 사건 이후 두문분출해 온 타블로는 최근 카이스트 강연에서 본인과 가족이 극심한 심적 고통을 겪었음을 토로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일부 네티즌들이 단지 호기심을 자극하고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 연예인들을 이용한 닷컴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같은 사이트들은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도 많고 의혹과 왜곡된 정보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폐해가 크다. 이것이 집단적 광기로 이어질 경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네티즌들의 이성적 판단과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